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영은 유설요가 억누르고 있는 고통과 삼키려다 만 망설임을 영리하게도 읽어냈다.유설요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뒤로 몸을 기대어 마차 벽에 등을 기댔다.“아버지께서 살아 계신 건 알고 있어. 그럼 오라버니는…… 돌아가신 거니?”유소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설요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그 웃음소리는 처연하고도 비통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렇구나. 역시 내 예상대로였어.”“하지만 죽은 것도 어찌보면 잘된 일이야.”“이제 벗어났으니까.”“다 끝났어. 오라버니도, 고모님도,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지경이었잖아. 죽음이 오히려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었던 거야. 우린 두 사람을 위해서 기뻐해 줘야 해.”마차 안에는 죽음과도 같은 정적과 함께 바다처럼 거친 슬픔만이 밀려들었다.마차는 달렸다. 저물어 가는 석양을 향해 쫓아가듯 내달렸다.양주를 지나, 며칠 후 일행은 진주에 도착했다.진주성에는 연강이 흘러, 수로를 통해 곧바로 배를 타고 황성까지 갈 수 있었다.진주 선착장.유소영은 깜짝 놀랐다. 석심과 아민 일행이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아민은 유소영을 보자마자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쏟았다.“아씨!”이내 시선이 유설요에게로 옮겨 가자, 아민은 더없이 놀라워하며 기뻐했다.“큰아씨? 진짜 큰아씨세요? 살아 계셨군요!!”유설요는 아민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 뒤에 선 석심을 비롯한 무리들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신왕의 눈에 띄지 않을 거라 생각하느냐.”아민이 대답했다. “석심이 살펴봤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그동안 계속 숨어 있었고, 두 분께서 거의 다 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선착장에 배를 수배한 거예요. 일단 두 분, 배에 먼저 오르시지요!”아민은 굳이 묻지 않았다. 부인은 어디 있냐고, 부인을 구하러 간 게 아니었냐고.유소영 역시 넋이 나간 상태라 석심과 아민이 어째서 여기 와 있는 건지, 세자의 안배인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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