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완전히 밝아 올 무렵, 구동이는 마지막 침을 거두고 품에 지니고 다니던 약병 하나를 신수빈에게 건넸다.“부인, 아이는 이제 열이 내렸습니다. 이 약은 한 시진마다 한 알씩 드세요. 약성이 너무 강해서 어린 도련님에게 직접 먹이면 안 됩니다. 부인께서 드신 뒤 젖을 먹이면 딱 좋을 거예요.”구동이는 젖을 먹인다는 말을 하며 자신도 모르게 신수빈의 가슴 쪽을 한 번 더 힐끗 바라보았다.‘부럽네. 나는 남장을 하고 다녀도 의심하는 사람 하나 없는데. 아... 너무 굴욕적이야.’신수빈은 온 신경이 아이에게 쏠려 있어 구동이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신태형은 달랐다.그는 구동이의 부러운 눈빛을 더러운 수작으로 받아들였다.아직 이 사람이 필요하지만 않았다면, 당장 두 눈을 뽑아 버리고 싶을 정도였다.신수빈은 약을 유모에게 건넸다.구동이는 그 모습을 보며 혀를 차듯 감탄했다.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일조차 전담 유모가 따로 있다니, 역시 대감집은 달랐다.*이도현은 왕부에 돌아오자마자 곧장 내원으로 향했다.그런데 신 씨 가문 사람들이 모두 와 있는 것을 보자,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왔다.그는 걸음을 재촉해 안으로 들어갔다.침상 곁에는 신수빈이 앉아 있었는데,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 밑에는 짙은 그늘까지 드리워져 있었다.마치 먼지를 뒤집어쓴 진주 같기도 했고, 빛을 잃은 옥 같기도 했다.그녀와 알고 지낸 이래, 이렇게 수척한 모습은 처음이었다.“빈아, 준우는 어떠냐?”신수빈은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그녀의 눈빛은 오래된 우물처럼 잔잔했다.신수빈은 이도현의 얼굴에 스친 당혹감도 보았고, 턱에 돋아난 푸르스름한 수염 자국도 보았다. 눈가에 내려앉은 피로와 수척함 역시 보였다.그는 좋은 군주이자, 좋은 아버지이기도 했다.백성을 사랑했고 자식도 사랑했다.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넓지 않았다.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을 나누게 되고, 같은 자식이라도 더 아끼는 쪽이 생기기 마련이었다.아마도 다른 아들의 병세가 그를 몹시 괴롭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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