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려진 왕비, 천재로 재탄생: Chapter 1021 - Chapter 1030

1110 Chapters

제1021화

백진아는 혀를 끌끌 차며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부디 아버지께서 정확한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 때문에 저에게 상처 주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네요.”연천능은 담담하게 말했다.“백 장군은 원래 유명한 딸바보였어. 과거 네가 나와 혼인할 수 있도록 공적까지 포기하고 황제께 혼사를 받아냈지. 넌 죽었다가 살아났고, 잃었다가 다시 찾은 딸이니 더 소중히 여길 것이다.”“그랬으면 좋겠네요.”백진아는 자신이 없었다.그녀는 백근당이 자신이 원래의 백진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가 지금 그녀를 얼마나 아끼는지, 원래 딸을 사랑했던 만큼 사랑하는지는 그 누구도 알 수가 없었다.전생의 그녀는 고아였다. 그래서 이번 생에는 부모의 정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다. 백근당이나 백경유와 사이가 멀어지거나, 심지어 원수가 되는 일만은 정말 원하지 않았다.연천능이 말했다.“이번에 온 사람들은 모두 고수일 것이다. 무공은 우리보다 못할 수 있어도 저마다 목숨을 지킬 비장의 무기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는 우리도 당할 수 있으니, 항상 조심해야 한다.”백진아는 웃음을 터뜨렸다.“저희의 무공이 천하무적인 것처럼 들리네요.”연천능은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낮게 말했다.“너와 공간에서 쌍수를 한 뒤로 무공이 또 한 단계 늘었더구나. 무공만 놓고 보면 나를 넘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백진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잘난 척은. 너무 자만하지 마십시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그녀가 또 한바탕 훈계를 늘어놓으려던 순간, 연천능이 갑자기 그녀를 끌어당겨 굵은 나무 뒤로 숨었다.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백진아는 곧바로 나무줄기에 몸을 바짝 붙여 모습을 감췄다.연천능은 그녀를 품에 안고 눈빛으로 신호를 보냈다.‘누군가 오고 있다!’백진아 역시 발소리를 들은 듯, 살짝 고개를 내밀어 밖을 살폈다.뒤쪽에서 한 무리의 사람이 나타났다. 대략 삼십에서 사십 명 정도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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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2화

산골짜기를 넘어섰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뒤였다.두 사람은 공간으로 들어가 간단히 먹고 마신 뒤,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운일 일행이 남겨 둔 표식 덕분에 그들은 능소산 외곽에 설치된 진법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다.하지만 안쪽으로 들어오자 더 이상 표식이 보이지 않았다.방향만 대충 정하고 반나절을 걸었지만, 계속 산속을 빙빙 돌고만 있을 뿐이었다.백진아는 지친 기색으로 한 손으로 나무를 짚고, 다른 손을 허리에 얹은 채 주변을 둘러보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산에 올라가는 느낌이 없습니다. 계속 계곡 주변만 맴도는 것 같아요.”연천능이 그녀를 끌어안으며 말했다.“공간으로 돌아가 쉬자꾸나. 나머지는 내일 아침에 다시 상의하지.”백진아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시지요.”그 순간, 그녀의 표정이 굳어졌다.무언가 소리를 들은 듯했다.연천능 역시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앞쪽에서 움직임이 있는 것 같군.”백진아가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가서 볼까요?”연천능이 말했다.“상대에게 들킬 수도 있으니, 옆으로 돌아가자꾸나.”두 사람은 몸을 숨긴 채 조심스럽게 앞으로 접근했다.약 한 각 정도 이동했을 무렵, 멀리서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그들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에 올라가 무성한 잎사귀 사이에 몸을 숨겼다.그리고 망원경을 꺼내 그쪽을 관찰했다.사람들은 여러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대치하고 있었다.싸우고 있는 쪽은 총 두 무리였는데, 모두 산골 백성 차림이었다.피부색과 분위기로 보아 진짜 백성처럼 보였고, 사용하는 무공도 같은 계통인 듯했다.반면 세 무리는 싸움에 끼어들지 않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한 무리는 무봉을 중심으로 한 금의위, 즉 연경곤 측 사람이었다.또 다른 한 무리는 낙장풍, 이월, 송자안을 중심으로 한 강호 인사였다.마지막 한 무리는 조금 전 백진아와 연천능이 산에서 마주쳤던 사람들이었다.백진아는 시스템의 스캔 기능으로 주변 숲을 훑어보았다.울창한 숲속에도 적지 않은 사람이 숨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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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3화

“짐이 약속하마. 보물을 찾아 공을 세운 자들에게는 높은 벼슬과 후한 녹봉을 내릴 것이다.”자성 있는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며, 연경곤이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그는 황금빛이 감도는 황제의 옷차림을 하고 있었고, 위엄이 넘치며 비할 데 없는 존귀함을 내뿜었다.무봉은 바로 금의위를 이끌고 무릎을 꿇으며 큰 소리로 외쳤다.“황제 폐하를 뵙습니다! 폐하 만세! 만세!”다른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자마자 잇달아 무릎을 꿇고 만세를 외치기 시작했다.연경곤은 족장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는 보물의 수호자다. 공을 세운 자는 봉작을 받고 벼슬을 얻을 것이며, 나머지 사람도 방해만 하지 않는다면 후하게 상을 내리겠다!”그의 목소리에는 노골적인 위협이 담겨 있었다.즉, 방해하는 자는 가만두지 않겠다는 뜻이었다.누가 감히 조정과 맞서겠는가?병사가 산으로 들어오면 이곳은 순식간에 짓밟혀 폐허가 될 것이다.족장 편에 남아 있던 사람은 많지 않았고, 모두 의기소침해진 모습이었다.족장의 허리도 눈에 띄게 굽어졌다.그는 힘없이 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는 수호자다. 조상님과의 맹세를 저버리면 천벌을 받게 될 것이야. 하지만 저들이 끝내 충고를 듣지 않으니, 이 늙은이도 더는 막지 않겠다.”애초에 막을 수도 없었다.그는 다시 한숨을 내쉰 뒤,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을 이끌고 등을 돌려 떠나갔다.이호는 그들의 뒷모습을 향해 절을 한 번 올린 뒤, 연경곤에게 말했다.“폐하, 오늘 밤은 이곳에서 쉬실 생각입니까? 아니면 바로 보물 입구를 찾으러 가시겠습니까?”연경곤은 주저 없이 대답했다.“지금 바로 간다.”그렇게 이호가 길을 안내하며, 일행은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낙장풍, 이월, 송자안을 비롯한 강호인들 역시 뒤를 따랐다.다만 그들은 먼저 연경곤에게 말을 걸지는 않았다.연경곤은 낙장풍을 지그시 바라보며, 은근히 회유의 뜻을 내비쳤다.“여러 강호의 협객들도 함께 보물을 찾을 수 있네. 공을 세운 사람에게는 후하게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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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4화

연천능은 백진아에게 속마음을 들켜 살짝 머쓱해졌지만, 곧 엄숙한 표정을 지으며 진지하게 말했다.“네가 바로 나의 보물인데, 어찌 너와 이곳의 보물을 비교할 수 있겠느냐? 네가 가장 중요하지.”백진아는 새침하게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점점 더 달콤한 말만 하네요.”연천능이 말했다.“백 장군과 합류하러 갈까?”백진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따로 움직여요.”연천능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 뒤 말했다.“고맙다!”백진아는 그의 볼을 꼬집으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고마워할 것 없습니다. 당신 때문만은 아니니까요. 나는 당신의 황후이고, 경유는 서월의 장군입니다. 연자호는 아버지를 완전히 믿지 않을 테니, 분명 곁에 감시하는 사람도 심어 두었을 거예요. 함께 행동하면 여러모로 불편하고, 자칫하면 아버지께 화를 불러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연자호가 적인지 아군인지도 확실하지 않으니, 보물을 함부로 넘겨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오약설도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어요. 분명 어딘가 숨어 기회를 노리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숨어서 움직이는 편이 훨씬 안전하지요. 어차피 이곳에 온 주된 목적도 보물을 찾는 것이지 않습니까?”사실 이런 점은 연천능도 이미 고려하고 있었다. 오히려 백진아보다 더 세심하게 생각했을 정도였다.그는 애틋하게 그녀의 뺨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이렇게 대의를 아는 부인을 두다니, 정말 전생에 쌓은 복이로구나.”백진아가 웃으며 말했다.“조상님들께 제대로 감사드려야겠네요!”연천능의 얼굴이 어두워졌다.“듣고 보니, 왠지 욕처럼 들리는구나.”백진아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아끌었다.“가요. 연경곤 일행을 따라가야지요!”백근당의 야영지 근처를 지나갈 때 보니, 백근당 역시 사람을 보내 연경곤을 미행하고 있었다.새벽빛이 희미하게 밝아올 무렵, 연천능과 백진아는 연경곤과 이호를 따라 식생이 무성하고 지형이 복잡한 산골짜기에 도착했다.보물 수호 가문의 후손이 길을 안내한 덕분에, 일행은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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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5화

경계 초소 배치가 모두 끝난 뒤, 연경곤이 낮고 무게 있는 목소리로 명령했다.“입구를 열어라.”이호가 말했다.“폐하, 저희 가문은 입구만 열 수 있을 뿐, 안의 길은 잘 모릅니다. 과거 들어간 후손도 있었지만,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습니다.”연경곤이 말했다.“입구를 열면 네게 일등 공을 하사하겠다. 보물을 손에 넣으면 공을 하나 더 인정해 줄 것이고, 너를 따르는 자들 역시 공에 따라 포상하겠다.”이호는 기뻐하며 보물 수호 가문 사람들을 이끌고 무릎을 꿇었다.“감사드립니다, 폐하! 저희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폐하께 보물을 바치겠습니다!”연경곤은 손을 살짝 들어 올렸다.“예는 됐다!”이호는 몸을 일으키더니 식물이 무성하게 뒤덮인 절벽을 타고 올라갔다. 그리고 십여 미터쯤에서 멈춰 섰다.그곳은 덩굴이 빽빽하게 얽혀 있었으며, 가시덤불까지 뒤덮여 있었다. 수백 년 동안 자라난 흔적 때문에 인위적인 자취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지금의 기술로도 이런 곳을 찾아내기에 쉽지 않을 정도였다.주변에 누군가 건드린 흔적은 없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보물 사냥꾼이 찾아왔어도 이곳까지 도달한 사람은 없었다.이호는 석벽 주변을 이리저리 더듬으며 무언가를 찾기 시작했다. 그의 모습으로 보아, 그 역시 이 기관을 여는 것은 처음인 듯했다.백진아는 망원경을 들고 멀리서 지켜보았다. 이호는 무성한 덩굴 아래로 손을 집어넣고 한참 동안 이리저리 만지작거렸다.갑자기 ‘콰르릉!’ 하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강한 진동이 지나간 뒤, 거대한 석벽 한 조각이 천천히 옆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변의 덩굴도 함께 잡아당겨지며 흔들렸고, 부서진 돌들이 우르르 아래로 쏟아졌다.석벽 아래에 있던 사람들은 돌에 맞지 않기 위해 황급히 몸을 피했다.무봉은 금의위를 보내 상황을 확인하게 했다. 금의위는 검을 휘둘러 입구를 가리고 있던 덩굴을 잘라냈고, 가운데에 새까만 동굴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입구의 지름은 약 3미터.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음산하고 섬뜩한 기운이 흘러나왔다.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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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6화

송자안은 그 말을 듣자마자 그의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동굴 안에는 틀림없이 함정과 암기 같은 위험한 장치가 있을 것이다.먼저 들어가는 사람은 길을 탐색하는 역할이니,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연경곤 역시 같은 생각이었기에, 이호에게 말했다.“어림군 백 명을 붙여 줄 테니, 그들을 데리고 들어가 먼저 길을 살펴보아라.”이호는 병력을 맡긴다는 말을 듣자, 그것도 황실 정예인 어림군이라는 사실에 금세 의기양양해졌다.그는 가슴을 쭉 펴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예!”연경곤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무봉을 바라보았다.무봉은 곧바로 뜻을 알아차리고 뒤쪽 대열로 가서, 수많은 어림군 가운데 백 명을 골라냈다.그리고 어림군에게 횃불을 들게 한 뒤, 이호 일행과 함께 먼저 동굴로 들어가도록 했다.어림군 백 명과 이호, 보물 수호 가문 사람까지 합치면 적어도 이백 명은 되었다.그렇게 많은 사람이 동굴 안으로 들어갔지만, 거대한 괴물에게 통째로 삼켜진 것처럼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사람들은 새벽부터 붉은 태양이 산등성 위로 떠오를 때까지 기다렸다.하지만 동굴 안에서는 여전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누구 하나 나오지 않았다.연경곤조차 조금씩 침착함을 잃기 시작했고, 온화한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오약설은 초조함을 숨기지 못했다.“아마도 미진에… 갇힌 것 아닐까요?”강호인들은 더 안절부절못했다.그들은 제자리에서 맴돌며 수군거렸다.더 기다려야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직접 들어가 확인해 보자는 사람도 있었다.반면 무봉과 낙장풍은 여전히 침착해 보였다.백진아와 연천능은 이미 공간에 들어가 있었다.두 사람은 배불리 먹고 마신 뒤 한숨 자고, 보아와도 한참 놀아 주었다.하지만 바깥에서는 여전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보아는 현상이 엮어 준 작은 대나무 바구니를 들고 딸기를 따고 있었다.작은 바구니에는 딸기가 가득 담겨 있었다.보아는 한 손으로 바구니를 들고, 다른 손으로 딸기 하나를 집어 들더니 팔을 쭉 뻗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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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7화

“자야 해요, 자야 해요!”보아가 짧은 다리로 바쁘게 달려서 백진아에게 와락 안겼다. 그리고 그녀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연천능은 보아의 옷깃을 잡아 번쩍 들어 올린 뒤,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어머니를 방해하면 안 된다.”하지만 보아의 관심은 이미 연천능이 들고 있던 보물 지도에 쏠려 있었다. 그녀는 작은 손으로 지도를 가져가 이리저리 제법 진지한 표정으로 살펴보았다.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산! 물!”그 순간, 백진아는 갑자기 눈을 번쩍 떴다. 의념을 움직이자, 용음 비수가 그녀의 손에 나타났다.연천능은 그 비수를 보자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조건반사처럼 등 뒤 심장 부근이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었다.몸에 남은 기억 때문인지, 그는 용음 비수만 보면 예전에 입었던 상처가 떠오르곤 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은 한순간뿐이었고, 곧 사라졌다.그는 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눈을 빛내며 말했다.“저 기호가 이 비수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용음 비수는 전조 태조 황제의 관을 여는 열쇠였습니다. 그렇다면 보물 입구와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요?”그녀는 비수를 이리저리 뒤집어 살펴보았지만, 지도에 있는 기호와 관련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그때, 보아가 비수에 박힌 각양각색의 보석에 시선을 빼앗겼다. 그리고 작은 손을 뻗으며 말했다.“보아도 놀래요!”백진아는 약간 실망한 표정으로 비수를 칼집에 넣은 뒤 보아에게 건네주었다.현철로 만든 비수는 상당히 무거웠다. 보아는 받자마자 작은 손이 아래로 푹 내려갔다.연천능은 급히 손을 뻗어 딸의 손을 받쳐 주며, 함께 비수를 잡았다.보아는 많은 여인이 그렇듯 보석을 무척 좋아했다. 그녀는 비수 손잡이에 박힌 붉은 보석을 손톱으로 열심히 긁어내며 중얼거렸다.“빨간 거 갖고 싶어요! 너무 예뻐요!”백진아는 다시 지도를 펼쳐 연구를 계속했다.그때 갑자기 연천능이 멈칫하더니, 비수를 집어 들고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보아는 아직 보석 하나도 떼어내지 못했는데 비수가 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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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연천능과 백진아는 공간에서 나온 뒤, 석벽 쪽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그곳에는 모두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많은 이들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몸을 풀고 있었고, 금방이라도 동굴 안으로 뛰어들 기세였다.누군가 말했다.“먼저 들어간 사람들이 보물을 발견하고 정신없이 챙기느라 안 나오는 것 아닐까요?”“보물이 너무 깊숙한 곳에 있어서 계속 안으로 들어가고 있는 걸 수도 있지.”“아니면 안에 미진이 있어서 갇혀 버린 걸지도 몰라요!”오약설 역시 더 기다릴 수 없었기에, 얼굴을 굳히며 말했다.“저희는 진법에 대해 조금 알고 있으니, 이제 들어가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말을 마친 그녀는 연경곤을 바라보며 의견을 구했다.연경곤은 눈을 살짝 굴리며 말했다.“짐은 조금 더 기다릴 생각이다. 편한 대로 하거라.”첫 번째로 들어간 이백여 명은 대부분 그의 부하였기에, 그가 서두를 이유는 없었다.하지만 오약설은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저는 들어가겠습니다. 혹시 그들이 진법에 갇혀 있다면 도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말을 마친 그녀는 부하들을 데리고 몸을 날려 절벽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새까만 동굴 속으로 사라졌다.강호인들은 원래부터 모험을 즐기는 데다 생사를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오약설 일행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자, 그들도 더는 참지 못하고 우르르 뒤따라 들어갔다.그러나 낙장풍, 이월, 송자안과 그들의 문인은 움직이지 않았다.그들은 모두 와룡산을 다녀온 경험이 있었다. 그곳의 위험함을 직접 겪어 보았기에, 이 보물 동굴이 와룡산 고묘보다 더 위험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먼저 들어간다고 반드시 보물을 얻는 것도 아니고, 늦게 들어간다고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그때, 연천능이 질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혹시 낙장풍을 불러 함께 가려는 건 아니겠지?”보물과 관련된 문제에서 백진아는 결코 남을 챙기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녀는 곧바로 눈을 흘겼다.“내가 보살이라 생각합니까? 친아버지도 안 데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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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연천능은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진 채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상황이 어떠하냐?”운일은 죄책감 어린 표정으로 대답했다.“보물을 지키는 백성과 몇 차례 충돌이 있었지만, 피해는 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진법과 함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형제 몇 명을 잃었습니다. 보물 지도를 따라 여러 입구를 찾아갔지만 전부 가짜였고, 그 때문에 적지 않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다행히 운청 도사께서 오셔서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 무시무시한 진법을 상대하지 못했을 것입니다.”운청 도사는 닭 날개 구이를 뜯으며 말했다.“전조 태조는 정말 교활하더군요. 개국 황제다운 인물입니다.”백진아는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제 잘못입니다. 보물 지도를 꼼꼼히 보지 않아, 입구가 그렇게 많이 표시된 줄 몰랐어요.”연천능은 곧바로 말을 받았다.“어찌 네 잘못이냐? 짐도 자세히 보지 않았다.”운청 도사는 두 사람의 표정을 번갈아 살펴보더니, 이내 백진아에게 물었다.“됐다. 우리 같은 홀아비들 앞에서 애정행각은 그만하고, 어서 말해 보거라. 진짜 입구에 대한 단서는 찾았느냐?”“예.”그러자 그녀는 보아가 어떻게 열쇠를 발견하는 데 도움을 주었는지, 처음부터 끝까지 웃으면서 설명해 주었다.운청 도사는 웃음을 터뜨렸다.“보아는 역시 복이 많은 아이로구나!”진짜 입구의 위치를 알게 되었고, 백진아의 공간까지 있으니 모두 한결 마음이 놓였다. 사람들은 마음껏 먹고 마시며, 오랜만에 제대로 된 식사를 즐겼다.식사가 끝난 뒤, 차까지 마시고 나서 백진아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버지도 오셨습니다. 그런데 곁에 있는 사람이 의심스러워, 만나지는 않았어요.”운청 도사는 눈을 가늘게 뜨고 손가락으로 점을 치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이곳에서는 목숨을 잃을 위험은 없을 것이다. 허나… 돌아간 뒤, 보물 때문에 화를 입게 될 수도 있다.”백진아의 얼굴이 굳어졌다.“목숨이 위험할 정도인가요?”운청 도사는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형세가 너무 복잡하고 변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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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0화

이 석문은 고묘의 무덤 문과 같은 기관으로 만들어져 있었기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열 수 있었다.석문이 열리자마자 안쪽에 긴 통로가 보였다.통로는 다섯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넓었고, 바닥에는 가지런한 청석판이 깔려 있었다.석벽 역시 정교하게 다듬어져 매끈했고, 전체적으로 공들인 흔적이 역력했다.비상 손전등으로 안을 비추어 보았지만, 빛은 마치 끝없는 어둠에 삼켜지는 듯했다.그만큼 통로가 길다는 뜻이었다.운청 도사가 감탄하며 말했다.“전조 개국 태조 황제는 정말 통이 큰 인물이구나. 보물 창고조차 이렇게 거창하게 지어 놓다니.”백진아는 웃으며 말했다.“너무 낭비 아닌가요? 저는 그저 허름한 동굴 안에 금은보화만 잔뜩 쌓여 있을 줄 알았습니다.”그때, 연천능의 시선이 한쪽 석벽에 멈췄다.그는 놀란 듯 말했다.“어? 그림이 있는 것 같구나.”백진아가 손전등 불빛을 비추었다.자세히 보니 석벽에는 무늬와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단순한 선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색도 없어,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웠다.백진아는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그 순간, 눈앞이 갑자기 흐려졌다.그리고 뒤를 돌아보니, 눈앞에는 연천능이 오약설을 안고 있었다.그는 차갑고 살기 어린 눈빛으로 백진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짐을 구한 것은 설이다. 설이는 짐이 사랑하는 여인이며, 미래의 황후다!”오약설은 의기양양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그래. 네 어머니를 죽인 계략은 내가 꾸민 것이다. 어쩔 것이냐? 죽여 봐. 어서 와서 나를 죽여 보라고! 하하하...”오약설은 연천능의 품에 기대어 광기 어린 웃음을 터뜨렸다.연천능은 그녀를 바라보며 다정하고 애틋한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하지만 백진아를 바라볼 때, 그의 눈에는 혐오와 하늘을 찌를 듯한 살기가 가득했다.백진아는 어딘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하지만 가슴속에서는 칼로 후벼 파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고, 억누를 수 없는 살기가 머리끝까지 치솟았다.그녀는 처절하게 외쳤다.“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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