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현은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구동이는 그의 턱 근육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또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흥. 유난 떨기는. 난 이미 여자 몸 본 적 있거든!’결국 이도현은 그녀의 속적삼을 풀어 헤쳤고, 몸에는 배두렁이 하나만 남았다.그 정도로는 이미 가릴 수 있는 게 거의 없었다. 마지막 남은 옷마저 벗겨지자, 구동이는 입을 떡하고 벌렸다.어?정말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은 처음 봤다!갓 피어난 꽃봉오리처럼 고운 몸매에, 옥 같은 살결에서는 은은한 향기까지 감도는 것 같았다.“한 번만 더 쳐다보면 네 눈을 파 버리겠다.”이도현은 금방이라도 침을 흘릴 듯한 구동이의 얼굴을 보며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누른 것이었다.구동이는 더는 감히 쳐다보지도 못한 채 황급히 은침을 집어 들고 재빨리 시침을 놓았다.침을 모두 놓고 나자 그녀는 군말 한마디 하지 못했다. 약만 남겨 둔 채 서둘러 물러났다. 정말로 눈이 뽑힐까 두려웠기 때문이다.이도현은 시녀를 불러 물을 준비하게 한 뒤, 침상 곁에 앉았다.그는 젖은 수건으로 그녀의 몸을 조심스레 닦아 주었고, 땀에 흠뻑 젖은 속옷을 벗긴 뒤 보송보송한 면 속옷으로 갈아입혀 주었다.밤이 깊어지는 동안 그녀의 열은 조금씩 내려갔다.후반부에 이르자, 그는 이제 자신이 얼마나 오래 잠을 자지 못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그는 그녀의 몸에서 열기가 가신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 번 마른 옷으로 갈아입혀 준 뒤, 그녀를 품에 안고 그대로 잠이 들었다.*신수빈이 눈을 뜬 것은 다음 날 정오 무렵이었다.밤새 의식이 흐릿한 상태였지만, 누군가가 자신을 닦아 주며 옷까지 갈아입혀 주고 있다는 것만큼은 어렴풋이 알았다.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희미하게 짐작은 갔지만, 눈을 뜰 힘이 없었다.그리고 지금,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익숙한 얼굴이었다.그의 눈 밑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고, 턱에는 수염이 거칠게 자라 있었다. 잠든 와중에도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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