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색이 어두워진 진혁이 팔을 뻗더니, 차와 차 사이의 좁은 공간에서 이담이 피하지 못하게 막아섰다.“그렇게 이혼하고 싶어?”이담은 고개를 들어 진혁을 바라보았다.“응.”진혁은 이담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치 속마음까지 꿰뚫어 보려는 듯한 눈빛이었다.이담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그 눈빛이 불편해진 나머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생각 다 끝나면, 그때 다시 연락해.”이담이 진혁의 손을 뿌리치고 걸음을 옮겼을 때, 등 뒤에서 잔뜩 가라앉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혼하려는 거, 진경훈 때문이야?”이담의 발걸음이 뚝 멎었다. 순간 일그러졌던 표정은 이내 아무렇지 않은 듯 평소대로 돌아왔다.“맞든 아니든, 그게 무슨 상관인데?”“그 자식이 널 이용하고 있다는 걸 알고도, 그래도 믿겠다는 거야?”이담은 침묵했다.진혁이 등 뒤로 바짝 다가와 말했다.“그 자식은 진심으로 널 도우려는 게 아니야. 고작 그런 놈 때문에 나와 이혼하려는 거라면, 다시 제대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이담은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가, 잠시 후 천천히 힘을 풀었다.차분히 돌아서서 진혁을 마주 보았다.“당신은 내가 이혼하려는 게, 정말 진경훈 때문이라고 생각해?”진혁이 미간을 찌푸렸다.“게다가, 그 사람이 날 이용한다고 해도, 적어도 당신보단 나아.”“심이담.”진혁의 깊은 눈동자가 싸늘하게 가라앉더니, 순식간에 이담의 팔목을 낚아챘다.“언제까지 투정 부릴 건데?”이담은 그 손을 매몰차게 뿌리쳤다.“더 이상 날 붙잡지 않았으면 좋겠어.”이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성큼성큼 마당 안으로 들어갔다.그 시각, 이윤정은 2층 침실 커튼 뒤에 서서 두 사람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집 안으로 들어온 이담은 위층으로 올라가려다 계단에서 이윤정과 마주쳤다.이담이 흠칫 놀라며 물었다.“어머니, 아직 안 주무셨어요?”“이담아, 하진혁이 이렇게 늦은 시간에 어쩐 일이니?”“저도 잘 모르겠어요.”이담이 고개를 저었다.‘하진혁이 늦은 시간에 굳이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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