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Bab 591 - Bab 600

619 Bab

제591화

“오빠한테 전화가 와서 내가 먼저 받을게.”“그래, 가봐.”강진연은 조용한 곳으로 가서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오빠.”강현수의 목소리가 유난히 낮고 엄격하게 들려왔다.“아직 안 들어갔어?”강진연은 가슴이 철렁했다.방금 전까지 그녀는 연지아가 춤추는 영상을 찍어서 오빠에게 일부러 보내 보여주려 했던 참이었다.지금 오빠의 목소리를 들으니 강진연은 괜히 마음이 켕겼다.“아직 시간도 이르잖아, 모처럼 쉬는 건데. 오빠, 연지아 춤 어때? 내가 남자였으면 진짜 당장이라도 연지아를 집에 데려와서 결혼하고 싶을 정도야.”강현수의 목소리가 한층 더 가라앉았다.“당장 돌아가.”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말투였다.강진연은 흠칫했지만 그래도 용기를 내서 놀리듯 말했다.“오빠, 설마 질투하는 거야?”“강진연!”이미 성까지 붙여 직접 부르는 걸 보니 장난이 아니라는 걸 느낀 강진연은 더는 까불지 못했다.“알았어 알았어, 우리 바로 돌아갈게.”“30분 안에 집에 있는 걸 확인해야겠어.”그 말과 함께 전화는 더 이상 여지를 주지 않고 그대로 끊겼다.강진연은 입을 삐죽였다. 차라리 내일 오빠한테 영상을 보낼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녀는 다시 홀 안으로 돌아갔다. 연지아는 나른하게 그 자리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촉촉하게 물기 어린 눈빛과 정교한 얼굴, 온몸에서 사람을 끌어당기는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여자인 강진연조차도 괜히 마음이 간질거릴 정도였다.주변을 보니 적지 않은 남자들의 시선이 모두 이쪽에 고정돼 있었다.‘그만두자.’‘그래, 돌아가는 게 낫겠어.’‘오늘은 이미 충분히 풀어졌으니까.’강진연이 연지아 옆으로 다가갔다.“연지아, 시간도 늦었어. 우리 빨리 돌아가자.”“아직 이른데. 겨우 이런 기회인데 스트레스 좀 풀어야지, 이렇게 좋은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어.”연지아는 마실수록 오히려 더 들떠 있었고 강진연이 전화하는 짧은 사이에도 도수가 높은 술을 벌써 세 잔이나 마신 상태였다.이 순간 그녀는 완전히 모든 걸 내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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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2화

오늘 아침에도 링거를 한 병 더 맞아야 했다.연지아가 병상에 누워 있자 간호사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아침 식사를 가져다주었다.바로 그때 휴대폰 진동음이 울려 확인해보니 성시하에게서 온 전화였다. 연지아가 전화를 받으며 말했다.“엄마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성시하가 병원으로 엄마를 보러 오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통에 그녀로서도 말릴 재간이 없었다.한 시간 뒤 강진연이 성시하와 아연이를 데리고 병원에 도착했고 마침 연지아도 막 링거를 다 맞은 참이었다.엄마가 멀쩡한 모습을 보자 성시하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의사가 약을 처방해주며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전했다. 의사의 말이 끝나고 그들은 다시 별장으로 돌아갔다.섣달그믐까지는 이제 사흘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었던지라 그들은 모레 오후에 돌아갈 계획을 세웠다.점심에는 별장 가사도우미 아주머니가 담백하고 깔끔한 음식을 차려주었다.오후가 되자 성시하와 아연이는 마당에서 신나게 놀았고 강진연이 그 곁을 지켰다. 연지아는 안락의자에 기대어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며 한가롭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바로 그때 도우미 한 명이 연지아의 곁으로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연지아 씨, 손님이 오셨습니다.”연지아는 잠시 멍해지더니 이내 물었다.“어떤 손님이죠?”“시하를 찾아왔다고 하더군요.”연지아는 깜짝 놀라 서둘러 별장 문 앞으로 나갔을 때 문밖에 서 있는 남자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순간 걸음을 딱 멈추어 버렸다.성유원이 그곳에 서 있었다. 훤칠하고 곧은 체격에 살살 불어오는 바람이 그의 짧은 머리칼을 부드럽게 스치고 지나갔다. 깊고 어두운 검은 눈동자가 위로 향하며 그녀를 똑바로 응시했다.분명 눈부시게 맑고 화창한 날씨였건만 남자의 온몸에서는 그 어떤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히는 순간 주변의 모든 공기가 기묘할 정도로 고요하게 가라앉는 듯했다.연지아는 손가락을 꽉 움켜쥐며 그대로 돌아서서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그때 남자의 낮고 싸늘한 목소리가 갑작스럽게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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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3화

연지아는 성시하의 앞으로 다가와 다정한 목소리로 달랬다.“시하야, 우리 여기서 아연이랑 진연 이모랑 같이 있어 주기로 약속했잖아. 이모랑 아연이만 두고 우리끼리 가버리면 안 되지.”성시하는 통통한 볼을 잔뜩 부풀린 채 투덜거렸다.“아빠도 여기까지 왔잖아요. 아빠도 혼자 두고 가면 안 돼요. 그러니까 엄마, 우리 오늘만 아빠랑 같이 있어 주면 안 돼요?”연지아가 나직하게 말했다.“엄마는 지금 몸이 좀 안 좋아서 푹 쉬고 싶어. 시하는 오늘 아빠랑 같이 재밌게 놀다 오렴.”아이가 지금 워낙 성유원과 함께 있고 싶어 하니 그녀로서도 억지로 떼어놓을 방도가 없었다.성시하는 다시 고개를 돌려 아빠를 바라보았다. 성유원은 딸의 자그마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그럼 엄마는 먼저 편히 쉬시라고 하고 시하는 오늘 아빠랑 같이 있자.”성시하는 잠시 고민하더니 입술을 삐죽이며 대답했다.“응, 그럼 그럴게!”처음부터 끝까지 성유원은 연지아에게 단 한 마디도 말을 건네지 않았다. 연지아 역시 성유원을 상대하고 싶지 않은 건 마찬가지였다.연지아는 도우미에게 성시하의 옷 몇 벌을 챙겨 오게 한 뒤 그것을 성유원에게 건넸다.성유원은 성시하를 품에 안고 돌아서서 차에 올랐고 성시하는 차 창가에 앉아 연지아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차가 천천히 멀어져 갔고 연지아는 제자리에 서서 차량의 잔상이 시선 끝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지켜본 후에야 발길을 돌려 집 안으로 들어갔다.거실에는 강진연과 아연이가 남아 있었다.“시하가 다시 돌아오긴 할까?”연지아는 소파에 깊숙이 앉으며 덤덤하게 대답했다.“글쎄, 잘 모르겠어.”강진연이 투덜거리듯 말했다.“성유원은 너한테 시하를 맡겨두는 게 그렇게도 불안한가 보네. 아니면 네가 시하를 데리고 어디로 도망이라도 갈까 봐 무서운 거야? 저렇게 서둘러 데려가는 걸 보면 말이지.”연지아는 그저 짤막하게 한마디만 남겼다.“누가 알겠어.”강진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연지아를 유심히 살피더니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너 혹시 성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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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화

안연청과 함께 모임을 가졌던 사교계 친구들이 마침 위층으로 올라가던 중 아래층에서 춤을 추고 있는 연지아의 모습을 목격했다.친구는 단번에 연지아를 알아보고는 곧장 동영상을 촬영했고 안연청을 만나자마자 안연청은 그 친구의 휴대폰을 이용해 그 영상을 성유원에게 전송해 버렸다.심장이 흥분과 기대감으로 거칠게 요동쳤다.무대 위에서 몸을 살랑거리며 유혹의 몸짓을 보내는 천박한 년이라니 연지아는 역시나 질이 나쁜 년이 분명했다. 헤리국에 있을 때 이미 수많은 남자에게 몸을 굴려 걸레가 되었음이 틀림없었다.하지만 영상을 보낸 이후로 감감무소식이었다.그러자 갑자기 마음속 한구석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안연청은 즉시 사람을 붙여 연지아 일행을 미행하게 했다. 반드시 남자를 후리고 다니는 결정적인 빌미를 잡아낼 생각이었다.연지아가 그날 밤 병원으로 향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으나 결국 그들이 묵고 있는 거처를 알아내고야 말았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히게도 그들이 머무는 곳은 자신이 묵고 있는 구역의 별장단지였다.안연청은 사람을 시켜 별장 밖을 지키게 했고 오후가 되자 성유원이 나타났다는 소식과 함께 촬영된 영상을 전달받았다.비록 영상 속에서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는 들리지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확연한 장벽이 존재한다는 것과 성유원의 표정이 차갑기 그지없다는 사실만큼은 똑똑히 보였다.이로 미루어 볼 때 성유원은 분명 자신이 보낸 영상을 보았기에 저토록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틀림없었다.그 소식을 접한 후에야 안연청의 마음속에 마침내 미약한 기쁨과 짜릿함이 피어올랐다.성유원이 어떻게 연지아 같은 여자에게 마음을 줄 수 있겠는가. 예전에는 그렇게 추하게 생겼던 년이 고작 성형수술로 얼굴을 뜯어고쳐 본래 모습을 겨우 회복했을 뿐인데 말이다.성유원이 지금 그레이스에 와 있는데 그녀가 그와 마주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절대 놓칠 리 없었다.방금 전 레스토랑으로 들어설 때만 해도 미행하던 사람을 놓치는 바람에 애가 탔으나 성유원이 돌연 그녀의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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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5화

“이토록 애틋해서 못 배기겠으면서, 성유원, 당신은 왜 또 아닌 척 가식을 떠는 거지?”남자의 안색이 갈수록 음산하게 가라앉았고 성유원을 둘러싼 공기마저 숨이 막힐 듯 무겁게 내려앉았다.안연청은 음흉한 눈빛으로 연지아를 노려보며 입꼬리를 스칠 듯 말 듯 올리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연지아는 자기가 성시하를 낳아줬다는 핑계로 성유원 앞에서 제멋대로 날뛸 수 있을 줄 아는 모양이었다.지금껏 그 누구도 성유원에게 감히 이런 태도로 따져 묻지 못했다. 그 오만하고 자존심 강한 성유원이 타인의 모욕을 곱게 넘겨줄 리 만무했다.연지아의 이런 행동은 그저 성유원의 혐오감만 부추길 뿐이었다.성유원은 돌연 꽉 움켜쥐고 있던 여자의 손목을 홱 내던지듯 놓아주었다. 연지아는 제 손목을 거두어들이며 붉어진 부위를 가만히 감싸 쥐었다. 그 순간 남자의 입술 사이로 음산하고 차가운 실소가 새어 나왔다.“연지아, 네가 나를 훈계할 자격 따윈 없어.”말을 마친 뒤 남자는 미련 없이 몸을 돌려 안으로 걸어갔다. 성유원이 연지아의 곁을 스쳐 지나갈 때 그녀는 숨이 턱 막힐 것 같은 지독한 압박감을 느껴야 했다.안연청은 그 모습을 보고 서둘러 빠른 걸음으로 성유원의 뒤를 쫓았다.“유원 오빠.”연지아는 홀로 제자리에 꼿꼿이 서 있었다.밤바람이 그녀의 원피스 자락을 가볍게 흔들었다. 그녀는 깊은 한숨을 길게 내쉬며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을 올려다보았고 한참이 지나서야 간신히 감정을 추스를 수 있었다....성유원이 돌연 걸음을 뚝 멈추었다.안연청은 깜짝 놀라 멈춰 섰다. 남자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서슬 퍼런 냉기에 그녀는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감히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마음 한구석에서 왠지 모를 죄책감과 두려움이 엄습했다.“유... 유원 오빠.”이윽고 위험한 기운이 짙게 깔린 남자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더는 날 따라오지 마.”성유원의 실루엣이 저 멀리 사라질 때까지 안연청은 가슴을 찌르는 듯한 둔탁한 통증을 고스란히 견뎌야 했다.연지아가 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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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6화

연지아와 강진연은 아연이를 데리고 경원시로 돌아왔다.두 사람은 비행기에 오르기 전 공항 면세점에 들러 적잖은 물건을 구매했다. 새해가 밝았으니 선물을 챙기는 것은 당연한 도리였다.경원시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오후 3시를 훌쩍 넘긴 시각이었다.도시 전체가 오색찬란한 불빛으로 수놓아져 있었고 그 화려한 불빛들이 명절의 즐거운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연지아는 우선 강진연, 아연이와 함께 오션빌리지로 향했다. 그녀는 강현수와 민여희를 위해 준비한 선물을 살뜰히 챙겨 들었다.선물을 건네받은 민여희는 고마움을 감추지 못했다.“지아야, 이렇게 마음 써줘서 정말 고맙구나. 아주 마음에 쏙 드는구나.”연지아는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아주머니 마음에 드신다니 다행이에요.”강현수는 부상을 입은 상태였기에 오가는 길에 몸 고생을 하느니 올해는 그냥 경원시에서 설을 보내기로 결정한 참이었다.강진연은 오빠의 그 결정에 두 손 두 발 다 들고 대환영했다.강진연이 짐을 정리하러 안방으로 들어가고 민여희가 아연이에게 먹일 간식을 가지러 간 사이 연지아는 강현수에게 오성원의 처분에 대해 넌지시 물었다.오성원은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였다. 며칠간 이어진 강도 높은 심문에도 그는 이변 없이 모든 죄책을 자신이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라며 독박을 자처했고 배후의 인물에 대해서는 끝까지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하지만 이미 헤리국 측을 통해 조사한 정보에 따르면 이번 사건이 조정혁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빼도 박도 못 할 양상이었다.연지아는 손가락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조정혁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인간이었다.“그럼 조경주와는...”연지아가 막 다음 질문을 이어가려던 찰나 아연이가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연지아에게 사탕 한 알을 내밀었다.“이모, 사탕 드세요.”연지아는 손을 뻗어 사탕을 받아 들며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연지아는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했다. 민여희가 저녁이라도 먹고 가라며 간곡히 붙잡았으나 연지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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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7화

연지아는 그렇게 말하며 한 상자는 배우진에게, 다른 한 상자는 성민우에게 건넸다.배우진이 혀를 내두르며 말했다.“뭐를 이렇게나 많이 사 왔어? 이 정도면 거의 사재기 수준인데. 정작 네 선물로는 뭘 샀어?”“당연히 내 것도 빼놓지 않고 챙겼죠.”연지아는 활짝 웃으며 턱을 살짝 치켜올렸고 자신이 직접 구매한 1억 상당의 진주 목걸이를 두 사람에게 자랑스레 보여주었다.“예쁘지?”“아주 예쁘네, 너한테 참 잘 어울려.”성민우가 온화한 어조로 진심 어린 찬사를 보냈다.연지아는 목걸이를 조심스레 거두어들인 뒤 캐리어 안에 남아 있던 물건들을 하나하나 꺼내 소파 위를 가득 채웠다.그날 저녁 성민우는 연씨 가문에서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연무현은 성민우에게 두툼한 세뱃돈 봉투를 하나 내밀기까지 했다.“부담 갖지 말고 받아. 얼마 안 되니 그저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뜻이니까.”성민우는 두 손으로 봉투를 정중히 받쳐 들며 인사했다.“감사합니다, 아저씨.”저녁 식사를 마친 성민우는 이내 자리에서 일어날 채비를 했다. 오늘 밤은 본가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이다.연지아가 그를 문 앞까지 배웅했다. 성민우가 막 차에 오르려던 찰나 연지아가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어르신 건강이 많이 안 좋으셔?”성민우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대답했다.“응, 지금 병원에 입원하셔서 경과를 지켜보는 중이야. 나도 이따가 가는 길에 병원에 잠시 들러볼 생각이고.”연지아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성종현의 건강이 실제로 꽤 위중한 모양이었다.생각해 보면 과거 한차례 위독하셨을 때가 있었다. 그것이 정말 하늘의 뜻이었는지 연지아가 성유원과 결혼한 직후 성종현은 기적적으로 고비를 넘기셨고 지난 수년간 별 탈 없이 평온하게 지내오셨다.연지아는 나직하게 신음하듯 대답했다.“가는 길 조심해서 들어가.”성민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도 어서 들어가 봐, 밖이 꽤 쌀쌀하다.”성민우가 떠난 후 연지아는 발길을 돌려 별장 안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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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8화

오늘 성유원은 적잖은 명절 선물을 들고 집을 찾아왔다.성시하가 곁에 있었기에 연무현과 배난화는 성유원을 반기지 않는 기색을 아주 조심스럽게 감추며 대놓고 표출하지 않았다.성유원은 성시하의 앞으로 다가와 한쪽 무릎을 꿇고 눈높이를 맞추며 말했다.“그럼 우리 시하는 점심에 엄마랑 같이 밥 먹고 있어. 오후에 아빠가 다시 데리러 올게.”성시하는 원래 아빠도 붙잡아 함께 점심을 먹고 싶었지만 성유원이 낮에는 송나겸과 점심 약속이 있다고 미리 일러둔 터였다. 그 바람에 성시하도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응! 아빠, 나겸 삼촌이랑 맛있는 거 잘 먹고, 나랑 엄마 데리러 집에 빨리 와야 해?”연무현은 성시하의 그 말을 듣고 얼굴빛이 저도 모르게 한층 더 어둡게 굳어졌다.“아빠도 알아.”성유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연지아를 바라보며 말했다.“최대한 빨리 올게.”연지아는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이윽고 성유원이 자리를 떴다.점심 식사를 마친 후 연지아는 거실에서 성시하와 시간을 보내며 아이에게 무어라 말을 건네려 했다.그때 성시하가 돌연 엄마의 품으로 파고들며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오늘 밤에는 엄마랑 같이 제야 음식을 먹을 수 있겠네, 신난다!”잔뜩 기대에 부푼 성시하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바라보며 연지아는 이것이 아이와 함께 보내는 첫 번째 제야라는 사실을 상기했다.내년, 혹은 내후년에는... 어쩌면 이렇게 성시하의 곁을 지켜주기가 또다시 어려워질지도 몰랐다.연지아는 결국 하려던 말을 끝내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같은 시각.어느 고급 레스토랑 안 송나겸은 고급스러운 선물 상자 하나를 성유원에게 내밀었다. “이거 시하 선물이야.”성유원이 손을 뻗어 상자를 받아 열어보니 안에는 정교하게 세공된 모녀 세트 사파이어 목걸이가 들어 있었다. 성유원은 상자를 닫고 고개를 들어 송나겸을 바라보며 물었다.“얼마 전에 경매에서 낙찰받은 건가?”송나겸이 짤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성시하가 워낙 반짝이고 예쁜 보석을 좋아했기에 송나겸은 지난 2년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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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9화

지나간 며칠 동안 송나겸은 연지아가 성유원과 결혼하게 된 전말을 샅샅이 조사해 전모를 파악했다.아버지로부터 연지아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큰 병을 앓았고 그로 인해 용모와 체형이 완전히 변해버렸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당시 강현수가 그녀를 거두었으나 연지아는 결국 성유원의 비서가 되기 위해 운성 그룹을 선택했다.그 시절의 선택은 아마도 한 소녀가 품었던 풋풋하고 어렴풋한 사랑의 환상이었을 것이며 그저 순수하게 성유원의 외모와 분위기에 깊이 매료되었기 때문이었으리라.“그때, 너는 정말로 단 한 순간도 그 애를 알아보지 못했던 거야?”성유원은 들고 있던 찻잔을 천천히 내려놓으며 무덤덤하게 말했다.“벌써 5년 전 일이야. 모든 것은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이제 와서 무슨 말을 한들 아무런 의미가 없어. 나 역시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다시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군.”송나겸은 깊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를 매섭게 응시하며 엄숙한 어조로 받아쳤다. “네 놈은 철저한 기득권자니까 그렇게 쉽게 지워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 지독한 고통을 고스란히 짊어져야 했던 사람은, 자신이 과거에 어떤 일을 당했는지 영원히 스스로 잊지 못하는 법이야.”성유원은 그저 침묵을 지킬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너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잔인하게 짓밟혀본 적이 없으니 그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뼛속 깊은 고통이 어떤 것인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건 심장 깊은 곳에 평생 도사리며 결코 떨쳐낼 수 없는 끔찍한 악몽과도 같은 거야.”과거 성유원이 연지아에게 저질렀던 잔인한 짓들을 그는 곁에서 똑똑히 지켜보았고 자신 역시 그 모든 일이 일어나도록 묵인하고 방조한 공범이나 다름없었다.연지아는 당시에 엄연히 아이까지 배고 있는 몸이었다. 그해 연지아가 견뎌내야 했을 그 수많은 고통과 외로움을 떠올리자 송나겸은 목구멍이 거칠게 조여드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깊은 한숨을 크게 내쉬며 고개를 돌려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한동안 정적이 흐른 뒤 송나겸은 자리에서 벌떡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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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차에 올라타자마자 성시하는 아빠에게 자신이 받은 커다란 세뱃돈 봉투 세 개를 자랑스레 보여주었다.성유원이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한테 잘 보관해 달라고 해.”성시하는 망설임 없이 봉투를 냉큼 엄마에게 건넸다.연지아는 성시하의 세뱃돈 봉투를 잘 챙겨 아이의 작은 책가방 안에 잘 넣어두었다.오션빌리지에 도착하니 별장 안팎은 이미 새해의 즐거운 분위기로 가득 꾸며져 있었다.거실에는 선물이 그야말로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진열되어 있었다. 특별 주문 제작한 대형 봉제 인형부터 포장이 정교한 선물 상자들, 심지어 별장 한 채의 명의 변경 서류까지 장식되어 있었다.선물들은 하나같이 아이들의 동심을 자극하도록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대개 성시하를 위해 준비된 것들이었다.이토록 엄청난 양의 선물을 마주하자 성시하는 신이 나서 커다란 봉제 인형 품으로 와락 뛰어들었다.“아빠, 엄마! 어서 이리 와서 나랑 같이 선물 뜯어봐요!”성시하가 흥분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외쳤다.성유원이 큰 걸음으로 다가가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아 그중 하나의 선물 상자를 집어 들고 유심히 살펴보았다. 연지아 역시 그의 뒤를 따라가 성유원의 맞은편 자리에 앉았다.성시하는 봉제 인형 품에서 쏙 빠져나와 엄마의 앞으로 달려오더니 아빠를 향해 손짓했다.“아빠, 이쪽으로 와서 앉아.”성유원은 슬쩍 연지아를 올려다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연지아의 옆자리로 옮겨 앉았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선물 상자를 성시하에게 건넸다.“이건 아린이 언니가 너한테 주는 선물이니까, 네가 직접 열어봐.”성시하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상자를 받아 들어 열자 가장 위에는 박아린이 성시하에게 한 자 한 자 정성껏 적은 카드가 놓여 있었고 그 아래에는 앙증맞은 리본 모양의 다이아몬드 머리핀 한 쌍이 들어 있었다.언뜻 보아도 박아린이 직접 공들여 만든 티가 역력했다.성시하는 무척 마음에 들어 하며 엄마에게 당장 제 머리에 핀을 꽂아달라고 졸라댔다.연지아는 성시하의 곁에 붙어 함께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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