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지시에 비서는 곧바로 회의실을 나갔다.곧 석유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기획안은 좋아요. 계속 논의하시죠.”회의실 사람들은 아무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다시 기획안으로 시선을 돌렸으나 예슬만 마음이 딴 데로 가 있었다.질문에 답하는 동안에는 몇 군데 데이터 수치까지 틀리게 말하고 말았다.회의가 한창 진행되던 중, 비서가 하연을 데리고 들어왔다.“부사장님.”왜 자신을 부른 것인지 알 수 없었던 하연은 긴장한 목소리로 인사했다.곧 석유는 스크린을 가리키며 물었다.“이 기획안, 어떻게 생각하세요?”회의실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석유가 굳이 하연을 불러 사전 판매 기획안을 보여주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저 사람이 그렇게 중요한 사람인가?’반면 예슬은 가시방석에 앉은 사람처럼 불안했다.석유는 PPT를 한 장씩 넘겨주며 하연에게 보여주고는 물었다.“어딘가 익숙하나요?”하연은 볼수록 놀란 표정이 되었다.“이, 이거... 제가 만든 기획안이랑 비슷한데요?”자세히 보니 완전히 똑같지는 않았다.약 70퍼센트 정도 비슷했고 자신의 기획안보다 더 보완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구조는 같았다.사전 판매 기획안은 김하운이 자신과 예슬 두 사람에게 맡긴 업무였고, 하연은 줄곧 그 일만 하고 있었다.그런데 전날 누군가 김하운이 이미 예슬의 기획안을 채택했다고 알려줬다.그날 밤 하연은 한참 동안 의기소침했다.자신이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고, 업무 효율도 예슬보다 떨어진다고 생각했다.예슬은 이미 기획안을 완성해 제출했는데, 자신은 아직 시장조사만 하고 있었고 완성된 기획안조차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었다.하연의 말이 끝나자 회의실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고 모든 사람의 시선이 예슬에게 쏠렸다.조금 전 석유가 예슬에게 이 기획안을 직접 만든 것이 맞냐고 물었을 때만 해도 모두 그 의도를 이해하지 못했다.하지만 이제는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곧 예슬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반박했다.“분명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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