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씨의 큰 오라버니는 다시 소명주를 바라보았다.“명주야, 어떻게든 네 어머니에게 은자를 좀 보낼 방법을 찾아보거라. 가장 좋은 건 사당에 사람을 두어 명 보내 시중을 들게 하는 것이다. 네 어머니는 평생 고생이라는 걸 모르고 산 사람이니, 시중 들 사람들을 보내주면 큰 힘이 될 게다.”소명주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큰 외숙부님, 저도 마음 같아선 어머니를 대신해서 벌을 받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한창 민감한 시기지 않습니까. 이렇게 급하게 어머니께 물자를 보냈다가 가문 어르신들의 눈 밖에 나게 된다면, 어머니의 벌이 더 무거워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겉으로는 민씨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듯 보였지만, 실제로는 매사에 핑계를 대며 발을 빼고 있었다.민씨의 큰 오라버니는 화가 나서 그만 탁자를 쾅 내리쳤다.“이러쿵저러쿵해도 결국 너희들 모두 상관하기 싫다는 거 아니냐?!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너희 어머니란 말이다!”소명주가 나긋나긋하게 대답했다.“큰 외숙부님께서 오해하신 겁니다. 당연히 저희가 어머니를 챙겨야죠. 제 말은, 세간의 관심이 잦아들 무렵 다시 어머니를 보살펴 드리자는 뜻이었습니다.”소명주에게는 속으로 자기만의 셈법이 있었다. 민씨는 이미 권력을 잃었으니, 그녀는 아버지의 총애와 큰 오라버니의 편애마저 잃을 수는 없었다.비록 어머니가 자신에게 잘해주기는 했지만, 이럴 때일수록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포기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했다.민씨의 큰 오라버니는 분통이 터져 발을 굴렀다.“이 배은망덕한 것들!”민씨가 낳은 친자식들은 감히 큰 외숙부와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시선을 피하며 저마다 바쁜 척을 했다.그때, 소설아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큰 외숙부님, 사당으로 사람들을 들여보낼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민씨의 큰 오라버니는 멈칫하더니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역시 설아가 효녀구나.”여동생이 가장 미워하던 이가 바로 설아였건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먼저 나선 것은 이 수양딸뿐이라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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