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그녀가 그의 마음을 짐작하게 만들고, 그 모호함 속에서 끊임없이 그의 감정을 헤아리게 하는 편이 어쩌면 계연수의 마음을 더 단단히 붙잡아 둘 수 있을지도 몰랐다.심서준은 계연수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계연수는 심서준의 수려한 눈매를 바라보았다. 깊이를 알 수 없는 눈동자는 여전히 아무런 감정도 내비치지 않았지만, 그의 행동만큼은 늘 이토록 다정하고도 은근했다.계연수는 한 번쯤 제멋대로 기대해 보기로 했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저를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심서준은 낮게 웃었다.그는 계연수의 눈동자에 쉽게 드러난 불안과 망설임을 바라보며 생각했다.만약 그녀가 자신을 속속들이 꿰뚫어 보게 된다면, 이 무정하고도 마음을 둘 줄 모르는 여인은 더 이상 자신을 두려워하지도, 어려워하지도 않을 것이다. 성미는 점점 커질 테고, 얌전히 말을 들을 거라는 기대는 아예 버려야 할지도 몰랐다.심서준은 사냥꾼처럼 느긋하면서도 서늘한 미소를 띠었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귓가에 닿았다.“연수야, 내가 너를 좋아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도 똑같이 나를 좋아하면 된다.”그렇게 말한 심서준은 다시 계연수의 얼굴을 감싸고 입을 맞췄다. 그리고 깊은 눈으로 그녀를 한 번 바라본 뒤 말했다.“나는 먼저 씻고 오마.”말을 마친 그는 몸을 일으켜 그대로 떠났다. 그녀에게 애매하고도 아련한 여운을 남겨 놓고는 조금의 미련도 없는 사람처럼 단호하게 자리를 떴다.계연수는 멍하니 심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볼에는 아직도 그가 남긴 온기가 남아 있었고, 코끝에는 그의 몸에서 풍기던 침향 냄새가 맴돌았다. 심지어 입안에조차 심서준의 기척이 남아 있는 듯했다.한참을 멍하니 있던 계연수는 그가 남긴 말을 곱씹다가, 느릿느릿 몸을 돌려 베개 위에 엎드렸다.밤이 되어 저녁을 먹은 뒤에도 심서준은 여느 때처럼 먼저 서재로 갔다.계연수는 침상에 느긋하게 기대앉아 심서준에게 줄 향낭에 수를 놓고 있었다.그녀는 수놓는 솜씨가 제법 괜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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