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주문춘귀: Bab 731 - Bab 740

809 Bab

제731화

심씨 노부인의 말을 들은 계연수는 순간 몸이 굳었다.그녀는 심씨 노부인의 얼굴을 가만히 살폈다. 농담으로 꺼낸 말은 아닌 듯했다. 저 표정이라면, 정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계연수는 더 말을 보태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싫다고 말한들 심씨 노부인의 뜻이 바뀔 리 없었다.심씨 노부인의 처소를 나선 뒤, 최씨가 어느새 곁으로 다가와 나란히 걸었다.최씨는 어제 본 연극이 재미있지 않았냐며, 다음에도 함께 보러 가자고 권했다.계연수는 속으로 난처한 웃음을 삼켰다.어제 공연 한 번 보러 갔다가 심서준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았던가. 또 나갔다가는 정말 얼굴빛이 솥바닥처럼 새까맣게 변할지도 몰랐다.게다가 최근 들어 두 사람 사이에 사소한 신경전도 몇 번 있었기에, 굳이 일을 더 만들고 싶지 않았다.“나중에 기회가 되면. 요즘은 주방 일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렵구나.”최씨는 아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사실 그녀는 계연수와 몇 번 더 함께 외출하고 싶었다. 심정민에게도 오숙부가 오숙모를 어떻게 대하는지 직접 보여 주고 싶었던 것이다. 조정에서 보이는 냉정한 모습만 따라 하지 말고, 부인을 아끼고 챙기는 모습도 좀 배웠으면 했다.어젯밤, 그녀는 처음으로 부군의 품에 안겨 보았다.그 순간, 메말랐던 마음에 다시 온기가 스며드는 것 같았다.후원 생활이 답답하고 시어머니가 까다롭다고 해도, 부군이 제 편을 들어 주고 조금만 더 마음 써 준다면 충분히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다만 심정민의 어젯밤 행동은 어디까지나 심서준을 따라 한 것에 불과했다.만약 조금만 더 배운다면...하지만 최씨는 더 이상 권할 수는 없었다.대신 시간이 나면 꼭 자신의 처소에 들르라며 거듭 당부했다. 자신에게는 회임에 도움이 되는 비방도 있다고 덧붙였다.계연수는 회임 이야기만 나오면 괜히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 되곤 했다.아직은 아무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그저 때가 되면 오겠거니 생각할 뿐, 조급한 마음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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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2화

계연수는 오 관사를 한 번 훑어본 뒤 찻잔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사흘 전, 주방의 어린 하녀 하나가 찻쟁반을 깨뜨렸지. 그 일은 어떻게 처리했느냐?”오 관사는 순간 눈을 크게 떴다. 고작 그런 사소한 일까지 계연수가 알고 있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그렇다면 다른 일들은 또 얼마나 알고 있는 것일까.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러내렸고 몸까지 움찔 떨렸다.원래 그런 자잘한 실수쯤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돈만 건네면 적당히 덮어 주었고, 눈치 있게 더 많이 바치는 사람은 자연히 감싸 주었다.그는 다급히 둘러대며 말했다.“소인이 곤장을 치게 했습니다.”계연수의 입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그 웃음에 오 관사의 심장은 더욱 조여 들었다.곧이어 계연수의 싸늘한 목소리가 떨어졌다.“아랫사람이 잘못을 저질렀다면 크고 작은 일을 막론하고 먼저 나에게 보고해야 한다. 처분은 내가 내리는 것이고.”그녀는 눈길을 내리깔며 말을 이었다.“너는 주방에서 오래 일한 사람인데 그것조차 잊었느냐.”잠시 뜸을 들인 뒤 덧붙였다.“아니면 관사 노릇을 더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냐?”오 관사의 등이 크게 들썩였다. 그는 황급히 머리를 조아렸다.“소인... 소인이 잠시 판단을 그르쳤습니다. 부인의 심기를 어지럽힐까 염려하여... 부디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계연수는 냉랭한 눈빛으로 그를 내려다보았다.“용서?”그 한마디에 오 관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오늘 묵은쌀과 햅쌀을 바꿔치기한 일은 보고했느냐? 그저께 주방에서 음식을 훔쳐 먹은 일은? 그리고 이틀 전, 불을 담당하던 취영을 배식 담당으로 바꿔 준 일은?”계연수의 시선이 서늘하게 내려앉았다.“그 아이가 얼마를 건넸느냐?”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오 관사 앞에 내던졌다.쨍그랑.깨지는 소리와 함께 차가운 음성이 방 안을 가득 메웠다.“누가 너에게 그런 배짱을 줬지?”오 관사는 온몸이 굳어 버렸다.계연수는 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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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3화

계연수는 그의 말을 듣는 내내 속이 울렁거렸다. 더는 오 관사의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곁에 서 있던 방 어멈을 향해 말했다.“사람 몇 명 데리고 오 관사의 방을 샅샅이 뒤져 보거라. 그동안 얼마나 빼돌렸는지 전부 확인해.”그 말에 오 관사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계연수를 바라보았다.늘 온화하고 부드럽기만 하던 둘째 부인이 정말 일을 끝까지 밀어붙일 줄은 생각도 못 했던 것이다.수색 결과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주방 하인들을 관리하는 이등 관사의 방에서 무려 삼천 냥에 가까운 은자가 쏟아져 나왔다.그의 한 달 녹봉이 고작 한 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얼마나 오랫동안 돈을 빼돌리고 아랫사람들을 쥐어짰는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았다.계연수는 오 관사를 한 번 바라본 뒤 몸을 일으켰다.그리고 곧장 심씨 노부인의 처소로 향했다.동시에 사람을 보내 백씨 역시 심씨 노부인 앞으로 오게 했다.이 일은 그녀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트집 잡을 수 없도록 처리해야 했다.오 관사는 본래 백씨가 직접 발탁해 키운 사람이었다. 그런 만큼 심씨 노부인 앞에서 백씨의 의견을 먼저 묻는 것은 집안의 화목을 생각해도 충분히 명분이 있는 일이었다.백씨는 방 안에 들어서자마자 무릎 꿇고 있는 오 관사를 발견했다.그 순간 얼굴빛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오 관사는 그녀가 주방에 심어 둔 가장 중요한 패였다.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영민했으며, 맡은 일도 빈틈없이 처리했다.한때는 백씨가 주방을 장악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사람이었다.물론 백씨 역시 그가 저지른 일들을 모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랫사람들에게 아무 이익도 주지 않으면서 충성을 바라기는 어려운 법이었다. 그래서 적당히 눈감아 주었다. 게다가 오 관사는 욕심은 많았지만 윗사람에게 챙겨 바칠 줄도 아는 사람이었다. 주방 관리를 넘긴 뒤에도 그는 알아서 찾아와 충성을 맹세했을 정도였다.계연수는 서두르지 않고 지금까지의 일을 하나씩 차근차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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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4화

물론 계연수는 일부러 그런 것이었다. 언제까지나 백씨만 뒤에서 훼방을 놓게 둘 생각은 없었다.오 관사의 실체를 백씨가 모른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그는 주방의 분위기를 흐리는 대표적인 존재였다. 그런 사람이 버티고 있는 한 하인들은 계연수가 아니라 오 관사의 눈치를 보게 될 것이다. 비위를 맞추고, 줄을 서고, 관계를 쌓느라 바쁠 뿐 제대로 된 기강은 세워질 수 없었다.백씨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어쩌면 계연수가 주방을 맡고 허둥대며 실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생각해 보면 지난번 사금희가 찾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백씨가 심씨 노부인 앞에서 은근히 흉을 보며 불씨를 지피지 않았던가.자기는 그동안 몇 번이나 뒤에서 수를 써 놓고, 막상 자신이 한 번 당했다고 따져 묻는단 말인가. 세상일은 원래 주고받는 법 아니었나.하지만 계연수는 여전히 흠잡을 데 없는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형수님께서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형수님께서 늘 저를 진심으로 아껴 주시는 걸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형수님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고요.”그녀는 부드럽게 말을 이었다.“저는 그저 집안일을 좀 더 잘 꾸려 보려 했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형수님께 배울 일이 많을 텐데, 이런 사소한 일로 마음이 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백씨는 계연수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말은 한 치의 빈틈도 없었다. 그러면서도 어딘가 뜻이 숨어 있는 듯했다.그 순간, 백씨는 더 이상 계연수를 만만하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녀 역시 미소를 지었다.“사실 나도 같은 생각이다. 동서는 눈치도 빠르고 배우는 것도 빠르니, 앞으로는 나보다 더 잘하게 될 거야.”계연수는 가볍게 웃었다.“저는 욕심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꼭 남보다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없고요. 그저 제 몫만 제대로 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그녀는 백씨를 바라보며 덧붙였다.“애초에 형수님과 우열을 가릴 생각도 없습니다. 우린 한 가족이잖아요. 그저 화목하게 지냈으면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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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5화

계연수는 문득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자신은 심서준의 무릎 위에 앉아 그의 품에 반쯤 안긴 채 기대어 있었다.심서준은 손에 화본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예전의 심서준이라면 이런 종류의 책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정작 계연수는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마음이 자꾸 다른 데로 흩어져 도무지 내용에 집중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반면, 심서준은 제법 흥미롭게 읽고 있는 듯했다.결국 계연수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런 화본도 좋아하세요?”심서준이 시선을 내리며 되물었다.“넌 좋아하지 않느냐?”계연수는 괜히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 그저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몸을 더욱 느슨하게 기대었다.심서준의 품은 따뜻했고, 무엇보다 지금 자세가 꽤 편안했다.하지만 심서준의 손은 전혀 얌전하지 못했다.그의 손길이 그녀의 아랫배를 천천히 쓸어내리더니 허리를 가볍게 쥐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계연수의 몸을 돌려 마주 보게 앉혔다.두 다리를 벌린 채 그의 품에 걸터앉은 자세였다.심서준은 뜨겁게 빛나는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이렇게 하면 네가 더 편하다고 들었는데.”계연수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그러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대체 누구한테 그런 걸 들으신 거예요?”심서준은 눈가에 옅은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의 등을 감싸 안았다.그러고는 귓불을 가볍게 깨물며 낮고 잠긴 목소리로 속삭였다.“연수야, 한번 해 보겠느냐?”계연수는 아직도 심서준이 대체 어디서 이런 것들을 배워 왔는지 알 수 없었다.정말 예전의 그 심서준이 맞기는 한 걸까.게다가 편한 건 자신인지, 심서준인지도 의문이었다.계연수는 고개를 저으며 일부러 그의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심서준은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일부러 자신에게 맞서는 걸 알면서도 그저 웃을 뿐이었다.그는 가볍게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짧게 말했다.“그래.”그리고 화제를 돌렸다.“연극은 또 보고 싶으냐? 원하면 내가 같이 가 주마.”계연수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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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6화

계연수의 손끝에서는 은은한 향이 났다.심서준은 그녀의 손을 가볍게 잡은 채 향기를 맡아 보더니, 본래도 정이 어린 듯한 그녀의 눈매를 바라보았다.이내 몸을 가까이 기울이며 그녀가 자신의 허리를 감싼 팔에 더욱 힘을 주게 만들었다.심서준의 허리는 군더더기 없이 단단했다. 팔을 둘러 안고 있으면 딱딱한 감촉이 먼저 전해졌지만, 동시에 든든하고 안정감이 있었다.이상하게도 사람을 안심시키는 품이었다.하지만 심서준이 가까워질수록 계연수는 자연히 고개를 뒤로 젖혀야 했다.그를 끌어안은 채 그런 자세를 유지하려니 솔직히 편하지는 않았다.심서준은 그녀의 목덜미를 받쳐 주며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그러고는 낮게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준 화본 두 권은 꼭 끝까지 읽거라. 아니면 내가 매일 돌아와서 같이 읽어 주지.”계연수는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고작 심심풀이용 화본 두 권일 뿐인데, 왜 꼭 끝까지 읽어야 하는 걸까.그녀는 심서준의 얼굴을 살폈다. 여전히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빛이었다. 도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결국 계연수가 물었다.“왜 꼭 다 읽어야 하는데요?”심서준이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화본 보는 걸 좋아한다며. 힘들게 구해다 줬더니 이제는 싫어진 것이냐?”계연수는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러다 두 팔을 들어 그의 목을 감싸 안았다.말끝은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졌다.“좋아한다고 해서 꼭 끝까지 다 읽어야 하나요? 제가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면 안 됩니까?”그녀의 손은 부드러웠고 목소리는 잔잔했다.말끝마다 길게 남는 여운이 묘하게 사람 마음을 간질였다.따뜻한 불빛 아래 반짝이는 눈동자까지 더해지자 심서준은 저도 모르게 목울대를 한 번 굴렸다.사실 심서준은 대체로 자제력이 강한 사람이었다. 스스로도 여색에 쉽게 흔들리는 성격은 아니라고 생각했다.적어도 첩을 여럿 두고 틈만 나면 기루를 드나드는 주변 동료들보다는 훨씬 나았다.그런데 계연수만은 달랐다.목을 감싸 안는 작은 손길도, 물처럼 부드러운 목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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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7화

이걸 누구 탓으로 돌릴 수는 없었다. 애초에 먼저 사람을 홀린 건 계연수 쪽이었으니까.그녀는 허리를 끌어안고, 목을 감싸 안으며, 부드러운 몸을 자꾸만 그의 품에 기대 왔다.이런 상황에서 오늘 밤만큼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심서준은 생각했다.그는 계연수의 등을 받치고 있던 손을 거두었다. 그러자 계연수는 떨어질까 불안한 사람처럼 더욱 세게 그를 끌어안았다.심서준은 손을 뻗어 그녀의 옷깃을 느슨하게 풀었다.얇은 봄옷 아래 드러난 희고 풍만한 살결에 시선이 머문 순간, 그는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였다.병풍 위에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겹쳐졌다.가녀린 그림자는 그의 품 위에 앉아 있었고, 간간이 계연수가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그럴 때마다 심서준은 그녀의 허리를 받쳐 주며 조금도 쉬지 못하게 했다.모든 것이 끝났을 무렵, 계연수는 손끝 하나 움직일 힘도 남아 있지 않았다.솔직히 말하면 심서준에게 화를 내며 투정을 부리고 싶었다.그녀는 생각할수록 속이 상했다.방금 전 내내 심서준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앉은 채 흐트러짐 하나 없었다. 옷차림도 여전히 단정했고 모습도 말끔했다.반면 자신은 옷매무새가 엉망이 된 채 그에게 휘둘렸고,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했다.잠깐이라도 멈추면 심서준이 가볍게 재촉하곤 했다.생각할수록 얼굴이 화끈거렸다.그래서 지금은 심서준의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반대로 심서준은 기분이 한껏 풀린 상태였다. 오히려 아쉬움이 남을 정도였다.그녀를 향한 갈망은 조금도 가라앉지 않았고, 화본에서 본 것들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했다.앞으로 계연수와 천천히 해 보고 싶은 일도 아직 많았다.마음이 흡족해지자 품 안의 사람이 더욱 사랑스러워 보였다.심서준은 계연수를 안아 든 채 연신 입을 맞추었다.눈을 감고 있는 모습을 보자 턱 끝에서부터 천천히 아래로 입술을 옮겼다.만약 이 순간 계연수가 눈을 떴다면, 아마 그의 눈에 가득 담긴 다정함을 보았을 것이다.한참을 그러고 나서야 심서준은 사람을 안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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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방 어멈의 말을 들은 심서준은 잠시 멈칫했다. 곧바로 그녀에게 시선을 돌리자 방 어멈이 서둘러 말을 이었다.“제가 보기에는 부인께서 회임하신 것 같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방 안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계연수도 놀란 듯 방 어멈을 바라보았다. 속은 계속 뒤집힐 듯 울렁거렸고 머리까지 어지러웠다. 정말 아이가 생긴 걸까?생각해 보니 예전에 어머니에게 들었던 회임 이야기와도 증상이 비슷했다.심서준은 계연수의 팔을 감싼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곧장 사람을 시켜 부의를 불러오게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부의가 급히 달려왔다.심서준은 여전히 계연수를 품에 안고 있었지만 마음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하지만 계연수가 정말 아이를 가진 것이라면, 마냥 기쁜 마음만 드는 것도 아니었다.혼인한 지 겨우 두 달.이제야 부부로 지내는 즐거움이 무엇인지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는데 벌써 아이가 생긴다면, 그에게는 다소 이른 일처럼 느껴졌다.그는 말없이 부의가 진맥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부의가 손을 거두자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회임한 것이냐?”부의는 얼른 몸을 숙여 답했다.“후작께 아룁니다. 부인의 맥상은 부완맥으로 보입니다. 풍한이 몸을 침범하고 비위를 어지럽혀 나타난 증세인 듯합니다.”그러고는 다시 설명을 덧붙였다.“요즘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라 찬 기운이 쉽게 스며듭니다. 위기가 거슬러 올라와 메스꺼움과 어지럼증이 생긴 것이니, 회임 때문은 아닙니다.”그 말을 들은 계연수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내쉬었다. 아쉬운 듯한 마음이 스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도감이 밀려왔다.심서준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고개만 끄덕인 뒤 부의에게 처방을 내리게 하고 하인들까지 모두 물러나게 했다.사람들이 나가고 나자 그는 문득 전날 밤 일이 떠올랐다.계연수가 그의 몸 위에 앉아 있었고, 옷은 거의 벗겨진 상태였다. 이후 욕탕에도 들어갔으니 몸이 젖은 채 찬 기운을 들인 모양이었다.그 생각이 들자 괜히 자책이 밀려왔다.심서준은 계연수를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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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9화

방 어멈은 백씨가 왜 찾아왔는지 짐작하고 있었다.지금 이 후작부의 하인들은 물론이고 각 처소의 관사들까지도 대부분 백씨의 손아귀 안에 있었다. 백씨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곤 이제 계연수가 맡고 있는 주방 정도뿐이었다.이 시점에 백씨가 직접 찾아온 이유도 뻔했다. 어디선가 소문을 들은 모양이었다. 계연수가 회임한 것이 아닌지 떠보러 온 것이리라.그렇다고 큰부인인 백씨를 박대할 수는 없었다. 집안 살림의 상당 부분을 여전히 그녀가 맡고 있었으니 방 어멈은 끝까지 예를 갖추며 응대했다.“부인께서 풍한이 심하셔서 지금은 사람을 뵙기 어려운 상태입니다.”한참을 달래고 설명한 끝에야 겨우 백씨를 돌려보낼 수 있었다.하지만 송학원을 나온 백씨의 얼굴은 오히려 더 굳어졌다.저렇게까지 사람을 막는 것을 보니 정말 회임한 것을 숨기고 있는 건 아닐까.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마음이 복잡해졌다.문득 예전에 계연수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한 집안에서 정말 그렇게까지 서로 다투고 빼앗으며 살아야 하는 걸까.더구나 아직 동생도 풀려나지 못한 상태였다. 정말 반년이나 일 년을 더 갇혀 있다가 나오면 사람 꼴도 아닐 터였다.지금의 백씨는 함부로 움직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한편, 심씨 노부인은 다시 계연수에게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그동안 몸보신에 좋다는 약재를 얼마나 챙겨 주었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계연수는 백씨처럼 곁에서 시중을 들기는커녕 걸핏하면 몸져누웠다.겉으로 보기에는 분명 아이를 잘 가질 체질 같았는데, 어째서 이리 몸이 약한지 알 수 없었다.시집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몇 번째 병치레인가.가만히 따져 보니 벌써 서너 번은 앓아누웠다. 이쯤 되면 거의 병약한 사람이나 다름없지 않은가.물론 최근 들어 심씨 노부인은 계연수를 꽤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다.성품은 온순했고 일처리도 능숙했으니 말이다. 주방을 맡은 뒤로 별다른 문제도 생기지 않았고, 오히려 그 덕분에 욕심 많고 사람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백씨의 모습만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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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0화

한참이 지나서야 태의가 손을 거두었다.심씨 노부인은 곧바로 방 안 사람들을 모두 물러나게 했다. 곁을 지키던 어멈들까지 내보낸 뒤에야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저 아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느냐?”휘장 안에 누워 있던 계연수는 그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손을 꽉 움켜쥐었다.잠시 뒤 태의의 대답이 들려왔다.“노부인께서는 염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부인의 몸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습니다. 그리고 원래 체질도 좋은 편입니다. 기혈이 조금 부족할 뿐, 자손을 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그제야 심씨 노부인의 얼굴에서 긴장이 조금 풀렸다.그녀는 사람을 시켜 태의를 배웅하게 한 뒤, 침상에 드리운 휘장을 한 번 바라보았다. 그러나 계연수에게는 끝내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밖으로 나가 버렸다.심씨 노부인이 직접 찾아와 확인한 것이 무엇 때문이었는지, 이제 계연수도 대강은 알 것 같았다.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자주 앓아눕는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하지만 사실 제대로 아픈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 전의 몇 차례는 모두 심서준이 심씨 노부인에게 둘러댄 핑계에 가까웠다.방 어멈은 계연수 곁으로 다가와 노부인의 뜻을 나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심스레 달랬다.그러나 계연수는 고개를 저었다.정말 마음에 담아둘 생각이었다면 진작부터 그랬을 터였다.약을 마신 뒤 식은땀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방 어멈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한 뒤 다시 눈을 감고 잠시 잠에 들었다.심서준은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에 돌아왔다.그런데 막 돌아오자마자 심씨 노부인이 있는 의덕거로 오라는 전갈을 받았다.심서준은 단번에 얼굴을 굳혔다.전갈을 전하러 온 어멈을 한 번 바라본 뒤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몸을 돌려 곧장 송학원으로 향했다.애초에 오늘 일찍 돌아온 것도 계연수를 보러 오기 위해서였다.그 외의 일은 지금 그의 관심사가 아니었다.한편 의덕거에서는 심씨 노부인이 어멈의 보고를 듣고 있었다.심서준이 자신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바로 송학원으로 가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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