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부군의 형님: Bab 831 - Bab 840

874 Bab

제831화

신왕부.장영 군주는 신왕 앞에 서서 조심스레 물었다.“부왕, 저와 장 장군의 혼사는……”신왕은 낯빛을 굳힌 채 그녀를 차갑게 바라보았다.“혼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 안심하고 혼례를 준비하거라.”장영 군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들었다.“하오나 장씨 가문에서는……”“본왕의 혼사를 그리 쉽게 무를 수 있을 것 같으냐?”신왕이 오만하게 되물었다. 그 말투에는 뼛속까지 서린 냉담함과 강압이 배어 있었다.장영 군주는 남모르게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그녀는 겉으로는 순순히 따르는 척, 얌전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부왕의 뜻을 따르겠습니다.”신왕은 그런 그녀를 바라보다 문득 유소영을 떠올리고는 가슴이 답답해졌다.똑같이 자신이 거두어 기른 아이인데, 어찌 저 유소영만은 길들여지지 않는단 말인가!역시 송청명의 핏줄은 어쩔 수 없구나! 어찌 하나같이 저리도 고집스럽고 은혜를 모른단 말인가!신왕의 머릿속에 송청명의 그 고집스럽고 죽어도 굽히지 않던 얼굴이 떠올랐다.십수 년이 지났건만, 그는 이따금 그 얼굴을 떠올리곤 했다.만약 시국이 그리 몰아붙이지 않았더라면, 만약 송청명이 그토록 완고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두 사람은 둘도 없는 벗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나가거라!”신왕은 심란한 나머지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장영 군주는 예를 갖추고 방을 물러났다.왕부 전체를 통틀어, 몸종들을 제외하면 이제 남은 것은 그녀와 신왕 단둘뿐이었다.신왕비는 이미 쫓겨나듯 왕부를 떠난 뒤였다. 떠나면서 신왕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장영 군주는 오솔길을 홀로 걸으며 사무치는 외로움을 느꼈다.한때는 신왕부가 자신의 집이라 여겼었다.그러나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이곳은 애초부터 자신의 집이 아니었다. 자신은 그저 이곳에 갇혀 길러진 한 마리 새에 불과했다.부귀영화도, 좋은 명성도 결국은 다 부질없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그녀는 이제 이 숨 막히는 새장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었다.다만…… 어째서 부왕은 장 장군과의 혼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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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2화

선나라.새 황제는 직접 출정하기로 결정했다.관원들은 혹여 무슨 변고라도 생길까 염려하여 다투어 간언을 올렸다.사실, 십만 대군이 이미 앞서 길을 닦아둔 터라, 황제는 그저 뒤에서 느긋하게 따라가며 걷다 쉬다 경치나 구경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출정이라 할 만했다.출발하던 날, 황제는 갑옷을 갖춰 입고 말에 올라 백성들의 환송을 받으며 성문을 나섰다.성 밖에 이르자마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갑옷을 벗어던지고 화려한 마차에 올랐다.마차 안에서는 몸종이 그의 땀을 닦아 주었다.이 무더운 날씨는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다.예년 같으면 이맘때는 다른 곳에서 피서를 즐기고 있었을 터였다.탐지꾼이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아뢰었다.“폐하, 십만 대군이 이미 양국 국경에 진을 쳤습니다. 이제 폐하의 군령만 떨어지면 곧바로 공격에 나설 것입니다.”황제는 얼음 그릇에 담긴 과일을 집어 먹으며 잠시 더위를 식혔다.그가 물었다.“고준형은 어찌 되었느냐?”탐지꾼이 답했다.“고 공자께서는 뒤늦게 출발하셨으나, 어제 이미 진영에 도착하셨습니다.”황제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이미 대원수를 임명하였고 고준형에게 참모 자리를 맡겼으니, 앞으로 이 전쟁을 어찌 치를지는 저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그는 스스로 병법과 지략에서라면 저 무장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사람마다 저마다의 전문 분야가 있는 법, 자신이 후방에서 이래라저래라 참견해 봐야 전방의 포진만 어지럽힐 뿐이었다.어차피 이 전쟁을 어찌 치를지는 고준형과 여러 장군들이 이미 그에게 자세히 아뢴 바 있었고, 그 계획을 들어보니 승산이 충분했다.십만 대군을 저들 손에 맡겼으니, 양나라의 절반쯤은 넉넉히 삼킬 수 있을 터였다.마치 들개를 풀어 사냥감을 물게 하는 것과 같아서, 이 싸움이 반드시 이길 것임을 익히 알고 있는 주인 된 그로서는 그저 희소식만 기다리면 그만이었다.……양국 국경.고준형은 여러 장군들과 함께 군막 안에 모여, 언제 양나라를 공격할지 의논하고 있었다.해가 저물고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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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3화

이날, 복양 군주가 유소영을 찾아왔다.반년 남짓 전, 그녀는 영국공부가 거처를 옮기면서 황성을 떠났었다.이번에 돌아와 유소영이 신왕부와 연을 끊고 미혼인 채 회임까지 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몹시 놀란 눈치였다.“대체 무슨 어리석은 짓을 하는 거예요?”복양 군주가 보기에는, 신왕의 수양딸로 거두어진 것만으로도 더없는 복이었다.그녀는 도무지 유소영의 선택을 이해할 수 없었다.“설마 사내한테 홀려 정신이 나간 건 아니겠지요! 대체 그자가 어떻게 꾀어낸 거예요!”유소영은 조용히 마당을 바라보았다. 유모의 손에 이끌려 놀고 있는 아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복양 군주의 아들이었다.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조그만 아이는 얼굴 가득 순진무구한 웃음을 띠고 있었다.저 아이의 눈에 비치는 세상은 온통 아름답기만 하겠지.복양 군주는 이제 남의 부인이자 어미가 되어, 예전보다 한결 신중해져 있었다.그녀는 오히려 유소영이 살아갈수록 점점 뒷걸음질을 치는 듯하다고 여겼다.“한낱 사내 하나 때문에 군주라는 귀한 신분을 내던지다니, 정말이지 그럴 가치가 없는 일이에요! 지금이라도 후회한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복양 군주는 그녀를 되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유소영은 그저 웃어 보일 뿐이었다.“군주, 세상일이란 게 다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는 제가 무얼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으며, 오늘의 결정을 후회하지도 않을 것입니다.”복양 군주는 안타까운 마음에 애가 탔다.“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정말 모르겠지만, 나중에 힘들어지면 언제든 저를 찾아와요! 제가 꼭 도와줄게요.”유소영은 웃으며 슬쩍 화제를 돌렸다.“군주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늘 그렇지요 뭐. 집안일이 산더미같이 쌓여 있어요. 그나마 다행인 건, 이 영국공부에서는 아직 제가 주인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거예요.”“그러면 다행입니다.”복양 군주는 그녀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한 것을 알아채고 걱정스레 물었다.“괜찮은 거예요? 유씨 가문에서 점포를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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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4화

유소영은 서신을 거두고 면사포를 쓴 채, 아민의 부축을 받으며 방을 나섰다.밖에서는 신부를 맞으러 온 행렬로 몹시 떠들썩했다.행렬 맨 앞에 선 유호진의 눈빛은 차분했다. 혼인의 기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이, 오직 깊이 가라앉은 쓸쓸함만이 서려 있었다.그는 어려서 집안이 풍비박산 나 부모를 잃었고, 유성천에게 거두어졌으나 유씨 가문에 오래 머물지도 못했다.그의 지금까지의 삶은, 거의 밖을 떠도는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할 수 있었다.마치 뿌리 없는 부평초처럼 어디로 돌아가야 할지 알 수 없었다.이 모든 것이 다 신왕 때문이었다……유소영 역시 처지가 딱하기는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서로 처지가 같아 동병상련을 느꼈고,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오늘 반드시 혼인을 치러야 했다.……장씨 가문에서는 손님들을 청해 연회를 베풀었는데,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성황이었다.사람들은 담소를 나누며 웃고 떠들었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신랑 신부는 예를 마치자, 곧바로 신방으로 안내되었다.혼례를 지켜보는 이들 중에는 고장훈도 있었다.노부인에게 호되게 꾸짖음을 당한 뒤로, 고장훈은 유소영을 건드리지 않았다.하지만 유소영이 다른 사람에게 시집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지켜보자니, 마음이 복잡하게 뒤엉켰다.노부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유소영에 대해 그는 예전에는 분명 미안함과 좋아하는 마음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기에 미움까지 뒤섞여 있었다.그는 그녀를 데려다가, 지금 자신이 얼마나 잘나가고 있는지 보여 주고 싶었다. 그런 다음 그녀를 괴롭혀 굴복시키고 싶었다.고준형에게서 겪은 좌절을, 유소영에게서 되찾고 싶었다……술을 몇 잔 들이켜자, 고장훈의 마음속 울분은 한층 더 깊어졌다.특히 술을 권하러 온 신랑을 보자, 그의 얼굴에는 경멸이 가득했다.저 비쩍 마른 사내가 어찌 자신에게 비할 수 있단 말인가!유소영이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사내에게 시집을 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고장훈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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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5화

고준형은 떠나기 전, 유소영에게 옥패 하나를 건네며 빈정거리듯 말했다.“혼인 축하 선물이오.”“고맙습니다.” 유소영은 그것을 흔쾌히 받아 들었다.고준형은 오히려 눈시울이 붉어졌다.“유소영, 그대는 일부러 나를 편치 않게 만드는군.”유소영이 맞받아쳤다.“혼인 축하 선물이라면서요. 당신이 그렇게 말씀하셨잖습니까.”고준형은 사람 속을 뒤집어 놓고도 태연한 그녀의 모습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이건 아이에게 주는 것이오. 다른 사람이 손대게 하지 마시오.”유소영이 놀리듯 말했다.“다들 사씨 가문이 대단하다고 하던데, 이런 선물이라니 참으로 초라하네요. 아이에게 주기가 다 민망할 정도예요.”고준형이 패배를 인정하듯 씁쓸하게 웃었다.“제 아비가 무능하고, 제 어미가 매정한 탓 아니겠소.”유소영이 반박했다.“제가 매정한 것과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고준형이 그녀의 뺨을 가만히 어루만졌다. 그의 눈빛에는 끝없는 그리움이 어려 있었고, 깊은 호수처럼 보는 이를 빠져들게 했다.“상관없소. 그저 그대가 매정하다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오.”유소영이 그의 손을 밀어내며 거리를 벌렸다.“이제 가셔도 됩니다.”그녀는 고준형이 먼 길을 달려온 만큼, 이대로 지체하다가는 그의 일에 지장이 갈 것을 알고 있었다.또한 신방에 고준형이 있었다는 사실이 남의 눈에 띄어 소란이 이는 것도 원치 않았다.고준형이 조심스레 그녀를 살피듯 바라보았다.“마지막으로 하나만 묻겠소.”그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입술을 열었다.“선나라에 있을 때부터 나에게서 씨를 빌릴 계획이었소?”유소영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렇게 듣기 거북한 말씀은 마세요. 서로 원해서 한 일을 어찌 씨를 빌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고준형의 눈빛이 다소 매섭게 변했다.“나를 속인 게 아니길 바라오.”그렇게 말하고는, 더는 냉정한 척을 하지 못하겠다는 듯 긴장을 풀며 그녀의 어깨에 기댔다.“아니, 설령 나를 속였다 해도 상관없소. 이 아이는 우리의 아이요. 명백한 사실이고, 바꿀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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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유소영은 고준형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그녀는 그저 송씨 가문의 병권을 되찾아, 적어도 신왕 같은 자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정작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자세히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녀는 여인인 데다 군사를 이끌고 싸우는 데도 능하지 못했다. 이 병권이 그녀의 손에 있다 한들, 결국에는 남편이나 자식에게 물려주어야 했다.만약 고준형이 데릴사위로 들어와 준다면……유소영이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자신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고준형이 데릴사위라니? 그게 가능한 일일까?다른 건 차치하고, 사씨 조모가 자신을 갈가리 찢어 놓을 게 뻔했다.당장 답이 나오지 않자, 유소영은 우선 그 문제를 뒤로 미뤄 두기로 했다. 지금은 먼저 눈앞에 놓인 일부터 제대로 해결해야 했다.……장 장군의 서재.유소영과 유호진은 도무지 갓 혼인한 부부처럼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나란히 장 장군 앞에 섰다.장 장군은 탁자 뒤편에 앉아 고개를 들어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서 있지 말고 앉아라.”유호진은 미동도 없이 물었다.“장군께서 저희를 부르신 것은 무슨 일 때문입니까?”장 장군의 시선이 유소영에게 향했다. 그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웃음기가 어려 있었다.“계획대로 내가 유호진을 양자로 들이고, 두 사람을 무사히 혼인시켰다. 그렇다면 내가 원하는 그 병권은 어찌 되는 것이냐?”유소영은 조금도 에두르지 않고 곧바로 말했다.“내일 바로 폐하께 제 출신을 밝히겠습니다. 신왕이 군사를 이끌고 지원에 나서서 바쁜 틈을 타, 이 일을 매듭짓겠습니다.”그런데도 장 장군은 좀처럼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지 않느냐. 선나라와 양나라가 전쟁을 벌이는 중이고, 신왕은 한창 폐하의 신임을 받고 있다. 더구나 지금은 군신이 한마음으로 뭉쳐야 할 때인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 네 가문이 손을 잡고 신왕의 병권을 빼앗으려 든다면 구설에 오르기 십상이야.”“일이 커지면 이번 전쟁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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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7화

유소영이 짐짓 물었다.“장군, 아직도 걱정되시는 게 있으십니까?”장 장군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빤히 바라보았다.떠나겠다고?전쟁이 두려운 것인가, 아니면 신왕의 심기를 거스를까 두려운 것인가?그래, 신왕이었다!유소영 남매가 송씨 가문의 병권을 자신에게 맡기고 떠나 버린다면, 신왕은 필시 이 모든 일이 장여훈 자신의 계략이라 의심할 게 뻔했다!신왕의 병권을 빼앗기는커녕, 제 목숨부터 위태로워질 판이었다!어쩐지 사도 장군과 이 장군이 송씨 가문의 병권을 받으려 하지 않더라니.그 병권을 손에 쥐는 자는 누구든 신왕의 눈엣가시가 될 터였다.오직 그들이 힘을 합쳐야만 신왕에게 맞설 수 있었다.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보다 훨씬 더 계산이 빠른 자들이었다!장 장군은 이리저리 궁리한 끝에 결국 마음을 바꾸었다.“송씨 가문의 병권은 역시 너희 송씨 가문 후손의 손에 있어야겠다.”“나는 그저 신왕의 손에 있는 병권만 있으면 된다.”“그러니 너희는 절대 떠나서는 안 돼. 이 일을 확실히 매듭지어야지! 전에 약속한 대로 신왕을 끌어내려야 한다!”유호진의 눈빛에 차가운 경멸이 스쳤다.이 늙은이도 결국 제 잇속만 챙기는 자였다.유소영은 짐짓 곤란한 척했다.“그렇다면 저희 남매를 잘 지켜 주십시오. 신왕이 전장에서 돌아오면 저희를 가만두지 않을까 두렵습니다.”장 장군이 손을 크게 내저었다.“걱정 마라. 본 장군의 수하 병력이면 너희 둘을 지키는 것쯤은 문제없으니! 너희는 그저 황성에 남아 마음 놓고 일을 처리하면 된다!”설령 끝내 일이 실패로 돌아간다 해도, 송씨 가문의 병권만은 남을 터이니 손해 볼 것은 없었다.유소영이 감사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장군.”장 장군이 손을 내저었다.“시간이 늦었구나. 내일 중요한 일이 있으니, 너희는 먼저 가서 쉬거라.”“예.”두 사람은 서재를 나와 마당 문을 나섰다.유호진이 유소영 뒤를 따르며 나직이 말했다.“방금 밀서를 받았습니다. 사도 장군이 저희와 손잡고 신왕을 상대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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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8화

황제가 유소영을 훑어보았다.이 여인의 신분에 무슨 문제라도 있단 말인가?혹여 중요한 인물과 얽혀 있는 것일까?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자신을 찾아와 아뢸 이유가 없지 않은가.“말해 보아라. 대체 무슨 일이냐!” 황제가 차갑게 물었다.유소영이 공손히 예를 올리고 입을 열었다.“폐하, 소인의 친부는 예전에 남쪽 변경을 지키셨던 송청명 장군이십니다.”황제의 낯빛이 순식간에 달라졌다.송청명?!송씨 가문은 양나라를 세운 개국 공신 다섯 가문 중 하나였다.십수 년 전, 송청명은 적국과 내통했다는 누명을 썼고, 훗날 신왕이 그 억울함을 밝혀 주었다.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송청명과 송씨 가문의 삼만 군사는 모두 적국의 손에 목숨을 잃은 뒤였다.그런데 송씨 가문에 딸 하나가 남아 있었다는 것인가.하지만…… 그 유일한 혈육은 이미 신왕이 거두어 지금의 장영 군주가 되지 않았던가?황제는 병이 깊다 해도 아직 정신이 흐려질 정도는 아니었다.이런 일들은 하나하나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그렇기에 더더욱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째서 또 다른 송씨 가문의 딸이 나타났단 말인가.유소영이 설명을 이었다.“소인은 최근 기억을 되찾고 나서야 제 친부모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장영 군주에 관해서는, 아마도 그해 신왕께서 소인을 장영 군주로 착각하시어 신왕부로 데려가신 듯합니다.”황제가 낯빛을 굳히며 물었다.“신왕이 잘못 알았다는 증거가 있느냐?”장 장군이 다급히 끼어들었다.“폐하, 사실 이 일은 유소영이 혼례를 올리기 전 이미 신에게 알려 온 일이었습니다.”“신 역시 이 일을 알게 되었기에 양자를 들이자고 제안하고, 그녀를 장씨 가문으로 시집오게 한 것입니다. 동시에 사람을 남방성으로 보내 그녀의 신분이 사실인지 조사하게 하였습니다.”“일이 워낙 중대한 데다 확실한 증거가 없었기에, 감히 폐하께 함부로 아뢸 수 없었습니다.”“조사가 명확히 끝나기를 기다린 뒤에야 감히 폐하께 아뢸 수 있었습니다.”“송 장군의 혼령이 도우신 듯, 바로 어젯밤 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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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9화

장영 군주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을 바라보았다.“설마 당신이……”유소영이 담담히 말했다.“제가 바로 진짜 송씨 가문의 딸입니다.”장영 군주는 순간 두 걸음 물러섰다. 그것은 진짜 송씨 가문의 딸 앞에서 가짜가 느낄 수밖에 없는 초라함이었다. 또한 그동안 송씨 가문의 딸을 자처해 온 일이 한순간에 들통나 버린 데서 오는 당혹감이기도 했다.하지만 그러고 보니, 여러 의문이 한꺼번에 풀렸다.유소영이 다섯째 부인과 어쩜 그리도 닮았다 싶더니......알고 보니 두 사람이야말로 진짜 모녀였던 것이다!어쩐지 유소영이 오래전부터 자신이 송씨 가문의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있는 듯했다.장영 군주는 웃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미안해요. 제가 당신 자리를 빼앗았어요, 이렇게 오랫동안……”유소영은 표정 하나 흔들리지 않았고, 원망하는 기색도 조금도 없었다.“원망한 적 없습니다. 오히려 제가 군주께 죄송하지요.”“송씨 가문과 얽히지 않았다면, 또 제가 아니었다면, 군주께서도 그토록 오랜 세월 신왕부에 갇혀 지내실 일은 없으셨을 겁니다.”“군주께는 군주의 진짜 가족이 있습니다. 마땅히 그분들 곁으로 돌아가셔야지요.”장영 군주의 눈시울이 한층 더 붉어졌다.그녀가 유소영을 끌어안았다.“저는 정말 몰랐어요……”유소영은 그녀의 등을 가만히 다독이며 달랬다.“떠나고 싶으시다면 오늘 바로 길을 나서셔도 됩니다.”장영 군주가 고개를 끄덕였다.“고마워요. 정말 고마워요.”……장씨 저택.아민이 유소영의 옷 갈아입는 것을 거들고 있었다.“아씨, 장영 군주께서 정말 떠나실까요?”군주의 신분으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것은 많은 이들이 바라도 얻지 못하는 일이었다.유소영은 딱히 대답하지 않았다.“조운 쪽 일은 순조로워?”“다 순조로워요. 다만 관아에서 값을 너무 후려쳐서 문제예요. 요즘 전쟁이 터지면서 배 수십 척이 또 징발돼서 군량과 군자금을 나르는 데 쓰이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 올해는 더더욱 은자를 별로 못 벌 것 같아요.”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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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40화

전쟁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연강 조운을 오가는 배들도 여느 때보다 훨씬 늘어났다.강가의 백성들은 삼삼오오 모여 전쟁 상황을 두고 근심 어린 이야기를 나누었다.팔월 초, 신왕의 지원군이 북쪽 변경에 도착했다.그와 동시에, 신왕은 황성에서 온 밀서를 받았다.서신을 다 읽은 신왕의 얼굴에 순식간에 분노가 서렸다.수하는 무슨 일인지 몰라 조심스레 물었다.“전하, 혹여 황성에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신왕은 낯빛을 어둡게 굳힌 채 자리에 앉아, 밀서를 탁자에 내던지듯 내려놓았다.“폐하께서 성지를 내리시어, 송씨 가문의 병권을 송씨 가문 사람에게 넘기라 하셨다.”“송씨 가문 사람이라니요? 장영 군주는 아직 혼인도 하지 않으셨는데요?” 수하는 몹시 어리둥절해했다.신왕의 눈빛이 음침하게 가라앉았다.“장영이 아니야. 유소영이다.”수하가 놀라 넋을 잃었다.“어찌 이런 일이……”신왕의 표정이 한층 더 싸늘해졌다.“필시 진작에 기억을 되찾아 놓고, 본왕이 황성을 비운 틈만 노리고 있었던 것이겠지. 이때다 싶어 병권을 되찾으려는 게야!”폐하 역시 제 병권을 약화시키고 싶어 하던 참이었으니, 두 사람의 이해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었다!이토록 오랜 세월 손아귀에 쥐고 있던 송씨 가문의 병권을, 이런 식으로 빼앗기고 말다니!“전하, 그럼 저희는……”수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군막 밖에서 병사가 급히 아뢰었다.“전하! 적군이 곧 들이닥칩니다!”신왕의 대군이 막 진을 치고 숨을 돌리려던 참에 이런 소식이 날아든 것이다.그는 우선 눈앞의 급한 일부터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맞서 싸울 준비를 하라!”……구월.선나라 대군은 양나라의 북쪽 방어선을 무너뜨린 뒤, 연이어 다섯 개의 성을 빼앗으며 파죽지세로 밀고 들어올 기세를 보였다.신왕이 이끄는 대군은 그들과 맞서 싸웠으나, 지형의 불리함과 선나라군의 종잡을 수 없는 공격 방식에 밀려 연이어 패퇴했다.전방에서 싸우고 있는 이들은 모두 이 장군의 병사들이었다.이 장군은 전쟁 상황이 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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