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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부군의 형님: Chapter 761 - Chapter 770

878 Chapters

제761화

모든 희망이 사라지는 것을 보며, 유소영은 갑자기 엄청난 힘을 내어 현청을 뿌리쳤다,그러나 다음 순간, 현청은 망설임 없이 그녀를 쳐서 기절시켰다…….현청은 왕부 내부 구조를 잘 알고 있었기에, 혼란을 틈타 유소영을 데리고 왕부를 빠져나왔다.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유소영이 깨어났다.현청은 침상 곁에 서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둘째 소저…….”그는 둘째 소저가 깨어나면 반드시 울고불고 난리를 칠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상황은 그가 예상한 것보다 조금 나아 보였다.둘째 소저는 몹시 침착했다.유소영은 몸을 일으켜 앉았다. 얼굴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밥 있느냐. 배가 고프다.”현청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있습니다! 있습니다!”밥상이 차려지자, 유소영은 한 숟갈씩 밥을 먹기 시작했다. 속이 메스꺼워 토할 것 같아도 멈추지 않았다.현청은 곧 그녀의 이상함을 눈치챘다.울지도 않고 소란을 피우지도 않는 것이, 크게 울고불고 난리를 치는 것보다 더 심각했다.현청이 즉시 그녀를 말렸다.“둘째 소저! 그만 드십시오! 제발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히지 마십시오!”유소영은 현청을 힘껏 밀쳐 냈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밥을 입에 쑤셔 넣으며 제대로 씹지도 않은 채 억지로 삼켰다.그녀의 눈빛은 멍했다. 마치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꼭두각시 같았다.쾅!다급해진 현청이 끝내 상을 뒤엎었다.유소영은 여전히 멍하니 앉아 있었다.“밥은? 배가 고프다.”현청은 거의 그녀 앞에 무릎을 꿇다시피 하며 그녀의 팔을 붙잡고 애원했다.“둘째 소저, 정신 차리십시오! 이미 정해진 일이었습니다. 부인께서도 그 길을 택하실 수밖에 없었습니다…….”유소영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현청이 무겁게 숨을 들이켰다.“둘째 소저, 소저께는 아직 나으리도 계시고 세자도 계십니다. 무사히 황성으로 돌아가셔야지요. 저희는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야 합니다.”유소영은 고개를 저었다.“내 어머니께서 억울하게 돌아가셨는데, 시신조차 남지 않게 할 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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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2화

유설요가 창가의 휘장을 걷어 올리자, 바깥의 햇살이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그녀는 바깥을 바라보다 눈부신 빛에 두 눈을 가늘게 떴다.“우리는 모두 같아. 너무 오랫동안 어둠 속에 갇혀 있었지.”“그런 사람을 갑자기 햇빛 아래로 끌어내면 죽고 말아.”유소영은 울며 말했다.“그런 터무니없는 이유를 내가 믿을 것 같아요? 어머니는 분명 신왕에게 협박을 당한 거예요. 억지로 죽음에 몰린 거라고요!”유설요는 창가의 휘장을 내리고 고개를 돌려 유소영을 바라보았다.“십몇 년 동안 신왕부에 갇혀 살았어. 원수 같은 사내에게 더럽혀졌고, 그 사내가 자신의 남편을 죽이고 딸과 갈라놓았어. 그런 처지에서 고모님께 살아갈 용기가 남아 있었겠느냐?” 유소영의 손바닥이 차갑게 식었다.유설요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유소영의 턱을 들어 올렸다.“너도 짐작했어야지. 그런 처지에 놓인 여인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자구책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뿐이었다는 걸.”유소영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목이 메어 말했다.“하지만 어머니는 살아 계셨잖아요. 계속 살아 계셨는데...... 누군가 구해 주기를 기다리고 계셨던 거잖아요. 이제 내가 왔는데, 왜…… 왜 나와 함께 가 주지 않으신 거예요…….”“살아 계셨지!”유설요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그녀 역시 순간 목이 메었다.“고모님께서 살아 계셨던 건…… 나 때문이었어!”유소영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유설요는 긴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괴로워하며 자신의 머리를 감쌌다.“고모님께서는 줄곧 자결하려 하셨어.”“그해에는 거의 성공할 뻔했지. 고모님께서는 이미 기력이 다해 약도 마시려 하지 않으셨고, 곧 돌아가실 참이었어.”“그런데 신왕이 나를 붙잡았지.”“내가 오라버니의 사건을 조사하다가 고모님의 귀걸이를 찾아냈을 때, 신왕이 나를 주목한 거야. 그리고 나를 양주로 끌고 와 내 목숨으로 고모님을 협박했지. 고모님이 죽으면 나도 함께 묻어버리겠다고.”“그래서 지난 세월 동안 고모님께서는 다시는 감히 자결하지 못하셨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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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유소영은 유설요가 억누르고 있는 고통과 삼키려다 만 망설임을 영리하게도 읽어냈다.유설요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뒤로 몸을 기대어 마차 벽에 등을 기댔다.“아버지께서 살아 계신 건 알고 있어. 그럼 오라버니는…… 돌아가신 거니?”유소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유설요가 문득 웃음을 터뜨렸다.그 웃음소리는 처연하고도 비통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그렇구나. 역시 내 예상대로였어.”“하지만 죽은 것도 어찌보면 잘된 일이야.”“이제 벗어났으니까.”“다 끝났어. 오라버니도, 고모님도,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지경이었잖아. 죽음이 오히려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이었던 거야. 우린 두 사람을 위해서 기뻐해 줘야 해.”마차 안에는 죽음과도 같은 정적과 함께 바다처럼 거친 슬픔만이 밀려들었다.마차는 달렸다. 저물어 가는 석양을 향해 쫓아가듯 내달렸다.양주를 지나, 며칠 후 일행은 진주에 도착했다.진주성에는 연강이 흘러, 수로를 통해 곧바로 배를 타고 황성까지 갈 수 있었다.진주 선착장.유소영은 깜짝 놀랐다. 석심과 아민 일행이 그곳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아민은 유소영을 보자마자 너무 기쁜 나머지 눈물을 쏟았다.“아씨!”이내 시선이 유설요에게로 옮겨 가자, 아민은 더없이 놀라워하며 기뻐했다.“큰아씨? 진짜 큰아씨세요? 살아 계셨군요!!”유설요는 아민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그 뒤에 선 석심을 비롯한 무리들을 바라보았다.“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신왕의 눈에 띄지 않을 거라 생각하느냐.”아민이 대답했다. “석심이 살펴봤는데 아무 문제 없다고 했습니다. 게다가 저희는 그동안 계속 숨어 있었고, 두 분께서 거의 다 왔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선착장에 배를 수배한 거예요. 일단 두 분, 배에 먼저 오르시지요!”아민은 굳이 묻지 않았다. 부인은 어디 있냐고, 부인을 구하러 간 게 아니었냐고.유소영 역시 넋이 나간 상태라 석심과 아민이 어째서 여기 와 있는 건지, 세자의 안배인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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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4화

선실 밖.석심은 아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다가가 물었다.“부인께서는 좀 어떠셔? 깨어나셨나?”아민은 얼굴 가득 근심을 담아 말했다. “의원께서 아씨는 큰 탈이 없다고 하셨어요. 그런데도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계세요.”곧바로 그녀는 석심에게 물었다. “그 사람들에게 물어봤어요? 아씨께서 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석심은 고개를 떨구었다. 온몸에서 보이지 않는 암울한 기운이 흘러나왔다.“부인의 어머니께서는 스스로 불 속으로 뛰어들어 돌아가셨다.”“뭐라고요!” 아민은 뒷걸음질치다 그만 선실 문에 등을 부딪치고 말았다.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씨를 놀라게 할까 두려워, 밀려오는 충격과 슬픔을 간신히 억누르며 목소리를 낮추었다. 그러고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석심에게 물었다.“어쩌다 이런 일이… 구출하시는 중에 무슨 잘못이라도 있었던 건가요?”석심은 마음이 무거웠다.그는 본래 부인께 세자에 관한 일을 말씀드리려 했었다.하지만 지금 부인께서는 가장 가까운 분을 잃은 슬픔에 잠겨 계시니, 더 이상의 타격은 감당하지 못하실 터였다.그러니 며칠 더 지나, 부인의 마음이 진정되기를 기다리는 편이 나을 듯싶었다.석심은 더 말하지 않고 아민에게 당부했다. “부인을 잘 보살펴 드려라.”아민의 표정이 슬픔으로 물들었다.“말하지 않아도 나도 알고 있어요.”……양주.신왕부.조로원의 불길은 마당을 집어삼켰고 유연정의 흔적을 지워버렸으며, 신왕의 넋마저 빼앗아 가 버렸다.“왕비 마마, 나으리께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셨습니까?” 몇몇 부인들이 근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신왕비는 상석에 앉아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다.“나으리께서는 그간 수많은 풍파를 겪어오셨으니, 곧 이겨내실 것이다.”조로원의 다섯째 부인이 죽은 뒤로 나으리께서는 지금까지 정신을 잃고 계셨다.몇몇 부인들이 시중을 들고자 했으나, 신왕비는 나으리의 안정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모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 밖에서 가로막았다.신왕부의 의원이 안방에서 나으리를 보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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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5화

“부왕…….”장영 군주가 안방으로 걸어 들어와 공손히 예를 올렸다.쿵!그 순간, 거친 손길에 밀쳐진 그녀는 바닥으로 힘없이 내동댕이쳐졌다.찰나의 충격에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듯했고,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극심한 통증이 밀려왔다. 장영 군주는 고개를 들어 의자에 앉아 있는 부왕을 바라보았다. 그 음산하고 매서운 얼굴에는 서슬 퍼런 한기가 서려 있었다.“본왕이 네 어머니 곁을 잘 지키라 일렀거늘, 대체 어디서 무얼 하고 다닌 게냐!”장영 군주는 밀려드는 통증을 간신히 참아내며 몸을 일으켰다. 감히 한 마디도 반박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그날, 저...... 저는…… 성 밖으로 나가 재해 상황을 살피려…….”“백성을 구제하는 일이 네 어머니보다 더 중요하단 말이냐!”딸의 변명을 들은 신왕의 분노는 더욱 거칠게 타올랐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장영 군주의 목을 움켜쥐었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과 원망이 그의 얼굴에 가득했다.“이토록 무능하고 쓸모없는 줄 알았더라면, 애당초 너를 거두지 않았을 것이다!”숨이 막혀오는 극심한 공포 속에서 장영 군주는 살기 위해 본능적으로 버둥거리며 신왕의 팔을 내리쳤다.“부, 부왕…… 저도 어머니께 이런 일이 생길 줄은……”목이 죄어와 숨이 완전히 끊어질 것만 같았다. 그제야 신왕이 그녀를 거칠게 내팽개쳤다. 그녀는 마치 날개가 꺾인 나비처럼 바닥으로 힘없이 추락했다. 장영 군주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크게 확장된 그녀의 눈동자에는 지울 수 없는 공포가 가득 번져 있었다.신왕이 처소 밖에 대기하던 호위들에게 매섭게 명령했다.“유설요를 찾아내라! 필시 누군가 그년의 도망을 도왔을 터이니 그게 누구인지, 그리고 부인의 죽음이 그자들과 연관이 있는지 샅샅이 조사해라!!”“예!”신왕은 이 모든 일이 그저 우연일 리 없다고 믿었다. 하필 유설요가 구출되자마자 연정이 스스로 불을 질러 목숨을 끊다니. 분명 두 사람이 미리 손을 잡고 꾸민 것이 틀림없었다! 신왕의 눈에 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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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6화

충용 후작이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 선 사람은 뜻밖에도 고장훈이었다!저 망나니가 또 무슨 짓을 벌이려는 것인가!지난번에는 조원욱과 한패가 되어 준형이를 모함하더니, 오늘은 또 선나라 사신 편을 들고 나섰다.제 목숨이 아깝지도 않은 모양이었다.황제가 싸늘한 목소리로 고장훈에게 물었다.“네가 아는 것이 무엇이냐. 말해 보아라.”고장훈은 거들먹거리며 앞으로 걸어 나왔다.그는 두 손을 모아 예를 올리며 아뢰었다. “폐하께 아뢰옵니다. 신이 알아낸 바에 따르면 형님…… 아니, 고준형은 제 친형님이 아닙니다. 그는 선나라 사씨 가문, 사영진의 후손입니다!”전각 안이 순식간에 뒤집혔다. 거센 파도가 몰아치듯 온갖 의심과 수군거림이 뒤섞였다. 태자 조원서가 단호히 반박했다.“폐하, 이는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고준형이 어찌 사씨 가문의 핏줄이겠습니까?” 사신이 초상화를 꺼내 들었다.“폐하와 여러 대신들께서는 한번 보십시오. 닮지 않았습니까?”고준형과 제법 닮은 그 초상화를 본 순간, 많은 이들이 충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설마…… 설마 고장훈의 말이 사실이란 말인가?”“너무 닮았소! 이게 부자가 아니라고 하면 소인은 믿지 못하겠소!”웅성거리는 소리 속에서 충용 후작이 사람들을 밀치고 앞으로 나왔다.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초상화를 보고, 다시 고준형을 보았다.이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말도 안 돼…… 그럴 리가 없는데……”제 손으로 키운 아들이 제 자식이 아니라니. 황제의 표정은 엄숙해졌다.“고준형, 이 일은 가볍게 넘길 수 없다. 반드시 조사에 협조하라!”고준형이 공손히 대답했다. “예.”태자는 여전히 믿지 못하는 눈치였다.“부황! 천하에 용모가 비슷한 사람이 있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사씨 일족은 이미 멸족당했는데, 어찌 우리 양나라에 나타날 수 있겠습니까? 이는 분명 선나라의 계략으로, 고 재상을 제거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 그의 출신까지 조작한 것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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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7화

황궁.고 부인은 쏟아지는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사내들 사이를 지나 앞으로 걸어갔다. “신부, 폐하를 뵙습니다.”그녀의 눈초리가 국씨 어멈에게 닿았다.황제가 엄한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영씨! 고준형은 대체 누구의 아이냐!”국씨 어멈은 차마 보지 못하겠다는 듯 고 부인을 바라보았다.고 부인은 이 순간 그 어느 때보다 평온했다.“신부와…… 사영진의 아이입니다.”충용 후작의 두 눈이 순식간에 부릅떠졌다.이 무슨 천벌 받을 짓이란 말인가!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준형이가…… 정말로 우리 고씨 집안 핏줄이 아니란 말인가?!그가 달려들어 고 부인의 팔을 붙잡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고함쳤다.“이 천한 것! 드디어 미친 거요, 아니면 장훈이처럼 일부러 준형이를 모함하는 거요! 준형이가 어떻게 내 자식이 아니란 말이오, 대체 왜! 당신이 어떻게 사영진을 안단 말이오! 썩어도 준치라고, 그런 그가 당신 따위를 눈에 담았을 것 같소? 당장 말하시오!”사영진이 누구인가. 바로 사씨 가문의 가주였다.사씨 가문은 명실상부 제일의 세가였다.아무리 몰락했다 한들, 그런 저급한 치정에 얽힐 사람이 아니었다.충용 후작은 여태껏 제 부인에게 그런 재주가 있다고는 생각지도 않았다.더구나 자신을 깊이 사랑해 온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차라리 이 모자가 미쳐서 함께 준형이를 모함하는 거라고 믿고 싶었다.태자 조원서도 잠시 얼어붙었다가, 곧 날카로운 목소리로 경고했다.“고 부인, 재상을 무고하는 것은 엄연한 중죄요!”고 부인은 지극히 차분했다.그녀는 마치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처럼 자신의 치부를 스스로 까발렸다. 이 많은 사내들 앞에서도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다.“압니다.”“제가 부녀자라 해서 법도를 모를 것 같으십니까.”“하지만 대리시에 끌려가 형벌을 받게 된다 하여도 이 사실을 인정해야만 합니다.” “제 큰아들은 저와 사영진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입니다!”짝!충용 후작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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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대리시, 옥사.고장훈이 면회를 온다는 명목으로 이곳을 찾았다. 차가운 옥문 너머로 갇혀 있는 고준형을 바라보았다.“고준형, 이제 너는 완전히 끝났다.”“어제까지만 해도 조정을 손아귀에 쥔 재상이었는데, 이제는 죄인의 신세가 되었어. 진작 내 말을 듣고 양나라를 떠났더라면 이런 꼴은 면했을 텐데.”고준형은 여느 때처럼 담담했다. 서늘한 눈동자에는 흔들림 하나 없었다.“어머니는 어찌 되셨느냐.”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고장훈의 얼굴에 아주 잠깐 죄책감이 스쳤다.그는 무겁게 입을 뗐다. “이미 쫓겨나셨다. 영씨 저택으로 돌아가셨어.”쾅!고장훈이 옥문 철창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며 원망 어린 눈빛으로 고준형을 노려보았다.“전부 네 탓이다!”“이 모든 게 너 같은 잡종 때문이라고!”“네가 진작에 알아서 떠났더라면 일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 아니냐!”“너는 끝까지 이기적이야. 어머니를 해친 건 너다!”고준형은 표정은 여전히 무심했다.“너는 예나 지금이나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데 능하구나.”고장훈이 차갑게 웃었다. “이제 더는 너를 참아 줄 필요가 없다.”“폐하께서 너를 버리실 줄은 생각지도 못했겠지? 폐하는 네 목숨으로 맹약서 한 장을 받아내셨다.”“맹약이 정식으로 체결되기만 하면, 너는 사신들에게 끌려가 선나라로 압송될 테지.”“하하, 이쯤 되면 너도 참으로 단명할 팔자구나.”“그래도 우리가 한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형제였다는 정을 생각해서, 가는 길이 조금이나마 편하도록 내가 특별히 손을 써 줄 수는 있다. 형수도 내가 잘 돌봐 드릴 테고…….”늘 담담하던 고준형의 눈빛이 그 순간 날카롭게 변했다.마치 날카로운 화살이 되어 고장훈을 향했다.고장훈은 그가 분노했다는 것을 알고 일부러 더 말했다.“너는 유소영을 아직 모르나 보구나. 그 여인은 오로지 출세만 바라는 사람이다. 이제 너는 세자도 아니고 옥에 갇힌 죄인일 뿐이니, 분명 그 여인은 너를 떠나고 싶어 안달이 나 있겠지.”“조금 이따 내가 직접 재상부에 갈 것이다.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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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왕씨는 겉으로 보기에는 온화하고 상냥했으나, 실은 부드러운 칼 같은 사람이었다.“영운, 우리가 모진 게 아니네. 요즘 소문이 너무 흉하게 퍼졌지 않나. 집안에는 아직 시집가지 않은 아이들도 있는데, 그 아이들 혼사에 영향을 줄 수는 없네. 이렇게 하지. 잠시 장원에 가서 한동안 지내게. 소문이 좀 잠잠해지면 그때 다시 돌아오면 되지 않겠나.”영운. 그것이 고 부인의 이름이었다.한때 후작부 부인이었던 그녀는, 이제 만인의 손가락질을 받으며 친정 식구마저 받아 주기 난감한 평범한 여인에 불과했다.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오라버니와 형님을 바라보았다.“두 분, 앞으로 부디 몸조심하십시오.”그 한마디를 남기고 영운은 돌아섰다.왕씨와 영 대인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마침내 떠났구나.……영운은 떠나기 전에 영 노부인께 작별 인사를 드리러 갔다.영 노부인은 딸을 바라보며 마음이 아프면서도 화가 치밀었다.“너는 어찌 그리 어리석으냐! 남들이 제대로 캐묻기도 전에 네 입으로 다 인정해 버리다니! 설령 인정해야 했다 해도, 준형이가 네가 낳은 아이라고 말하면 쓰겠느냐!”“네가 그 아이와 선을 긋고, 사씨 가문이 아이를 바꿔치기한 것이라고 했더라면 너는 죄가 없었을 게 아니냐!”“준형이도 그렇게 하기로 동의했는데, 너는 어찌…...”영운은 오히려 마음의 짐을 벗은 듯했다.“준형이가 저와 선을 긋는 데 동의했기 때문에, 저는 더더욱 그렇게 할 수 없었습니다.”“더 이상 그 아이에게 미안한 짓을 할 수 없습니다.”“이토록 오랜 세월, 제가 어미로서 그 아이에게 해 준 것이 거의 없습니다. 모든 일을 그 아이에게 떠넘기고 아무 일도 없었던 척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이 일은 본래 저희가 저지른 죄 아닙니까. 제가 제멋대로 그 아이를 이 세상에 태어나게 했습니다. 바로 제가요!”영운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그녀는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머니, 일찍이 어머니를 원망한 적도 있습니다. 당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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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0화

선나라 사신이 양나라와 맹약을 맺은 후, 마침내 선나라로 돌아가는 길에 올랐다.대리시, 옥사 안.조원서는 양손으로 감옥 문을 움켜쥐었다.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다.“세자! 정말 방법이 없는 거요? 정말 이대로 운명에 순응할 셈이오!”고준형은 그를 등진 채 담담히 말했다.“이것이 제가 짊어져야만 하는 운명입니다.”“그렇다면 나는 어찌하란 말이오! 나를 이대로 버려두고 갈 셈이오! 동궁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소. 우리 분명 함께 뜻을 펼쳐 양나라를 더욱 강성하게 만들자고 약속하지 않았소......”조원서에게 고준형은 스승이자 어진 벗, 그리고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준형이 떠나버린다면, 그는 자신이 태자 자리에 앉아있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지 알 수 없었다.조정 그 어디에도 고준형만큼 자신을 깊이 이해해 주는 이는 없었으니 말이다.그는 태자가 되면 제 사람 하나쯤은 능히 지킬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보니, 태자조차도 무력하기만 했다.조원서는 고준형이 옥졸에게 끌려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깊은 좌절감을 느꼈다.높은 자리에 오르면 더욱 높은 자리가 필요한 법이었다….고준형은 양손과 발에 무거운 족쇄를 차고 있었다. 잿빛의 초라한 죄수복은 그의 수척하고 마른 몸을 더욱 쇠약해 보이게 만들었다.상투를 틀던 관이 벗겨져 검은 머리칼이 어지럽게 흘러내렸고, 옥처럼 흰 얼굴은 마치 몰락한 귀공자가 죽음을 초연히 받아들이는 듯했다.그의 표정은 언제나 그렇게 담담했다. 생사를 초탈한 듯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전히 모든 형세를 손바닥 위에 쥐고 흔드는 듯했다.선나라 사신 고수양은 죄수 수레 앞에 서서, 점점 다가오는 고준형을 향해 가증스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수레를 열고 고 재상을 모셔라.”그가 뱉은 고 재상이라는 호칭에는 조롱의 의미가 짙게 깔려 있었다.사씨의 혈통은 천하가 용납하지 않았다.비록 일국의 재상 자리에 오를 만큼 지위가 높다 한들, 선나라에서 말 한마디만 떨어지면 이렇듯 처참하게 끌려 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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