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대로 말하거라. 소씨 가문 둘째 낭자의 일, 영비가 사주한 것이냐?!”순이는 놀라 입술을 바들바들 떨며 황급히 변명했다. “세자빈 마마, 이 일은 영비 마마와 무관합니다. 둘째 아가씨께서 어지럼증을 호소하시기에, 제가 호의로 모시고 와 쉬게 한 것뿐입니다.”“거짓말 하지 말거라. 쉬게 하려고 데려왔다면서 어찌 침상 밑에 숨어 있었단 말이냐? 여봐라, 저년이 바른대로 고할 때까지 입을 쳐라! 당장 영비를 내 앞으로 끌고 오너라! 이 일은 필시 그년과 무관하지 않을 터!”세자빈이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호통을 쳤다.순이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속으로 '끝났다, 다 끝났어.' 하고 절망했다.자신은 영비 곁에서 가장 신임받는 수석 하녀였으니, 끝까지 입을 꾹 다문다 한들 이 일이 영비 마마와 무관하다고 믿어줄 리 만무했다.한편, 영비는 공왕비의 저녁 수발을 들고 있다가 세자빈이 부른다는 소식을 듣고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시간을 가늠해 보건대, 세자 저하께서 이미 소설아와 사랑을 나누셨을 터였다. 소설아의 성미가 불같으니 필시 한바탕 소란을 피웠을 게 분명했다.그 소동이 세자빈의 귀에 들어갔다 한들, 세자빈이 아무리 소설아를 감싸고돈다 해도 세자 저하의 뜻을 어찌 거스를 수 있겠는가?영비는 길을 나서며 곁의 하녀에게 넌지시 물었다. “세자 저하께서는 지금 어느 처소에 계시느냐?”어린 하녀가 생긋 웃으며 답했다. “세자 저하께서는 방금 막 외출하셨습니다.”영비는 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속으로 '아차' 싶었다.필시 일에 변수가 생긴 게 틀림없었다.만약 일이 뜻대로 성사되었다면, 세자 저하께서 미인을 품에 안고 사랑을 나누시느라 여념이 없으실 텐데, 갓 얻은 어여쁜 여인을 내버려 두고 밖으로 나가셨을 리가 없었다.아니나 다를까, 처소에 돌아와 보니 옷매무새가 헝클어진 소명주와, 흙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꿇어앉은 순이, 그리고 세자빈 곁에 단아한 자태로 서 있는 소설아가 눈에 들어왔다.“어머나, 이게 다 무슨 일이랍니까?”영비는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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