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 되자 계연수는 일찍 눈을 떴다. 오늘은 심씨 노부인께 조금이라도 일찍 문안을 드리러 가야 했기 때문이다.그녀는 심서준을 깨우지 않으려 조심조심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허리를 감고 있는 그의 팔이 너무 단단했다. 몇 번 슬그머니 빼 보아도 꿈쩍도 하지 않자, 결국 어쩔 수 없이 그를 살짝 밀었다.그런데 밀다 보니 심서준의 몸이 어딘가 심상치 않았다.계연수가 고개를 들자 아니나 다를까, 심서준의 깊고 어두운 눈동자가 그녀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눈빛이 무엇을 뜻하는지, 그녀가 모를 리 없었다.오늘은 절대 늦장을 부릴 수 없었기에 계연수는 황급히 그의 품에서 빠져나왔다.심서준은 평소라면 무슨 일이든 느릿느릿하던 그녀가 오늘따라 토끼보다 빠르게 도망치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기만 했다.그녀가 한동안 풍한을 앓은 탓에 두 사람은 꽤 오래 가까이하지 못했다. 게다가 오늘은 마침 휴무일이었다. 그는 본래 계연수와 오붓하게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일이란 것이 끝내 사람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심서준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계연수에게 화가 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모처럼 얻은 한가한 시간이 방해받은 것이 불쾌할 뿐이었다.결국 그는 계연수를 따라 일어나 함께 심씨 노부인께 문안을 드리러 갔다. 그 길 내내 얼굴은 끝까지 어두웠다.오늘 심씨 노부인의 처소는 유난히 떠들썩했다. 심태숙을 비롯해 큰방의 젊은 식구들까지 모두 와 있었다. 큰도련님과 둘째 도련님, 아가씨들도 빠짐없이 자리하고 있었다.마침 휴무일이라 관청에 나갈 필요도 없었고, 심정우가 공을 세운 덕분에 모레 경축연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오전에는 맞은편 큰아버지 댁 사람들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기로 되어 있어, 방 안의 분위기는 한껏 들떠 있었다.계연수는 안으로 들어서자, 웃음을 머금고 공손히 문안을 올렸다. 이 집안의 경사스러운 분위기를 흐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서준은 여전히 차갑고 담담한 얼굴이었다. 그가 들어선 순간, 방 안을 가득 채우던 들뜬 기운마저 조금 가라앉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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