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 수아가 왜요?”탕비실 문을 부술 듯이 열고 나온 것은 서나래와 태풍,그리고 대기 중이던 차도훈 소방교였다.도훈의 얼굴에서 장난기 어린 미소가 단박에 가라앉았다.“가스 누출 신고가 들어와서 민수아 순경이 현장 확인하러 갔는데, 상가 진입 직후에 무전이 끊겼답니다. 현재 그 지역 침수가 시작돼서 차량 진입이 불가능합니다.”통제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도훈이 구조 장비 가방을 어깨에 메고 나섰다.“내가 갑니다.”“차 소방교, 혼자는 위험해. 해경 구조대랑 같이 가.”센터장의 지시에 도훈이 고개를 돌려 태풍을 보았다.태풍은 이미 구명줄과 도끼를 챙겨 든 상태였다.두 남자의 시선이 교차했다.불과 얼음의 대치 같았다.“강 경장님, 현장 지리는 제가 더 잘 압니다. 발목 잡지나 마십시오.”도훈이 능글맞게 웃으며 툭 던졌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았다.“소방관님이야말로 장비 무게 때문에 물에 가라앉지나 마십시오. 인양하기 번거롭습니다.”태풍 역시 낮고 건조한 목소리로 받아쳤다.두 남자가 출동하려는 찰나, 서나래가 구급 배낭을 메고 그들 사이에 끼어들었다.“저도 갑니다.”“안 됩니다.”“너 미쳤냐, 서나래?”태풍과 도훈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태풍은 원칙주의자답게 얼굴을 굳혔고,도훈은 오랜 남사친의 사적인 걱정을 숨기지 않았다.“가스 누출이면 폭발이나 흡입 사고 환자가 무조건 나옵니다. 현장 처치할 의사 필수예요. 그리고 차도훈, 너는 그 내 걱정 할 시간에 민 순경님 구할 생각이나 좀 해.”서나래의 불도저 같은 태도에 도훈이 한숨을 쉬며 태풍을 돌아보았다.“강 경장님, 보시다시피 이 기지배 고집은 대통령이 와도 못 꺾습니다. 대신, 현장에서 내 여(사)친한테 까칠하게 굴기만 해봐요. 소방 호스로 물줄기 맛 좀 보여줄 테니까.”도훈의 도발적인 경고에 태풍이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현장 지휘관은 접니다, 차 소방교. 당신 여사친이든 누구든, 안전은 내 원칙 안에서 내가 지킵니다. 선 넘지
Last Updated : 2026-07-1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