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셋.리비아의 시선이 내 가슴 위에 머물렀다.정말로 남은 숨을 세고 있었다.“아델라인.”에드릭이 내 이름을 불렀다.애타는 남편의 부름이 아니었다.예정대로 멈춘 시계를 확인하는 사람의 목소리였다.그의 손가락이 내 목에 닿았다.“손 떼세요.”리비아가 가까이 다가왔다.“아직 내 아내야.”“사망이 선고되는 순간부터는 제 장례식의 피장례인이에요.”“말을 가려.”“죽인 사람 앞에서 죽음이라는 말을 왜 가려야 하죠?”식당 안의 공기가 가라앉았다.몸을 움직일 수 있었다면 에드릭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아내라는 말을 사랑처럼 사용하던 남자가 그 말로도 살인을 가리지 못하는 순간을.리비아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편히 죽으세요.”에드릭에게 들으라는 듯 또렷하게 말한 뒤, 그녀는 내 손등에 입을 맞췄다.입술이 닿은 채 아주 작게 움직였다.'죽지 마세요.'손가락 사이로 단단한 것이 밀려들었다.작은 열쇠였다.곧 주치의가 들어왔다.눈꺼풀이 들리고 차가운 청진구가 가슴을 눌렀다.싫다고 말할 수도, 몸을 피할 수도 없었다.시신으로 선고되기 전부터 내 몸에는 거절할 권리가 없었다.“맥박과 호흡이 없습니다.”“다시 확인해.”두 번째 검사가 이어졌다.나는 속으로 열까지 세었다.열에 닿기 직전 주치의가 청진구를 거뒀다.“아델라인 로엔베르크 벨리어드 공작부인께서 오후 여덟 시 십칠 분,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하셨음을 확인합니다.”펜촉이 종이를 긁었다.독살도 위조 유언장도 기록되지 않았다.병사한 아내와 슬픔에 잠길 남편만 남았다.장례 계약서 가장자리의 붉은 글자가 번쩍였다.효력 발생.동시에 왼쪽 손목이 타들어 갔다.살갗 위로 검은 글자가 번져 나왔다.소유자, 리비아 모렌.죽은 뒤 처음 얻은 것은 자유가 아니라 새로운 주인이었다.에드릭이 낙인을 확인하는 순간 입가가 일그러졌다.멀리서 첫 번째 장례종이 울렸다.리비아가 사망 진단서를 가져갔다.“이제 부인의 장례와 시신에 관한 권한은 제게 있습니다.”“계약을 취소
최신 업데이트 : 2026-07-02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