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공주가 뚜껑을 꾹 누르자, 은방울꽃 모양의 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는 듯하더니 병 입구에서 고운 물안개가 분사되어 나왔다.물안개가 공중에 흩어지는 순간, 사람들은 넋을 빼앗길 만큼 매혹적인 꽃향기를 맡았다. 안개처럼 퍼진 향기는 옷자락에 사뿐히 내려앉았고, 그 위로 은은한 향이 배어들었다.장공주는 물론,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참으로 신기하구나!”장공주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유리병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병 자체는 서역에서 포도주를 담는 데 쓰는 유리병이 맞았지만, 병 입구를 교묘하게 개조해 작은 장치를 달아 놓은 것이었다.“솜씨가 참으로 기발하구나. 이처럼 물안개처럼 흩뿌려지는 향료는 난생처음 본다. 어서 말해 보거라. 이를 어찌 만든 것이냐?”소설아가 공손히 답했다.“공주 마마께 아룁니다. 향료를 증류하고 정제하여 얻어낸 정수입니다. 저는 이를 향로라 부릅니다. 이 향은 은방울꽃 향로라 하시면 됩니다.”그녀는 차분히 설명을 이었다.“손목에 살짝 뿌려 두시면 움직일 때마다 향기로운 기운이 은은하게 퍼져 나갈 것입니다. 향낭을 지니는 것보다 향기가 오래 머물고, 사용하기에도 훨씬 간편합니다.”이는 그녀가 우연히 손에 넣은 조향 서책에 적혀 있던 방법이었다. 바다 건너에서 온 어느 유람객의 비법인 듯했다. 원래 향을 배합하는 일을 좋아하던 그녀가 호기심에 몇 번 시도해 본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성공할 줄은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대하에서 향을 만들고 배합하는 일은 무척 고상하고 우아한 취미로 여겨졌다. 이토록 특별한 향을 만들어 낸 데다 발상까지 참신하니, 소설아는 단숨에 연회장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주인공이 되었다.“향로라. 이름도 참 좋구나.”장공주는 유리병에서 좀처럼 손을 떼지 못했다.“또 어떤 향로가 있느냐?”소설아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지금은 매화, 계화, 치자화, 소창란, 단향목 향로 정도가 있습니다. 마마께서 특별히 좋아하시는 향이 있으시다면 하명해 주시옵소서. 평소 향 짓기를 좋아하오니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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