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아무 까닭도 없이 그런 꾸지람을 듣고 나니, 가슴 가득 억울함이 밀려왔다.방금 시어머니가 자신을 바라보던 그 혐오 어린 눈빛은, 마치 그녀가 그 앞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 없이 거슬린다는 듯했다.하지만 그녀도 시집오기 전에는 집안에서 사랑받던 적녀였다. 처음 이 집안에 시집올 때만 해도 심정민이 자신을 아껴 주는 부군이 되어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심정민은 온 마음을 공무에만 쏟았고, 집안일에는 무엇 하나 관여하지 않았다. 하물며 심서준처럼 심씨 노부인 앞에서 제 부인을 위해 한마디 해 주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가 할 줄 아는 말이라고는 고작 이것뿐이었다.‘내가 어머니 말씀을 따르니, 너도 어머니 말씀을 따라야 한다.’그에게 괴로움을 털어놓고 원망을 토로해도, 그는 귀찮다는 듯 소실의 처소로 가 버리거나 그녀를 붙잡고 한바탕 훈계만 할 뿐이었다.심지어 심정민은 심서준이 계연수에게 잘해 주는 것조차, 계연수가 부인으로서 심서준을 만족시켰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심서준이 그저 제 부인을 아끼고 사랑해서 그러는 것이라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못했다.심정민의 성정은 심서준보다도 더 고루하고 재미없었으며, 한층 더 냉담했다. 그런데 시어머니마저 저토록 강압적이니, 최씨는 이 집안에서 자신이 정말 버텨 낼 수 있을지조차 막막해졌다.곁에 있던 시녀는 최씨의 눈가가 붉어지고 얼굴이 창백해진 것을 보고는 조심스레 낮은 목소리로 달랬다.“부인, 우선은 조금만 참으세요. 견디다 보면 언젠가는 괜찮아질 겁니다.”최씨가 멍하니 고개를 돌려 시녀를 바라보았다.“얼마나 더 참아야 하는 것이냐? 어머님께서 돌아가신다 해도 나에게는 아직 이런 부군이 남아 있다. 내 평생은 결국 이렇게 끝나게 되는 것 아니냐?”시녀는 서둘러 주변 사람들을 물리고는 더욱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부인, 앞으로는 절대 밖에서 이런 말씀 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 살아가실 날이 길지 않습니까. 복아 도련님께서 장성하시면 그때는 부인께서도 고생 끝에 숨통이 트이실 겁니다.”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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