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한테 전화가 와서 내가 먼저 받을게.”“그래, 가봐.”강진연은 조용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오빠.”강현수의 목소리가 유난히 낮고 엄격하게 들려왔다.“아직 안 들어갔어?”강진연은 가슴이 철렁했다.방금 전까지 그녀는 연지아가 춤추는 영상을 찍어서 오빠에게 일부러 보내 보여주려 했던 참이었다.지금 오빠의 목소리를 들으니 강진연은 괜히 마음이 켕겼다.“아직 시간도 이르잖아, 모처럼 쉬는 건데. 오빠, 연지아 춤 어때? 내가 남자였으면 진짜 당장이라도 연지아를 집에 데려와서 결혼하고 싶을 정도야.”강현수의 목소리가 한층 더 가라앉았다.“당장 돌아가.”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말투였다.강진연은 흠칫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놀리듯 말했다.“오빠, 설마 질투하는 거야?”“강진연!”이미 성까지 붙여 직접 부르는 걸 보니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낀 강진연은 더는 까불지 못했다.“알았어 알았어, 우리 바로 돌아갈게.”“30분 안에 집에 있는 걸 확인해야겠어.”그 말과 함께 전화는 더 이상 여지를 주지 않고 그대로 끊겼다.강진연은 입을 삐죽였다. 차라리 내일 오빠한테 영상을 보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다시 홀 안으로 돌아갔다. 연지아는 나른하게 그 자리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촉촉하게 물기 어린 눈빛과 정교한 얼굴, 온몸에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여자인 강진연조차도 괜히 마음이 간질거릴 정도였다.주변을 보니 적지 않은 남자들의 시선이 모두 이쪽에 고정돼 있었다.‘그만두자.’‘그래, 돌아가는 게 낫겠어.’‘오늘은 이미 충분히 풀어졌으니까.’강진연이 연지아 옆으로 다가갔다.“연지아, 시간도 늦었어. 우리 빨리 돌아가자.”“아직 이른데. 겨우 이런 기회인데 스트레스 좀 풀어야지, 이렇게 좋은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어.”연지아는 마실수록 오히려 더 들떠 있었고 강진연이 전화하는 짧은 사이에도 도수가 높은 술을 벌써 세 잔이나 마신 상태였다.이 순간 그녀는 완전히 모든 걸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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