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손이 그녀의 어깨를 짚더니 물결을 따라 천천히 아래로 미끄러졌다. 몸을 숙인 순간, 팔은 통째로 물속으로 잠겼다.“왕야,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신수빈은 다급히 다리를 모으며 놀란 눈으로 그를 올려다봤다.이도현은 붉게 물든 눈으로 그녀를 비스듬히 내려다보며 낮게 말했다.“수건이 물속으로 들어갔다. 찾는 중이다.”하지만 그의 손이 찾고 있는 것이 정말 수건일 리 없었다.신수빈은 필사적으로 그의 손을 막아 보려 했다. 그러나 있는 힘껏 버텨도 그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그가 움직일 때마다 욕조의 물결이 잔잔하게 흔들렸다.신수빈은 떨리는 손으로 그의 팔을 꼭 붙잡았다.“왕야, 저는 정말 더는 못 견디겠어요.”이도현은 촉촉하게 젖은 그녀의 눈동자를 말없이 바라보았다.물안개가 자욱한 사이로 비친 그 모습은 애처롭기 그지없어, 차마 더 매정해질 수가 없었다.“걱정하지 말거라. 아까는 내가 너무 심했으니, 오늘은 제대로 달래 줘야 하지 않겠느냐. 편히 쉬게 해 주마.”말을 마친 그는 물속에 잠겨 있던 손을 거두더니, 긴 다리를 욕조 안으로 들였다.신수빈은 속으로 뒤늦은 후회를 삼켰다.차라리 목욕을 하지 말 걸 그랬다.*방으로 돌아올 때쯤에는 거의 정신을 잃다시피 한 채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욕탕에서는 침상에서처럼 거칠지는 않았지만, 애초에 힘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결국 그녀는 마지막까지 버틸 수 없었다.침상으로 돌아온 이도현은 그녀를 다시 품에 안고 누웠다.그제야 신수빈이 희미하게 눈을 떴다.허리를 살며시 문지르던 그녀는 잔뜩 풀어진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왕야, 다음부터는 정말 이러지 마세요.”이도현은 말없이 그녀의 허리에 손을 얹어 천천히 주물러 주었다.“그래.”낮게 흘러나온 대답에는 미안함이 배어 있었다.사실 욕탕에서는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아니었다.조금 전 자신이 너무 거칠게 굴어 그녀를 힘들게 했다는 걸 알았기에, 이번만큼은 다정하게 달래 주고 싶었다.그런데 욕실 바닥에서 그 팔찌를 보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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