Semua Bab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Bab 5261 - Bab 5270

5303 Bab

제5261화

명빈은 아무렇지도 않게 웃었다.“게다가 내가 딱히 손을 쓴 것도 없어요. 알아서 함정에 빠졌잖아요. 너무 싱겁게 끝나서 장인어른한테 가서 생색내기도 민망할 정도인데요?”석유는 웃으며 명빈을 흘겨봤다.‘잘난 척은.’달빛은 맑고 밝았다.그리고 은은한 차향이 감돌았다.석유는 천천히 차 한 잔을 다 마신 뒤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향했다.“어디 가요?”명빈이 물었다.“내일 강성으로 돌아가니까 짐 좀 싸려고요.”“내가 도와줄게요.”명빈은 곧바로 뒤따라갔다.“됐어요.”“고맙다고 해야죠.”석유는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 무시했다.위층으로 올라가 방에 들어서던 그때, 문이 닫히자마자 명빈은 손을 뻗어 석유를 품 안으로 확 끌어당기고는 강하게 고개를 숙여 입을 맞췄다.석유는 스스로 늑대를 집 안에 들인 자신이 한심했다.명빈은 입을 맞추면서 석유를 번쩍 안아 침대로 향했다.석유를 침대 위에 내려놓자 명빈은 곧바로 몸을 기울여 다가왔다.맑고 서늘한 석유의 눈매 사이로 요염한 기색이 은근히 스쳐 지나가자 명빈의 눈빛이 한층 깊고 어두워졌다.명빈은 고개를 숙여 석유의 입술에 몇 번이고 입을 맞추며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오늘 현장 덮치러 갔을 때, 단 한 순간이라도 방 안에 있는 사람이 정말 나일 수도 있다고 의심했어요?”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석유의 맑은 눈동자는 차가운 달빛이 물에 잠긴 듯 서늘했지만, 그 깊은 곳에는 한 줄기 부드러운 온기가 숨어 있었다.곧 붉은 입술이 살며시 열렸다.“아니요. 단 한 순간도요.”명빈은 팔로 석유의 부드러운 허리를 단단히 감싸며 웃음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왜 그렇게 나를 믿어요?”석유의 눈빛에 조금씩 이성이 돌아왔다.눈을 내리깔아 감정을 감췄지만 목소리만큼은 더없이 오만했다.“설리 같은 여자를 좋아할 남자라면 애초에 내가 좋아하지도 않았을 테니까요.”명빈은 석유의 몸 위에 엎드린 채 웃음을 터뜨렸다.석유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준 뒤 몸을 홱 돌려 여자를 자신의 허리 위에 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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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2화

석유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어쩌면 백나라는 무슨 일이 생기든 누군가 뒤처리를 해 줄 거라고 확신하고 있는지도 몰랐다.그래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은 채 늘 감정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번에는 외삼촌이 또 언제까지 엄마를 챙겨 줄 수 있을까?’다들 밖으로 나가려 할 때 우지윤이 차를 몰고 도착했고, 손에는 선물이 한가득 들려 있었다. 석유가 강성으로 돌아가면 친구들에게 나눠 주라고 준비한 것이었다.석유가 사양하며 받지 않으려 했지만 하호훈이 대신 받아 줬다.“아줌마 성의잖아.”우지윤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석유 씨, 이제 우리는 한 가족이나 마찬가지니까 너무 어려워하지 마요. 날 어른으로 생각해도 좋고 언니처럼 생각해도 좋으니까요.”우지윤이 친근하게 석유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석유가 피했다.석유는 다른 사람과 신체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피한 것도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석유는 담담하게 말했다.“아줌마는 아빠와 좋은 관계로 지내시면 돼요.”우지윤은 석유의 낯설고 냉담한 태도에도 물러서지 않았다.순간적으로 어색한 기색이 스쳤지만 곧바로 다시 웃었다.“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이 짧아서 아직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친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우지윤의 목소리는 더욱 다정해졌다.“내가 호훈 씨 잘 챙길 테니까 집 걱정은 하지 말고 밖에서 몸 잘 챙겨요. 시간 나면 나중에 둘이 함께 강성에 가서 보러 갈게요.”석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때 명빈이 적당한 타이밍에 다가와 석유의 손을 잡았다.“아버님, 아주머니, 저희는 이만 갈게요.”“운전 조심해.”“조심해서 가요.”...돌아가는 길에 석유가 명빈에게 물었다.“조리스 씨가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지 않을까요?”명빈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사람을 시켜 설리 씨 비자까지 다 준비해 뒀어요. 두 사람이 바로 함께 N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요.”국내에 너무 오래 머물면 조리스는 분명 설리의 집안이 하씨 집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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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3화

윤정겸은 아들들의 근황을 모두 이야기한 뒤, 다시 석유에게 성주에서 설은 잘 보냈는지 물었다.또한 하호훈의 건강은 어떤지도 묻자 석유는 하나하나 대답했다.날이 점점 어두워졌고 저녁에는 석유와 명빈이 집에 남아 윤정겸과 함께 식사했다.모두 기분이 한껏 좋아진 상태였다. 석유는 부자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며 성주에 있을 때보다 훨씬 편안함을 느꼈고, 자신도 모르게 따라 술을 조금 마셨다.명빈도 술을 마셨기에 두 사람은 그날 밤 집에서 묵기로 했다.아직 명절 분위기가 가시지 않을 때라 그런지 밤이 되자 단지 안에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이에 명빈은 석유를 데리고 구경하러 나갔다.그러다 아는 사람들을 마주치자 모두 앞다투어 명빈에게 인사를 건넸다.“명빈아, 여자친구 데리고 와서 설 쇠는 거야?”“명빈아, 여자친구가 정말 예쁘구나.”“국장님은 복도 많으셔. 며느리 될 사람까지 이렇게 훌륭하잖아.”“...”명빈은 뒤에서 석유를 끌어안은 채, 석유를 칭찬하는 사람들에게 열정적으로 대답했고, 잘생긴 얼굴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석유는 사람들 사이에 서 있었고,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등 뒤는 온통 따뜻했다.그리고 등 뒤에는 석유가 완전히 믿고 기댈 수 있는 단단한 가슴이 있었다.석유는 고개를 들어 불꽃놀이를 바라봤는데 귓가에는 낮고 감미로운 명빈의 웃음소리가 울렸다.이 순간, 석유는 사랑이라는 것이 정말 존재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희유가 안겨준 느낌과 닮은 것 같으면서도 완전히 달랐다.석유는 더 이상 따뜻한 빛을 향해 온 힘을 다해 쫓아갈 필요가 없었다.이 빛은 스스로 석유의 곁을 맴돌았으니까.몸과 마음을 편히 내려놓은 채, 아무런 걱정 없이 온전히 품을 수 있었다.명빈은 석유가 방심한 틈을 타 몰래 볼에 입을 맞추곤 했다.반짝이는 눈동자에는 득의양양한 기색이 숨어 있었고, 석유를 향한 기쁨과 애정이 가득했다....집으로 돌아왔을 때 윤정겸은 이미 따뜻한 탕을 끓여 놓고 두 사람을 불렀다.“밖에 그렇게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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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4화

명빈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미간을 찌푸렸다.“왜 그래요? 무슨 생각 해요?”석유는 고개를 숙여 탕을 마시며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명빈이 시간을 확인했는데 확실히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게다가 두 사람은 하루 종일 차를 타고 이동했다.곧이어 명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졸려요? 다 마시고 자러 가요.”석유는 입술을 살짝 다문 뒤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탕을 다 마신 뒤, 석유는 그릇과 수저를 챙겨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했고 명빈도 옆에 서서 도왔다.깊은 밤, 어스름한 불빛 아래 나란히 서서 설거지하는 두 사람의 모습마저 유난히 따뜻하고 정겨워 보였다.명빈은 씻은 접시의 물기를 닦다가 문득 석유를 바라보며 웃었다.“어렸을 때 우리 부모님은 늘 야근하셨어요. 그러다 어느 날 한 사람이 먼저 집에 오면 이런 탕을 한 냄비 끓여 놓고 다른 사람이 돌아오길 기다렸죠.”“그래서 난 한밤중에 두 분이 함께 탕을 마시며 이야기하고, 나란히 설거지하는 모습을 자주 봤어요. 지금 우리처럼요.”석유는 순간 멈칫했다가 고개를 들어 명빈을 바라봤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고 석유는 가슴 한켠이 아려 왔다.‘세상에는 어째서 이렇게 불공평한 일이 많은 걸까?’명빈의 어머니는 좋은 엄마였지만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났다.반면 자신의 엄마는 아직 살아 있으면서도 조금도 엄마답지 않다고 느꼈다.“내 말은 우리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명빈은 고개를 숙여 석유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무슨 생각 했어요?”석유는 정신을 차리고 명빈을 흘겨본 뒤 다시 묵묵히 설거지를 계속했다.이에 명빈은 고개를 숙인 채 웃었다.두 사람은 주방과 식당을 깨끗이 정리한 뒤 위층으로 올라가 잠자리에 들었다.석유를 객실까지 데려다준 명빈은 석유의 손을 잡고 말했다.“오늘 밤은 같이 있지 않을 테니까 푹 자요. 그래도 한밤중에 무서우면 메시지 보내요. 부르면 언제든 바로 올게요.”석유가 피식 웃었다.“우리 명빈 사장님, 이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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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5화

일주일이 지난 뒤, 백나라는 갑자기 석유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석유야, 나 지금 강성에 있어. 지금 시간 있니? 할 이야기가 있어.]‘엄마가 강성에 왔다고?’석유의 눈빛이 순간 흔들리더니 곧바로 물었다.“무슨 일이에요?”백나라의 목소리에는 다급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만나서 이야기하자.]석유는 비서에게 업무를 간단히 지시한 뒤 차를 몰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이미 점심시간이었고 백나라가 정한 곳은 한 식당이었다. 룸 안으로 들어간 석유는 도숙연도 함께 있는 것을 발견했다.도숙연은 눈이 퉁퉁 붓도록 울고 있었다.“설리 아빠가 마침 요즘 지방 출장을 가 있어. 설리가 N국에 간 일도 차마 말하지 못했는데 이제 이런 일까지 생겼잖아. 남편이 돌아오면 내가 뭐라고 설명해야 해?”백나라는 옆에서 도숙연을 달래고 있었다.석유를 보자 백나라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왔다.“석유야, 큰일 났어. 설리가 N국에 붙잡혀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어.”그러자 석유는 조금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설리가 조리스에게 속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조리스가 감히 설리를 납치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도숙연은 눈물 어린 눈으로 석유를 바라봤다.“석유야, 대체 어떻게 된 일이니? 설리가 전화해서 그러는데, 그 조리스라는 사람은 귀족 집안 후계자가 아니라 그냥 사기꾼이래. 회사도 성도 전부 가짜였대.”석유는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전 조리스 씨와 친하지 않아서 잘 몰라요.”도숙연은 곧바로 화살을 백나라에게 돌렸다.“나라야, 넌 입만 열면 조리스가 명문가 후계자라고 했잖아.”백나라의 눈빛이 흔들렸다.“조리스가 나한테 그렇게 말했어. 나도 조리스 집안의 성을 직접 봤고 가족들도 만났어. 그게 가짜인 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도숙연은 울며 말했다.“전부 널 속인 거야. 넌 속지 않았는데 오히려 우리 설리가 속아서 끌려갔잖아. 이제 어떡해?”백나라는 찔리는 듯한 눈빛으로 석유를 바라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어떻게 해야 하지?”도숙연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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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6화

석유는 담담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이모, 일단 일어나세요. 조리스 씨는 사람을 죽일 배짱까지는 없어요. 그냥 겁주는 거예요.”“낯선 타국에서 조리스가 정말 사람을 죽이면 우리도 어쩔 도리가 없잖아. 설리는 분명 겁에 질렸을 거야.”도숙연은 계속 백나라에게 애원했다.“나라야, 설리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백나라는 설리를 구하고 싶지 않았다.게다가 설리의 말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었다.‘조리스가 어떻게 사기꾼일 수 있단 말이야?’‘혹시 조리스가 자신을 버렸기 때문에 일부러 모함하는 건 아닐까?’백나라가 꿈쩍도 하지 않자 도숙연은 더욱 다급해졌다.“나라야, 설리가 아니었다면 지금 N국에 붙잡혀 있는 사람은 너였어. 설리가 너 대신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고 있는 거야.”“그러니까 누구보다 네가 설리를 구해야 해.”그제야 백나라도 정신을 차린 듯 반박했다.“내가 설리한테 N국으로 가라고 했어? 걔가 조리스를 빼앗아 간 거잖아.”“그날 너도 그 자리에 있었고, 설리가 무슨 말을 했는지 똑똑히 들었으면서 어떻게 이제 와서 나를 탓해?”두 사람이 실랑이를 벌이던 그때, 갑자기 도숙연의 휴대폰이 울렸다.설리에게서 걸려 온 영상 통화였다.도숙연은 눈물을 훔치고 황급히 전화를 받았다.“설리야.”설리는 옷차림이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에는 선명한 상처가 남아 있었을 뿐 더러 울부짖으며 말했다.[엄마, 돈은 마련했어요? 나 돌아가고 싶어요. 나 좀 구해 줘요. 이러다 죽을 것 같아요.]도숙연은 설리의 모습을 보자 더 당황했다.“조리스가 또 때렸어?”설리가 막 입을 열려던 순간, 커다란 손이 설리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거칠게 뒤로 잡아당겼다.설리의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화면에 조리스의 얼굴이 나타났다.평소의 온화하고 신사적인 모습은 온데간데없었고 지금 조리스의 얼굴에는 흉포한 분노만 가득했다.[이 사기꾼들아. 100억도 못 내놓으면서 감히 부자인 척해? 무슨 수를 쓰든 당장 돈 보내. 안 그러면 얘 팔아 버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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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7화

도숙연은 순간 멍해져 물었다.“설리야, 왜 그렇게 말하는 거야?”[전부 그 명빈 씨 때문이에요. 명빈 씨가 조리스가 돈이 많고 귀족 집안 후계자라고 말해서 나도...]설리는 뼈저리게 후회하며 울었다.[다 저 둘 탓이에요. 전부 저 둘이 날 속인 거라고요.]도숙연은 고개를 돌려 원망 어린 눈으로 백나라를 바라보며 물었다.“너, 조리스가 사기꾼이라는 걸 진작 알고 있었던 거 아니야? 그 남자한테서 벗어나려고 일부러 우리 설리를 함정에 밀어 넣은 거야?”백나라는 연신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그런 일 없어. 난 아무것도 몰랐어.”도숙연은 그날 호텔에서 백나라가 울던 모습을 떠올렸다.다시 생각해 보니 거짓으로 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엄마, 나 좀 구해 줘요. 빨리 나 좀 데려가 줘요.]설리는 다시 울부짖었다.[안 그러면 나 정말 여기서 죽을 거예요.]그때 설리 쪽에서 다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조리스가 성큼성큼 다가왔고 영상 통화는 그렇게 끊겼다.“설리야, 설리야.”도숙연은 목 놓아 울었다.마침 그때 명빈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도숙연은 흥분한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명빈에게 달려가더니 눈이 찢어질 듯 부릅뜬 채 손가락으로 남자를 가리켰다.“당신이 우리 설리를 함정에 빠뜨렸죠? 우리 설리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도 당신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석유는 명빈의 앞을 막아서더니 차가운 눈으로 도숙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이모, 한 가지 알려 드릴게요. 지금 이모 딸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명빈 씨뿐이에요.”그 말에 도숙연의 울음소리가 뚝 멈추고 멍하니 석유를 바라보다 더듬거리며 물었다.“명, 명빈 씨가 설리를 구할 수 있다고?”명빈은 태연자약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그것도 제가 설리 씨를 구하고 싶은지 아닌지에 달렸죠.”도숙연의 태도가 순식간에 달라지더니 그대로 털썩 무릎을 꿇었다.“명빈 씨, 제발 우리 딸 좀 구해 주세요. 방금 제가 함부로 말했어요. 머리 숙여 사죄할게요.”아무리 큰 원한도 자기 딸의 목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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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8화

명빈이 다음 날이면 N국 쪽에서 답이 올 거라고 했기에, 도숙연은 오전 내내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렸다.하지만 점심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도숙연은 석유에게 명빈에게 한번 물어봐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명빈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애가 타는 마음으로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도숙연이 명빈이 혹시 돈을 마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석유에게 물어보려던 바로 그때, 석유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설리가 이미 강성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도숙연은 놀라움과 기쁨에 휩싸였고 심지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N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려면 적어도 열몇 시간은 걸렸다.‘그런데 지금 설리가 강성에 도착했다면, 혹시 아침부터 명빈이 이미 설리를 구해 낸 것일까?’도숙연은 설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서야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믿었다.모녀는 서로를 끌어안고 목 놓아 울었고 백나라는 앞으로 다가와 달랬다.“돌아왔으면 됐어.”설리의 얼굴에는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고 울어서 눈도 퉁퉁 부어 있어 전체적으로 우울해 보였다.고개를 돌려 백나라를 본 순간, 설리의 마음속에는 온갖 감정이 뒤섞였다.화도 나고 원망도 치밀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래, 돌아왔으면 됐어.”도숙연은 아직도 가슴이 철렁한 듯 흐느끼며 말했다.그러나 설리는 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다 석유 남자친구 탓이에요. 그 사람이 날 속인 거라고요.”“내가 뭘 속였는지 한번 말해 보죠?”멀지 않은 곳에서 명빈과 석유가 함께 걸어왔다.명빈의 얇은 입술에는 대수롭지 않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목소리는 차갑고 약간의 오만함도 섞여 있었다.설리는 명빈을 보자 순간 굳어졌고 막상 얼굴을 마주하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설리는 N국에 도착한 뒤에야 조리스의 귀족 집안 후계자 신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다.명빈을 찾으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연락 수단에서 차단당한 뒤였다.그제야 설리는 명빈이 일부러 자신을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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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69화

자리를 찾아 앉은 뒤, 백나라는 후회막심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전에 네가 조리스에 대해 했던 말 전부 맞더라. 그런데 그때의 나는 네 말을 조금도 새겨듣지 않았어.”“네가 외할머니 유산을 내가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거든.”“아마 조리스가 너무 완벽하게 위장했던 것 같아. 그래서 그 사람이 왜 나한테 접근했는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어.”“이제는 명빈 씨도 원망하지 않아. 두 사람이 나를 생각해서 애쓰지 않았다면 N국에서 납치당한 사람은 나였을 테니까.”백나라의 목소리에는 깊은 상실감이 묻어 있었다.“정말 몰랐어. 나한테 그렇게 잘해 준 사람이 사실은 작정하고 내 돈을 빼앗으려 했다는걸.”석유는 맑은 눈으로 백나라를 바라봤다.“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요. 몇 번이나 겪어야 교훈을 얻을 거예요?”백나라는 몹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사람과 감정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어.”석유가 말했다.“외할머니는 진작 알고 계셨어요. 그래서 엄마가 유산을 매달 나눠 받게 한 거예요. 외할머니는 엄마를 보호하려고 하신 거니까 그 마음을 이해해야 해요.”백나라는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얼굴을 숙였다.이 순간, 고개를 푹 숙인 채 석유의 훈계를 듣는 모습은 전혀 엄마 같지 않았다.반백살 여자가 마땅히 갖춰야 할 성숙함과 지혜도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이에 백나라는 다시 말했다.“네 아빠도 내가 강성에 온 걸 알아. 어젯밤에 전화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를 찾아도 된다고 했어.”“하지만 난 찾아가지 않을 거야. 이제 여자친구도 생겼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아.”백나라는 고개를 들어 죄책감 어린 눈으로 석유를 바라봤다.“너한테도 다시는 폐 끼치지 않을게.”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네.”백나라는 자조적으로 말했다.“예전에는 네가 정말 실망스러웠어. 네 아빠처럼 타고나길 정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일과 돈 말고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네가 네 아빠처럼 이성적이고 냉정해서 다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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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70화

석유는 빠른 걸음으로 명빈을 향해 다가갔다.명빈의 손은 이 추운 밤을 녹이고도 남을 만큼 분명 따뜻할 것이다....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오씨 저택에서는 좋은 날을 골라 오승일의 결혼식을 준비했다.결혼식 전날, 오씨 저택에서는 손님들을 초대해 결혼식을 열었다.명빈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자 예상대로 또 술에 취한 윤정겸을 발견했다.명빈은 윤정겸을 부축해 소파에 앉힌 뒤 직접 주방으로 가 꿀물을 끓였다.명빈이 차를 들고 오자 윤정겸은 등받이에 반쯤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웃었다.“제법인데, 이 녀석아. 이제 꿀물도 끓일 줄 알고. 석유가 제대로 가르쳤구나.”명빈은 옆에 앉아 차갑게 웃었다.“계속 이렇게 술 마시면 다음에는 꿀물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기분이 좋아서 몇 잔 더 마신 거야. 이 정도는 이해해 줘야지.”윤정겸이 대수롭지 않게 웃자 명빈은 입을 삐죽였다.“정말 기분이 좋으신 거예요? 아니면 속상하신 거예요? 지금 둘뿐이니까 그만 연기하세요.”그 말에 윤정겸이 콧방귀를 뀌었다.“승일이가 결혼하는데 내가 왜 속상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형과 형수님이 제때 못 돌아와서 속상하신 거잖아요. 아버지 속마음을 제가 모를 줄 알아요?”명빈은 숙취에 도움이 되라고 귤을 하나 까서 윤정겸에게 건넸다.“형수님이 전화로 곧 돌아온다고 했잖아요. 뭐가 그렇게 급하세요?”그러자 윤정겸은 고개를 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난 명우랑 희유가 돌아오면 승일이와 함께 결혼식을 올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두 집이 같이 결혼식을 치르면 얼마나 떠들썩하고 좋겠냐?”윤정겸의 말에 명빈은 고개를 돌렸다.창밖 너머로는 지금도 오씨 저택을 드나드는 손님들로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어쩌면 윤정겸은 자기 집도 저런 모습이 되는 장면을 상상했는지도 몰랐다.그 순간, 명빈은 다시 한번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웃으며 말했다.“기다릴 일이 있다는 게 더 좋은 거 아니에요? 제가 장담하건대, 한 달 안에 형이랑 형수님 분명 돌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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