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차가 앞으로 나아가던 그때, 별안간 날카로운 비명이 울리더니 순식간에 마차가 요동치기 시작했다."아이고!"유씨 노부인의 몸이 크게 덜컹거리며 앞으로 세차게 쏠리자, 유지영은 노부인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다."조심하세요, 할머니!"말은 비명을 지르듯 길게 울부짖더니, 번화가 한복판을 미친 듯이 질주하기 시작했다."할머니!"유지영은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마차가 격하게 흔들리는 바람에 유씨 노부인의 등이 쾅 소리를 내며 마차 벽에 부딪히면서, 노부인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겁에 질린 유씨 노부인은 유지영의 손을 악착같이 쥐고 놓지 않았다."이,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냐?""군주님, 마차가 통제를 잃었습니다!" 밖에서 운민의 급박한 외침이 들려왔다.찰나의 순간, 유지영은 가슴속에서 깊은 증오가 치밀어 올랐다. 차라리 노부인을 마차 밖으로 밀어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이내 이성을 찾고 감정을 추슬렀다. 그녀는 노부인을 꽉 붙잡아 제 등 뒤로 안전하게 감쌌다.이어지는 비명 소리와 함께 마부석에서 급박한 외침이 들려왔다."군주님, 전방에 짚더미가 보입니다! 어서 마차에서 뛰어내리십시오!"어느새 마부석에 오른 운청이 양손으로 고삐를 미친 듯이 잡아당기며 외쳤다."말이 완전히 미쳐서 도무지 제어가 되지 않습니다!"유지영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유씨 노부인을 끌어안고 마차 밖으로 몸을 던졌다. 유지영 덕분에 유씨 노부인은 수북한 짚더미 위에 무사히 착지했으나, 육중한 상반신이 유지영의 다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뒤따라온 시녀들은 사색이 되어 두 사람을 황급히 부축해 일으켰다. 유씨 노부인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급히 물었다."지영아! 괜찮니?"유지영은 핏기가 가신 얼굴로 일부러 극심한 고통을 참고 있는 듯, 눈물 어린 눈으로 유씨 노부인의 전신을 살폈다."할머니, 어디 다치신 건 아니죠?""기특한 내 새끼, 할미는 괜찮다."유씨 노부인은 위기의 순간에 몸을 던져 자신을 구한 유지영에게서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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