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몸이 반응하고 말았다.‘젠장.’권태혁이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평소 평정심 하나만큼은 자신 있었건만 왜 이 여자 앞에서만 서면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지금 당장이라도 욕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안에서 씻고 있는 여자를 거칠게 품에 안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그때 때마침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권태혁이 정신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아보니 변호사 하진욱이었다.“대표님, 현재 제출된 증거들로 미루어 볼 때 경찰은 세아 씨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잠정 결론 내린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건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에요. 무엇보다 어젯밤 병원으로 실려 간 양천호가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요.”“만약 중상해 판정을 받게 된다면 상황이 꽤 까다로워질 겁니다. 게다가 양씨 가문에서 경찰 쪽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며 세아 씨를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자칫하면 다시 구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권태혁이 미간을 찌푸렸다.“양천호가 아직도 안 깨어났다고요?”하진욱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네. 양천호가 양씨 가문의 독자라 집안 어른들이 병원에서 난리가 났어요. 복부 상처도 문제지만 듣기로는 그곳도... 크게 다쳤다고 하더군요. 그 집 사람들이 지금 병원 측에 양천호를 꼭 고쳐달라고 난리도 아니에요. 온씨 가문이 나선다 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권태혁의 눈빛이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 하진욱에게 사건을 밀착 감시하고 빈틈없이 처리하라고, 문제가 생기면 즉시 보고하라고 당부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샤워를 마친 온세아는 그제야 갈아입을 옷을 챙겨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입고 있던 옷이 더러워 다시 입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샤워 타올 한 장만 걸치고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만약 권태혁이 아직 방에 남아 있다면 그를 유혹하려 일부러 그런 차림으로 나왔다고 오해할 게 뻔했다.온세아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을 때 밖에서 갑자기 권태혁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아직도 채 못 씻었어? 벌써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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