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주의 화연 당일, 소설아는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몸단장을 시작했다.빗으로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검은 머릿결을 곱게 빗어 내린 뒤, 머리를 단정히 틀어 올리자 희고 매끈한 목덜미가 드러났다. 아직 연지와 분도 바르지 않았건만, 옥처럼 맑고 윤기 나는 피부는 저절로 시선을 끌었다.오늘 열리는 화연은 서 군왕과 구황자의 배필을 물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때문에 경성의 혼기를 맞은 규수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초청장을 받았다.소설아가 새로 지은 치마로 갈아입고 있을 무렵, 위원후가 사람을 보내 그녀를 불렀다.“네가 맏언니이니 동생들을 각별히 잘 챙기거라. 장공주의 눈에 들면 더없이 좋겠지만, 설령 그러지 못하더라도 다른 명문가의 공자들을 잘 살펴보아라. 마음에 드는 이가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하거라.”“예, 후작님.”“예, 아버지.”대청에는 이미 소명주와 소명지가 곱게 단장을 마친 채 기다리고 있었고, 그들 곁에는 처음 보는 두 여인이 함께 서 있었다.위원후가 소설아를 향해 말했다.“이 아이들은 네 외가 쪽 사촌들인 민영서와 민영하다. 오늘 함께 데리고 다니거라.”두 사람은 예를 갖춰 소설아에게 인사했다.“설아 언니, 안녕하십니까.”소설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후작님, 이번 초청장에는 제 이름만 적혀 있었습니다.”위원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지난번 화연 때도 네 앞으로 초청장이 왔지만, 온 집안 식구를 데려가지 않았느냐.”소설아는 차분히 고개를 저었다.“후작님, 이번만큼은 사정이 다릅니다.”원래 그녀는 이연주와 함께 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이연주는 끝내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이번 화연은 참석 인원이 워낙 많았던 데다, 장공주가 각 가문의 부인들까지 초청하면 혹 소홀함이 생길까 우려해 기혼 여성은 한 사람도 부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청 대상은 모두 혼인을 앞둔 규수들이었고, 장공주는 품행까지 세심하게 살핀 뒤 직접 명단을 추렸다고 했다.그때 소명주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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