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Bab 161 - Bab 170

378 Bab

제161화

피부도 매끄럽고 뽀얀 게 청순하면서도 관능적인 매력이 흠뻑 흘렀다.‘태혁이가 푹 빠질 만도 하네.’“그쪽이 온세아 씨인가요?”권민지가 눈을 가늘게 뜨고 온세아를 위아래로 훑어보면서 그녀에게 다가갔다.“네. 제가 온세아인데 누구시죠?”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생김새를 보면 권태혁의 가족 같긴 했으나 정확히 어떤 사이인지는 가늠할 수 없었다.“난 태혁이 누나 권민지예요.”권민지가 자기소개하며 온세아에게 악수를 건넸다. 온세아가 예의 바르게 악수하며 인사했다.“안녕하세요.”고급 맞춤 의상에 우아한 메이크업을 한 권민지는 고귀하고 기품 있는 분위기를 풍겼다.온아정이 보여줬던 오만함이나 안하무인 같은 태도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이런 사람이야말로 상류층의 교양 있는 재벌 딸이 아닐까 싶었다.권민지가 소파에 앉으라고 한 뒤 박은선에게 차를 내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다시 온세아를 보며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어떻게 하면 내 동생 곁을 떠날 건가요?”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막장 드라마에서나 보던 신데렐라에게 돈 봉투를 내밀며 헤어지라고 종용하는 뻔한 스토리가 그녀의 인생에서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권태혁의 누나가 사리 분별에 밝고 기품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사람을 잘못 본 모양이었다.“솔직히 말해서 세아 씨한테 악감정이 있는 건 아니에요. 내 동생이 마음에 품은 여자이니 분명 괜찮은 분이겠죠. 하지만 세아 씨가 유부녀라고 들었어요. 난 내 동생이 남의 결혼에 끼어들어 남들 손가락질이나 받는 상간남이 되는 꼴은 절대 못 봐요. 이 마음 부디 이해해 줬으면 좋겠어요.”권민지가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설명했다.온세아의 마음속에 자리했던 불쾌감이 어느 정도 가시면서 권민지의 행동도 조금 이해가 되었다.“대표님을 위하시는 마음은 잘 알겠지만 아무래도 헛수고하신 것 같네요. 어젯밤에 이미 대표님과 확실히 정리했거든요.”권민지가 멈칫했다. ‘다 정리했다고? 내가 한발 늦었네.’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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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2화

“대표님...”온세아가 집을 나가겠다고 얘기하려던 그때 권태혁이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우리 집에 계속 있어. 내가 당분간 들어오지 않을 테니까.”그러고는 온세아가 뭐라 하기도 전에 권민지를 끌고 나가버렸다....그 후로 거의 일주일 동안 온세아는 권태혁의 그림자조차 보지 못했다.권태혁의 별장을 떠나기 싫어서가 아니라 박은선이 못 나가게 막아서였다. 온세아가 이대로 떠나버리면 틀림없이 권태혁이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거라며 우는소리를 하는 바람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권태혁에게 똑바로 말하려고 연락도 해봤다. 하지만 온세아의 전화를 받지 않았고 메시지를 보내도 묵묵부답이었다.어쩔 수 없었던 온세아는 강준우에게 연락해 전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되돌아오는 건 권태혁이 D국으로 출장을 떠났으니 무슨 일 있으면 그가 귀국한 후에 다시 얘기하라는 대답이었다.온세아는 권태혁이 갑작스럽게 D국으로 떠난 게 BC 프로젝트 협력 재개 건과 관련이 있을 거라 짐작하고 더 이상 귀찮게 굴지 않았다.매일 권태혁의 별장에 틀어박혀 이채린과 연락하는 것 말고는 그 누구와도 연락을 주고받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밤, 온세아가 잠들기 전 SNS를 보다가 온아정이 새로 올린 사진 여러 장을 보게 되었다.온아정과 구형민이 성해연에게 생일 파티를 해주는 사진이었다. 두 사람이 성해연의 양옆에 서서 함께 생일 케이크를 자르고 있었다.사진 속 성해연의 얼굴에 여태껏 온세아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환한 웃음꽃이 피어 있었다.온세아는 그 사진들이 너무나 눈에 거슬렸다.아직 구형민과 이혼하지도 않았는데 온아정이 구형민과 함께 보란 듯이 성해연의 생일을 챙겨줬다. 그들이야말로 진짜 가족인 것처럼 구는 모습에 지독한 혐오감이 치밀었다.그날 밤 온세아는 끔찍한 악몽을 꿨다. 꿈속에서 성해연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온세아의 가슴에 칼을 찔렀다.성해연이 혐오 가득한 눈빛으로 온세아를 쳐다봤다.“네가 죽어야만 아정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안 돼!”온세아가 비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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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온세아가 별다른 생각 없이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아직 안 잤어?”매력적인 익숙한 목소리에 온세아가 소스라치게 놀랐다.‘권태혁? 돌아온 거야?’“자다 깼어요. 물 마시려고요.”온세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서둘러 대답했다.“언제 돌아왔어요?”권태혁이 소파에 기대앉아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권태혁은 애초에 출장을 가지 않았다. 강준우더러 D국으로 떠났다고 전하라고 한 건 온세아가 마음 편히 집에 머물기를 바라서였다.그동안 권태혁은 매일 밤 온세아가 잠든 후에야 집으로 돌아왔고 그녀가 눈을 뜨기 전에 집을 나섰다. 하여 온세아는 그를 한 번도 마주치지 못했고 강준우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으며 권태혁이 정말 해외에 나간 줄로만 알고 있었다.오늘 밤 술자리가 평소보다 늦게 끝났다.권태혁이 귀가하자마자 온세아의 방에 들러 그녀를 살폈다. 깊은 잠에 빠진 그녀를 바라보던 권태혁의 심장이 거세게 요동쳤고 온몸이 후끈 달아올랐다.참을성이 없었더라면 그녀를 또 건드렸을 것이다.방에서 나온 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거실 소파에 앉아 연신 담배를 피우며 몸속의 열기를 식혔다.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렸다.권태혁은 소리만 듣고도 온세아임을 직감했다. 그 순간 억눌러왔던 뜨거운 갈증이 다시금 무서운 기세로 치솟았다.소파 가장자리를 꽉 움켜쥐자 손등 위로 핏줄이 튀어 올랐다.권태혁이 아무 대답이 없어도 온세아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주방으로 들어가 냉장고를 열고 시원한 생수 한 병을 꺼냈다.막 뚜껑을 따려던 찰나 마디가 굵고 커다란 손 하나가 눈앞에 나타나더니 온세아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생수를 빼앗아갔다.온세아가 멍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권태혁이 어느새 주방까지 다가와 있었다.그녀의 시선이 그에게 닿은 순간 그가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왔다. 넓고 탄탄한 가슴팍이 온세아의 가녀린 등에 빈틈없이 밀착되었다.“밤엔 찬 거 마시지 마.”권태혁이 온세아의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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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좀 멀리 떨어져 주면 안 돼?’하지만 이 말을 입 밖으로 꺼내면 온세아가 혼자 착각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결국 옆으로 슬그머니 피하는 동시에 물을 마시면서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온세아가 단숨에 절반 이상을 들이켰다. 악몽 때문에 타들어 가던 목의 갈증이 조금 가신 듯했다.컵을 내려놓고 돌아서려던 그때 권태혁이 온세아가 마시던 컵을 집어 들더니 4분의 1 정도 남은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그 모습에 온세아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대표님이 내가 마시던 물을 마셨어? 안 더럽나?’“대표님...”온세아가 놀란 눈으로 그를 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그녀와 시선을 마주한 순간 권태혁이 그녀의 눈빛 속에 담긴 의문을 읽어낸 듯했다.“전에 키스할 때 네 침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몰라.”그가 온세아를 보며 웃을 듯 말 듯했다.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순식간에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몸 안에서 알 수 없는 뜨거운 열기가 피어올랐다.‘젠장. 키스하면서 침을 삼킨 것까지 들먹이면서 날 놀리다니. 한밤중에 그걸 어떻게 견뎌?’그녀의 심장이 튀어나올 것처럼 쿵쾅거렸다. 서둘러 주방을 나가려고 몸을 홱 돌렸다.그런데 걸음이 너무 빨랐던 탓에 주방의 계단을 미처 보지 못하고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다.그 순간 권태혁이 힘 있는 긴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품으로 끌어당겼다.살이 맞닿자마자 온세아는 온몸에 전류가 흐른 것처럼 찌릿했다.버둥거리며 벗어나려 했지만 권태혁이 온세아의 허리를 더욱 꽉 끌어안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칠흑처럼 어두웠고 강렬한 소유욕이 스며들어 있었다.온세아는 더 이상 그와 눈을 마주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가 이토록 가까이 다가올 때마다 온세아가 얼마나 괴로운지 하늘만 알 터.‘병이 또 발작한 것 같아. 급하게 이사 오느라 약도 못 챙겨 왔는데. 망했어. 어떡해?’온세아가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던 그때 권태혁이 갑자기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으며 번쩍 들어 올렸다.“뭐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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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온세아의 짙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나의 약이 되어준다고? 무슨 뜻이지?’온세아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권태혁이 침대 위로 올라와 그녀를 덮쳤다. 그러고는 그녀의 목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온세아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 온몸이 굳어버렸다.‘지금 내 목에 키스를? 이건 너무 야릇하잖아...’그녀가 본능적으로 그를 밀쳐냈다.“하지 마세요!”하지만 권태혁은 멈추기는커녕 되레 그녀의 손을 더욱 꽉 움켜쥐고 다시 붉은 입술에 입을 맞췄다.온세아의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니 두 눈을 크게 떴다. 몸이 감전된 것처럼 팽팽하게 굳어버렸다.권태혁은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다. 사실 진작 그녀에게 마음껏 입 맞추고 싶었다. 온세아가 이곳에 머무는 동안 권태혁이 얼마나 참았는지 하늘만 알 터.그녀는 거절하고 싶었으나 몸이 그에게 순응하고 있었다.권태혁과 입을 맞추고 스킨십하면 병이 발작할 때의 괴로움이 완화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어떻게 이럴 수가? 대표님이 정말로 나의 약이었던 거야?’권태혁의 입맞춤이 거칠지 않았고 그녀를 조금씩 빨아들이기만 했다.혀끝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가 잇몸을 스쳤다. 온세아는 그를 받아들이지 않고 입을 꽉 다물었다.아직 이성의 끈을 잡고 있었다. 그들이 이래서는 안 된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온세아의 허리를 감싸던 권태혁의 손이 어느새 잠옷 안으로 파고들어와 때론 가볍게, 때론 묵직하게 주무르기 시작했다.뜻밖에도 그녀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편안함을 느꼈고 심지어 더 많은 걸 원하게 되었다. 만약 지금 그를 밀쳐내지 않는다면 큰일이 벌어질 게 분명했다.“대표님, 이러지 마세요...”온세아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애원했다.권태혁은 목구멍이 바짝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고 심장이 터질 듯이 요동쳤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멈출 수 있단 말인가?그의 입맞춤에 온세아는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와 옷자락이 스치는 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가득 채웠다.권태혁의 가슴이 격렬하게 들썩였고 이마에 핏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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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6화

온세아는 정신이 몽롱했다. 몸 안에서 뜨거운 불길이 멋대로 날뛰는 기분이었다.권태혁이 입을 맞출 때마다 괴로움이 조금씩 가라앉았다. 그가 그녀를 어루만지고 더 깊이 파고들수록 편안했고 그를 점점 더 간절히 원했다.온세아의 병은 권태혁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온세아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원하는 게 오직 그의 육체뿐이라는 것을.만약 이 순간 몸의 반응에 굴복해 정말 그와 선을 넘는다면 앞으로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온세아가 욕망의 소용돌이에서 빠져나오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 하지만 권태혁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가만히 있어. 내가 도와줄게...”권태혁의 두 눈에 뜨거운 불길이 타오르고 있었고 목소리도 심하게 갈라졌다.온세아는 그가 무엇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고 몸은 이미 저항할 힘을 잃은 상태였다.권태혁의 입술이 아래로 내려가 그녀의 희고 가느다란 다리에 닿았다.그녀의 속눈썹이 나비의 날개처럼 파르르 떨렸고 마비될 듯한 감각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다음 날 아침 침실 안으로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온세아가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실로 오랜만에 맛보는 단잠이었다.어젯밤 권태혁에게 ‘치료’를 받은 덕분인지 몸이 한결 가볍고 개운했다. 그러다가 간밤에 권태혁에게 치료받던 과정이 떠오른 순간 온세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심장도 빠르게 뛰었다.비록 끝까지 가지는 않았지만 권태혁은 그녀를 위해...구형민과 결혼해 살면서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다. 그런데 다른 남자와, 그것도 직장 상사와 이런 자극적인 일을 벌이다니.온세아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권태혁이 이미 회사로 출근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을 터.그녀는 서둘러 이불을 걷어내고 욕실로 가서 씻었다.씻고 나왔을 때 휴대폰이 울려 확인해보니 온씨 가문 본가의 유선 전화였다. 잠시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작은 아가씨, 사모님이 어젯밤에 들어오지 않으셨어요. 휴대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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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7화

조동윤이 며칠째 자취를 감추고 나타나지 않았던 건 죄를 지어 도망친 것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죄를 인정하다니, 이는 분명 권상진의 계략일 것이다.“조동윤이 경찰 조사에서 본인이 BC 기획서를 훔쳤고 이를 온세아 씨에게 뒤집어씌웠다고 자백했습니다. 또한 입을 막으려 살인 청부까지 했다고 인정했고요. 이 모든 일이 본인의 단독 범행이며 공범이나 배후는 전혀 없다고 했어요.”권태혁의 검은 눈동자에 날카로운 빛이 스쳤다.“몸통을 지키기 위해 꼬리를 자르기로 했구나.”권태혁이 바짝 조여오는 데다 해외 사업체들까지 연달아 문제가 터지자 권상진 쪽에서도 더는 버티지 못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더 이상 권태혁과 맞붙을 여력이 없었다.강준우가 덧붙였다.“조동윤이 갑자기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 자수한 점을 보면 누군가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커요.”“상대 쪽에서 작정하고 조동윤을 버리기로 했다면 배후를 끌어낼 증거를 더 찾기는 어려울 거야. 대외적으로 설명할 명분이 생겼으니 이 일은 일단 여기까지만 하자.”강준우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할 말이 남은 듯 머뭇거렸다.“대표님...”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할 얘기 더 있어?”강준우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이 사건이 마무리되었으니 이제 온세아 씨의 혐의도 완전히 벗겨진 거겠죠? 그럼 다시 출근해도 되지 않나요?”그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준우를 쳐다봤다.“세아 씨를 엄청 걱정하네? 혹시 좋아해?”목소리에 서늘한 경고와 위압감이 서려 있었다.강준우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저었다.“대표님, 오해입니다. 저와 세아 씨는 그냥 평범한 친구 사이일 뿐이에요. 제가 대표님의 연적이 될 리가 없지 않습니까!”뒷말을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런데 권태혁이 듣고도 딱히 부정하지 않았다.“강 비서가 상관할 일이 아니면 신경 쓰지 마.”권태혁의 경고에 강준우는 흠칫 놀랐다가 인사를 건네고 사무실을 나섰다.‘세아 씨가 대표님께 보통 존재가 아닌 건 확실해.’강준우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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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온세아가 말했다.“여기 CCTV 좀 확인할 수 있을까요?”매니저가 딱딱한 표정으로 거절했다.“죄송하지만 그건 안 됩니다.”“저의 엄마가 여기서 사라지셨다고요.”온세아의 말에 매니저가 엄숙하게 말했다.“그건 아가씨의 의심일 뿐 아무런 증거도 없잖아요. 그리고 이곳은 회원제 클럽이라 모든 손님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의무가 있습니다. 선례를 남길 수는 없습니다.”온세아가 간곡히 사정해 보았으나 매니저는 끝까지 안 된다고 했다.어쩔 수 없이 구형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자마자 구형민이 내뱉은 첫마디는 이러했다.“법원에 갈 시간이 났나 보지?”온세아가 마음을 가라앉히려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법원은 언제든지 갈 수 있어. 물어볼 게 있어서 전화했어.”구형민은 그녀가 이혼하지 말아 달라며 애원하려고 전화한 줄 알았다. 그런데 법원은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소리에 불쾌감이 저도 모르게 치밀었다.언제부터 그가 그녀에게 이토록 쉽게 버려질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단 말인가?“무슨 일인데?”구형민이 짜증을 내며 물어도 온세아는 아랑곳하지 않고 급히 말을 이었다.“어젯밤에 온아정이랑 같이 우리 엄마한테 생일 파티 해줬지? 엄마가 그 뒤에 어디로 갔는지 알아?”구형민이 딱 두 글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렸다.“몰라.”사실 이 전화를 받기 전 구형민은 온아정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온세아가 무엇을 묻든 무조건 모른다고 하라는 지시였다.온아정의 말대로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성해연의 행방을 물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알려줘야 하나?’구형민이 눈을 가늘게 뜨더니 결국 온아정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매니저가 옆에서 온세아의 표정을 살폈다. 그녀가 통화하고도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한 듯 보이자 매니저가 적절한 시점에 말을 건넸다.“그러고 보니 아가씨의 언니분이 요즘 매일 저희 가게에 오셨어요. 언니분한테 직접 물어보시는 건 어떨까요?”온세아가 고개를 번쩍 들었다.“온아정 지금 어느 룸에 있어요?”“보통은 1006번 룸에서 밤새도록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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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온세아가 몇 걸음 다가가 그녀 앞에 섰다.“우리 엄마 어디 있어?”온아정이 다리를 꼬고 앉아 콧방귀를 뀌었다.“웃겨서 원. 네 엄마가 어디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어제 엄마 생일이었잖아. 언니가 같이 있었던 거 아니야?”온세아의 추궁에 온아정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더니 도발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다.“그렇다면 어쩔 건데?”일부러 성해연과 생일을 보내 온세아의 속을 뒤집어 놓으려 했던 그녀의 계획이 완벽히 성공한 셈이었다.“엄마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언니라면 분명히 어디 있는지 알 텐데.”온세아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자 온아정이 그녀를 흘겨보며 코웃음을 쳤다.“내가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라는 증거 있어? 어제 형민이랑 같이 너의 엄마한테 생일 파티를 해준 건 맞지만 우리 다 취해서 그 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이 안 나.”그녀가 입술을 깨물며 분노를 삭였다. 온아정이 일부러 그녀를 괴롭히려고 사실을 숨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어떻게 해야 엄마가 어디 있는지 말해줄 건데?”온세아가 주먹을 꽉 쥐었다.그런 그녀를 보며 웃는 온아정의 미소가 어딘가 섬뜩했다.“저기 탁자 위에 있는 술 보이지? 저걸 다 마시면 기억이 날지도 모르겠네.”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탁자 위의 술을 쳐다봤다.‘저 많은 술을 혼자 다 마시라고?’“싫으면 말고.”온아정이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다급한 기색의 그녀를 살폈다.“아니, 마실게.”어머니를 찾으려면 마셔야 했다.온세아가 마음을 독하게 먹고 술을 들이켜기 시작했다. 처음엔 잔을 쓰다가 나중에는 아예 병째로 마셨다. 목구멍부터 위장까지 타들어 가는 듯했다.오늘 밤 룸에 모인 사람들이 모두 금수저들이라 술도 전부 좋은 술이었다.한 병밖에 마시지 않았는데 벌써 취기가 올라왔다. 하지만 온세아는 멈추지 않았다.마지막 병까지 모두 비운 온세아는 온몸을 바들바들 떨며 바닥에 쓰러졌다. 이제는 몸을 일으킬 수조차 없었다.“아정 언니, 제대로 취했는데?”누군가 다가와 온세아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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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한편 다른 VIP 룸.권태혁이 자리에 앉은 지 5분도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일어났다.사실 오늘 배신우의 체면을 봐서 그가 새로 개업한 클럽에 얼굴을 비춘 것이었다. 머릿속에 온통 온세아에게 가야겠다는 생각뿐이라 이곳에서 더 지체할 여유가 없었다.“태혁아, 오자마자 가려고? 급한 일 있어?”진하성이 서둘러 그를 불러 세우자 배신우도 따라와 거들었다.“그러게. 좀만 더 앉아 있다 가.”권태혁이 뭐라 하려던 찰나 문이 벌컥 열렸다.“하성아, 내가 방금 1006번 룸에서 누굴 봤는지 알아? 네 와이프 온아정을 봤어.”방금 1006번 룸에서 나온 설시원이 그들의 룸으로 들어오며 진하성에게 말했다. 그 소리에 진하성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왜 쓸데없이 그 여자 얘기를 꺼내고 그래?”배신우가 설시원을 툭 걷어찼다.“저리 가, 저리. 하성이가 이혼 준비하는 거 몰라?”지금 진하성이 가장 싫어하는 게 바로 누가 온아정의 얘기를 꺼내는 것이었다. 상황 파악을 못 한 설시원이 혼자 중얼거렸다.“방금 온아정이 거기서 온세아한테 테이블에 있는 술을 다 마시라고 하는 걸 봤다고...”“뭐라고?”“어느 룸이야?”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하성과 권태혁이 동시에 물었다.권태혁이 설시원에게 달려들어 멱살까지 쥐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설시원이 화들짝 놀랐다.“1006번. 그런데 지금쯤 온아정은 나갔을걸? 온세아를 양천호한테 넘겨줬거든.”설시원이 숨김없이 전부 말했다.권태혁이 그의 멱살을 풀고 재빨리 룸을 뛰쳐나갔다. 진하성이 그 뒤를 바짝 쫓았고 배신우 역시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으며 서둘러 따라갔다.‘세상에나. 태혁이랑 하성이를 동시에 건드려버렸어. 앞으로 장사를 제대로 할 수 있으려나?’...권태혁이 1006번 룸을 문을 박차고 들어갔을 때 온세아의 비명이 그들의 귓전을 때렸다.그가 쳐들어간 뒤 진하성과 배신우도 곧장 그 뒤를 따랐다.룸 안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고 짙은 피비린내가 진동했다.온세아가 넋이 나간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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