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운이 황급히 사과했다. “낭자,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앞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탓입니다.”사과하는 태도는 진실하고 눈빛은 맑았으나, 정작 손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소명지는 즉시 불같은 성질을 누르고, 고상한 목소리를 꾸며내며 말했다. “아, 아닙니다. 자책하실 것 없습니다. 제 잘못도 있는걸요. 제가 너무 급하게 걷느라 미처 살피지 못했습니다.”소명지가 워낙 빨리 걸었던 탓에, 뒤따라오던 규연은 이제야 간신히 쫓아온 참이었다.규연은 웬 낯선 사내가 소명지를 껴안고 있는 것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노발대발하며 소리를 질렀다. “대체 누구시기에 감히 우리 아가씨를 붙잡고 놓지 않으시는 겁니까! 당장 저희 아가씨를 놓아주십시오! 지금 손을 놓지 않으시면 가만두지 않겠습니다!”규연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달려들어 떼어내려 하자, 주모운은 그제야 허둥지둥 손을 놓았다.손을 놓은 후, 그는 얼굴을 붉히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연신 읍을 하며 사과했다.“죄송합니다. 제가 순간 당황하여 미, 미처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범했습니다.”주모운은 얼굴이 순식간에 귀밑까지 붉어졌다. 턱이 가슴에 닿을 만큼 고개를 푹 숙인 모습에서는 순박함이 그대로 묻어났다.그때 옆에서 하인 하나가 황급히 달려와 공손히 말했다.“아가씨, 죄송합니다. 저희 도련님께서는 생각에 잠기시면 주변을 잘 살피지 못하십니다. 결코 고의가 아니었으니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소명지 역시 얌전하게 예를 표했다. “나는 괜찮으니, 얼른 도련님을 모시고 가보거라.”그녀는 단번에 이 남자가 방금 화청에서 길을 잘못 들었던 사람임을 알아보았다. 원래 재주가 뛰어난 사람들은 어딘가 엉뚱하고 고지식한 구석이 있는 법이었다. 소명지는 그가 무례하다기보다는 오히려 약간 귀엽게 느껴졌다.규연이 소리쳤다. “아가씨, 괜찮긴요! 꽃신이 다 더러워졌지 않습니까.”시선을 내려 꽃신을 살펴보니, 흙먼지가 잔뜩 묻은 데다 끝에 장식된 진주 한 알까지 비뚤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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