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천향루.배현준이 한턱낸다며 부른 네 명의 벗들은 아까의 거만한 기색을 싹 거두고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감히 유지영 쪽은 쳐다보지도 못했다."이쪽은 당씨 가문 차남, 당윤.""기씨 집안 삼남, 기장훈.""류씨 집안 차남, 류운.""온 가문의 여섯째, 온자인."배현준은 한 명씩 소개했다.네 사람은 일제히 일어나 유지영에게 정중히 인사했다."형수님을 뵙습니다."갑작스런 형수님 소리에 당황한 유지영이 일어서려 하자, 배현준은 그녀를 말리며 그들에게 자리에 앉으라 손짓했다.네 사람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유지영도 이들의 악명은 들어본 적이 있었다. 경성에서 제일가는 탕아들로 주색에 빠져 허송세월한다고 소문난 자들이었다.특히 당윤은 배현준 못지않은 악명을 가진 당씨 가문의 적자였다. 당 대인이 서장자를 편애했는데, 그 서장자가 바로 배준형의 수하였다.전생에 유지영도 그 서장자를 본 적이 있었는데, 음습한 눈빛으로 자신을 훑어보던 모습에 몹시 불쾌했던 기억이 났다.나머지 세 명도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깊이 알지는 못했다."이 녀석들은 내 둘도 없는 지기들이다. 바깥의 소문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니, 나중에 천천히 설명해 주마."배현준이 덧붙였다.그 말에 네 사람은 속으로 흠칫 놀랐다.자신들의 속사정까지 부인에게 다 밝히겠다는 건, 배현준이 유지영을 철저히 제 사람으로 인정했다는 뜻이었다."이쪽은 내가 밤낮으로 그리워하던 부인, 유지영이오. 친정에선 돌봐줄 어머니도 안 계셨고 장인어른은 늘 변방에 나가 계셨지. 그러니 그동안 지영이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이 있었다면 다 헛소리니 그리 알게나."그 한마디에 네 사람은 상황을 완벽히 파악했다.술자리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네 사람이 여전히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자, 유지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를 파했다.바깥은 어느새 어둑해져 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왕부로 향했다.돌아오는 길에 배현준은 네 사람의 사연을 들려주었다.다들 하나같이 발톱을 숨기고 있는 자들이었다.겉보기엔 방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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