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블랙 황궁을 퇴사하려다 미친 황제와 엮여버렸다.: Chapter 91 - Chapter 92

92 Chapters

제91화. 첫 춤은 더 이상 춤이 아니었다 (2)

내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그리고 숙부님은 고개를 끄덕였다.“기억의 기록은 상징을 따라 움직인다. 데뷔탕트란 단순한 행사가 아니다. 한 사람의 이름이 세상에 처음 공표되는 의식이지. 루세티아가 남긴 기록은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는 거다.”“그럼 제가 사람들 앞에 서는 순간,”“첫 번째 문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벨리안이 조용히 덧붙였다.“그리고 자하크도 그걸 알고 있을 겁니다.”정원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조금 전까지 흩어졌던 백금빛 조각들은 이제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분수의 물은 아직도 검게 일렁이고 있었다.자하크의 잔향과 루세티아의 파편을 찢어버린 그 어둠에 짓눌린 나는 손목을 움켜쥐었다.그때 카엘루스가 낮게 말했다.“데뷔탕트는 예정대로 진행한다.”“폐하!”카시안 오빠가 바로 반발했다.“지금 제정신이십니까?”“그래.”“막내를 미끼로 쓰겠다는 말로 들립니다만.”그 말에 황실 기사들의 얼굴이 굳었다. 엘릭 경이 아주 작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하지만 카엘루스는 흔들리지 않았다.“미끼가 아니다.”“그럼 뭡니까?”“전장이다.”카시안 오빠의 눈빛이 싸늘해졌다.“그게 더 나쁩니다.”카엘루스는 천천히 나를 보았다.“자하크는 어차피 움직일 거다. 우리가 도망치면, 그는 우리가 준비하지 못한 순간을 고를 것이다.”“…”“하지만 데뷔탕트라면 다르지. 장소와 시간, 참석자 모두 우리가 정할 수 있어.”그의 붉은 눈동자가 깊어졌다.“그날 밤을 함정으로 만든다.”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상하게 숨이 트였다.무서운 건 똑같았다.하지만 조금 전까지는 내가 알 수 없는 곳으로 끌려가는 기분이었다면, 지금은 아주 희미하게나마 발밑에 길이 생긴 것 같았다.카시안 오빠는 나를 보았다.“막내야.”“응.”“너는 어떻게 하고 싶어.”모두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나는 손목의 문양을 내려다보았다.아직도 루세티아의 마지막 목소리가 귓가에 남아 울리는 것만 같았다.— 첫 번째 문이 열린다.사실 지금 당장 방으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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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화. 첫 춤은 더 이상 춤이 아니었다 (3)

뀨가 내 어깨 위에서 작게 울었다.“뀨우.”나는 뀨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살짝 쓰다듬었다.“그래. 나도 알아.”뀨는 내 손목의 문양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아주 조심스럽게 앞발을 가져다 댔다. 그 순간 문양 주변의 별무리가 희미하게 반짝였다.벨리안의 눈이 커졌다.“잠깐.”“왜?”“저 작은 생물, 아니, 정령입니까? 마수입니까? 대체 정체가 뭡니까?”뀨가 벨리안을 노려봤다.“뀨.”“아니 보십시오!! 방금 문양이 반응했습니다!”대현자 K 숙부님도 눈을 가늘게 떴다.“그렇군.”나는 뀨를 품에 안았다.“뀨한테 이상한 짓 하시면 안 돼요.”“아무 짓도 안 한다.”숙부님은 그렇게 말하면서도 뀨를 유심히 보았다.“다만 저 아이도 열쇠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을 듯하군.”“뀨가요?”뀨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 가슴을 폈다.“뀨.”카시안 오빠가 중얼거렸다.“쟤도 이제 평범한 털뭉치가 아니었군.”“원래 평범한 털뭉치 아니었어.”“그래. 우리 집안에 평범한 게 있겠냐.”그 말에 나도 모르게 조금 웃음이 나왔다.정말 이상했다.조금 전까지 신의 파편이 사라지고, 검은 가시가 솟고, 내 손목에 문양이 새겨졌는데, 지금 이 순간 여기 사람들과 함께 있으니 아주 잠깐은 숨을 쉴 수 있었다.대현자 K 숙부님이 지팡이를 짚었다.“일단 황후궁으로 돌아가자. 이 정원은 봉쇄해야 한다.”카엘루스가 바로 명령했다.“엘릭.”“예, 폐하.”“북쪽 정원은 즉시 폐쇄한다. 공식 사유는 마력 오염으로 하지. 황실 마법사단과 기사단 외에는 접근 금지다.”“받들겠습니다.”“벨리안.”“예.”“정원에 남은 잔향을 빠르게 분석해라. 자하크가 어느 틈으로 손을 뻗었는지 찾아.”벨리안이 고개를 숙였다.“명령 받들겠습니다.”카시안 오빠도 짧게 손짓했다.“이클립스는 귀족가 움직임을 감시해. 특히 데뷔탕트 초대장을 받은 집안들. 최근 수상한 접촉이 있는 자들을 전부 추려.”그의 눈빛이 차갑게 빛났다.“누가 자하크의 입이 되어 들어올지 모른다.”그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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