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금서는 질문을 던져 놓고는, 고준형이 미처 짐작하기도 전에 스스로 답을 밝혔다.“이 사람이라면 대인께서도 아주 잘 아실 텐데요.”“바로 대인의 예전 부인이었던 유. 소. 영.입니다.”고준형의 눈빛에 순식간에 미묘한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찰나에 불과한 미세한 변화였지만, 엽금서는 그것을 놓치지 않았다.엽금서는 마치 그의 약점을 움켜쥔 듯, 반쯤 장난 섞인 어조로 말했다.“고 대인, 두 분은 부부였던 사이치고 참 흥미롭습니다.”“실은 이 일을 알게 되었을 때, 선나라 쪽에서는 유씨 가문을 아예 멸문시킬 생각이었습니다.”“제가 여러 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소영만은 살려 두게 한 것이지요.”“혹시 압니까. 그녀가 대인의 체면을 봐서 저희 대군이 연강을 건널 수 있게 해 줄지도요. 고 대인, 그렇지 않습니까?”고준형은 그 말에 담긴 뜻을 놓치지 않았다.그는 에두르지 않고 엽금서에게 곧바로 물었다.“내가 유소영을 설득해 선나라에 연강 조운을 열어 주게 하기를 바라는 것이오?”엽금서가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니 똑똑한 사람과 이야기하면 이토록 편하다니까요.”“고 대인, 지금이야말로 대인께서 선나라에 대한 충성심을 증명하실 때입니다.”말하는 사이, 그는 비수 한 자루를 내밀었다.“위에서 말씀하시길, 대인더러 유소영을 설득해 조운을 열게 하되, 만약 그 여인이 응하지 않는다면 대인께서 직접 처리하라 하셨습니다.”고준형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하룻밤 부부의 정도 백 날의 은혜와 같다 했소. 그녀에게만은 손을 쓸 수 없소.”엽금서는 그 말이 진심임을 믿었다.“하지만 그리하셔야만 합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않습니까. 양나라를 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먼저 연강 조운을 손에 넣는 것이라는 걸요.”말을 마친 뒤, 엽금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말씀은 전해 드렸습니다. 고 대인, 몸조심하십시오. 저는 장공주 쪽 구경거리도 좀 보러 가야겠습니다!”엽금서가 떠난 뒤, 고준형은 탁자 위에 놓인 비수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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