تسجيل الدخول“네가 가면 나도 가.”
“내가 안 가면?”
“나도 안가.”
어이없다는 듯 그녀가 피식 웃었다.
“그런게 어딨어.”
“여기 있어.”
고집 부리는 아이를 보는 것처럼 얼굴에 걱정이 떠올랐다.
“회사 물려받으려면 유학 다녀와야하는 거 아니야?”
“너랑 떨어지면서까지 가야할 정도로 회사가 의미있지 않아.”
물끄러미 그의 얼굴을 내려다 보다 입을 열었다.
“그럼 유학 가고 싶어?”
“응. 가고 싶어.”
선우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왔다.
“왜 가고 싶은데?”
“같이 유학 가면 우리 둘만 있을 수 있잖아.”
어이없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처럼 은성이 헛웃었다.
“우리 지금도 충분히 붙어있어. 같은 집, 같은 학교, 같은 학원에 있잖아. 심지어 등하교도 같이 하는데?”
말이 이어질수록 선우의 입이 조금씩 나왔다.
“같은 집에 살아도 너는 별채에 있어. 집에서 이렇게 맨날 둘이 있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학교에서는 다른 애들하고 다 같이 있어. 학원도 마찬가지잖아. 이게 어떻게 붙어있는 거야? 설마 은성이 너는 나랑 더 붙어있고 싶지 않아?”
“그럴리가… 붙어있고 싶어. 나도.”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사실 은성도 그렇게 느끼진 못했다. 붙어있어도 고3이었고 온전히 둘이서만 있는 시간은 부족했다. 그나마 작년에는 데이트를 하러 자주 나갈 수 있었지만 고3이 되고부터는 선우의 방에 들어오는 것 외에는 둘만 있을 시간이 없었다.
“정말 붙어있고 싶어? 공부하는데 정신 팔린 거 같던데.”
“정말 같이 있고 싶어.”
“그럼 왜 같이 공부 안 해?”
선우가 조르듯 은성의 옷소매를 잡고 흔들었다. 얼굴을 살피는 모습이 그간 궁금했는데 참아온 모양이다. 은성은 부드럽게 선우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같이 공부하면 신경이 다 너한테로 가. 어떻게 공부에 집중해?”
그 한마디에 그의 입꼬리에 춤을 췄다. 그러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렇게 내가 좋아?”
은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고개를 숙여 그의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였다.
“정말 좋아. 사랑해.”
대답을 기다리듯 그녀가 지그시 그의 눈을 바라봤다. 그러나 눈동자가 떨릴 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쓴 웃음이 그녀의 입가에 떠올랐다. 그러나 깊은 애정을 표현하듯 그녀의 입술은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선우는 달려들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천천히 음미했다. 은성이 자신을 먼저 원할 때마다 가슴 깊숙한 곳까지 저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 순간을 노래 음미하고 싶었다. 하지만 갈구하는 욕망은 그가 어떻게 할틈없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눈깜짝할 사이에 몸을 일으켜 그녀를 자신의 몸 아래 깔리게 만들었다.
“박선우, 놀랐잖아.”
“미안해.”
달뜬 호흡을 뱉어내며 그가 입술을 삼켰다. 부드러운 키스가 격렬하게 변한 건 순간이었다. 입술로 서로를 탐하는 소리가 방을 울렸다.
“조금만 더 천천히…”
애원하는 듯한 은성의 목소리가 선우는 더 달아오르게 했다. 상기된 뺨과 무언가에 홀린듯 초점에 흐려진 눈빛이 이런 그녀의 모습을 오래전부터 기다려왔다는 것을 말해주었다. 참아왔던 욕망이 고개를 쳐들었다. 손이 그도 모르게 셔츠 안을 파고 들었다. 키스에 너무 집중한 탓에 그녀는 이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의 손이 가슴에 닿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 밀어냈다.
“아직… 준비가 안됐어.”
“준비는… 대체 언제 되는거야?”
그의 침울한 반응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대학 가고… 그때 생각하자. 미안해.”
“미안하다고 말하지 마. 네가 날 원하지 않는 거 같아서 싫어.”
“알았어…”
은성이 벌떡 소파에서 일어나 도망치듯 방을 나섰다.
*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은성은 책상에 앉았다.
“한은성 공부나 하자.”
하지만 공부에 조금도 집중할 수 없었다. 계속 아까 침울한 선우의 얼굴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톡 보내볼까?”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연락을 하면 그는 별채로 찾아올 것이고 다시 진한 키스가 이어질 것이다. 그 이후에는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컸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는 너무 명확했다. 평소 그는 절제력이 컸다. 정해진 양만큼은 밥을 먹고, 해야하는 운동을 귀찮아도 꾸준히 했다.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유독 스킨십 문제에 있어서 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같이 공부를 안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같이 있으면 그녀가 공부에 집중을 못하기도 했지만 둘이 있으면 분위기가 그런쪽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갔다. 정확히는 그의 의도대로 흘러갔다.
은성이라고 스킨십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아니 좋았다. 좋아하는 사람과의 스킨십이 어떻게 싫을 수가 있겠는가. 그와 관계를 맺는 꿈을 여러 번 꾸기도 했다. 하지만 결정적은 순간에 그녀는 항상 도망쳤다. 고등학생이어서, 공부에 집중해야할 고3이어서는 명목상의 이유일뿐 진짜 이유는 되지 못했다.
은성은 핸드폰을 응시했다. 태용에게 보낸 메시지의 1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았다. 클럽 다녀온 다음날부터 태용은 연락이 되지 않았다.이전처럼 질척거리면서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학교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다. 누가 이런 일을 했을지는 뻔했다. 선우밖에 더 있겠는가.그걸 너무 잘 알아서 열받았다. 얼음이 잔뜩 들어간 아이스티를 마시는데도 진정이 되지 않았다. 그때 도희가 카페로 들어와 앞에 앉았다.“하아… 숨차.”은성이 미리 시켜놓았던 딸기 라떼를 내밀었다. 도희는 딸기 소다를 더 선호했지만 카페에서는 잘 팔지 않았다. 시원하게 라떼를 들이키고 나서야 은성이 조심스럽게 물어봤다.“뭐래?”“걔네들하고도 그날 이후로 연락이 싹 끊겼어.”도희가 말하는 ‘걔네’는 태용과 어울리는 무리들이었다. 그의 소식에 대해서 아는 게 있는지 도희에게 염탐을 시켰다.직접 하고 싶었지만 태용이 사라진 이후 은성이 다가가기만 하면 기겁하고 멀어져서 그럴 수가 없었다.“그럼 선우가 진태용을 뭐라고 협박했는지 들은 얘기도 없겠네?”대체 뭘로 협박했길래 사람이 하루 아침에 그렇게 사라질 수 있는건지 궁금했다. 주변을 싹 살펴본 도희가 입을 열었다.“걔들 말로는 여자 문제인 거 같대.”“여자?”“진태용이 양다리 걸치다가 걸려서 여자가 학교에 찾아와서 난리친적이 있었나봐.&
선우가 룸 안으로 들어섰다. 앉아있던 선희가 그를 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왔니?”“네.”일어나서 반길 정도로 살가운 사이가 아니었다. 일어난다고 해도 포옹이라도 할 수 있냐하면 그렇지도 않다.선희의 신체 일부가 닿는 즉시 선우는 화장실로 달려가야했다. 선우는 선희에게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 앉았다.그녀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면서 자리에 다시 앉았다. 금방 음식이 나왔다. 코스요리는 맛있고 깔끔했으나 그에게 별다른 감상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그저 궁금했다.‘은성이가 좋아할까?’은성은 중국 음식을 좋아했다. 하지만 이런 곳에 같이 와서 코스 요리를 먹어본적이 없었다. 아직 해보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하고 싶은 것도 너무나 많았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내내 조용한 식사가 이어졌다. 마지막 후식이 나왔을 때 선희가 냅킨으로 입을 닦으면서 말했다.“클럽에서 돈을 꽤 많이 썼다면서.”“네.”선희를 거치지 않고 한 일이었지만 그녀가 알게 될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클럽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 이후에 은성이 아파트에 함께 들어갔다는 거까지도 이미 다 알고 있을 것이다.건조한 인정을 듣고 선희가 얕은 한숨을 쉬었다. 한숨이 사라진 자리에는 무거운 정적이 감돌았다. 한참 후에서야 그 정적을 깨고 그녀가 말했다.“이제 그만하면 안되겠니?”
'씨X.'육두문자를 속으로 중얼거리면서도 그는 억지로 웃었다. 선우가 그런 그를 내려다보면서 말했다."긴장할 건 없어. 오늘은 안 때릴거야. 은성이가 폭력으로 뭔가를 해결한 거를 싫어하거든."'오늘은'이란 말이 크게 들렸다. 오늘이 아니라는 것은 그 어느때도 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긴장하지 말라고 했건만 몸이 저절로 긴장됐다. 빨리 이 시간을 끝내고 싶었다."그,그래서 하실 말씀이...""너 인생을 참 뭣같이 살았더라."난데없는 평가에 기가막혔다. 뭐라고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으나 이어진 말에 입이 다물렸다."더럽게 성병을 퍼트리고 살았다며."그건 태용이 가장 숨기고 싶은 비밀이었다. 그는 여자들과 자는 것을 좋아했다. 자신의 매력에 넘어오는 여자들을 굳이 거부하지 않았다.객관적으로 말하자면 그가 들이대고 들이대서 이루어진 관계였으나 어쨌든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딱히 사귀지 않아도 관계를 가졌고 그런 일이 반복되는 어느날 알게 됐다. 자신이 성병에 걸렸다는 것을.여러 여자랑 관계를 가졌기에 누구한테서 옮았는지 그래서 누구에게 퍼트린 건지도 알지 못했다.다행히 약을 먹고 치료됐고 완치가 된 이후는 그렇게 싫어하던 콘돔을 성실하게 꼈다. 어쨌든 과거의 일이라 없는 일로 만들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다.그런데 그 일을 선우가 알고 있었다. 말하지 말라고 애원이라도 해볼까. 하지만 그는 그런 것이 통하지 않을 사람같았다. 태용은 우기기로 했다.
처음에 관계를 끝내야 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분명 그 노트때문이었다.선우의 마음에 다른 여자가 있는 것을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 그가 만질 수 있어서 자신을 만나는 거 같았다.그래서 헤어지기로 했다. 그때부터 4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들 동안 흔들리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어제만 해도 흔들려서 잠자리를 가졌다. 그럴 때면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노트만 아니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그리고 그럴 때마다 그럴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는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지 못한다.그 세월동안 그가 자신을 붙잡기 위해 했던 그 행동들 그녀는 끝없이 자신을 싫어하게 되었다. 어제처럼 어떤 행동을 강요하는 것 또한 싫었다.노트가 해결되어도 그 상처들은 사라지지 않는다. 천천히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그럴 수 없어. 그러기에는 너무 힘들어.""하아..."도희의 입에서 절로 한숨이 흘러나왔다. 한 사람은 이 관계를 어떻게서든 끝내려고 하고 한 사람은 어떻게서든 이 관계를 붙잡으려고 한다.두 사람다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한숨을 내쉬는 그녀를 보면서 은성이 피식 웃었다."왜 한숨은 쉬고 그래.""그냥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쉽지 않아서. 근데 하나는 명확해.""뭐가?""나는 언제까지나 언니편이야."그 말에 은성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도희가 아니었다면 지난 시간들을 버티지 못했을 터였다."고마워."
은성이 무감한 눈으로 말했다.“응. 그냥 자고 싶었어.”선우가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은성을 바라봤다. 그녀는 그의 귓가에 속삭이며 말을 덧붙였다.“누구여도 상관없었어.”선우의 손에 들어간 힘이 스르륵 풀렸다. 그걸 기다렸다는 듯 은성은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그런 그녀와 다르게 선우는 얼어붙은 채로 한참을 서 있었다.“받아들인 줄 알았어…”그가 그토록 원하고 원했던 진짜 기회가 주어진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들은 그냥 망상에 불과했다. 스스로가 우스웠다.“하하…!”소리내어 웃는데 눈물이 맺혔다. 은성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누구여도 상관없었어.”어제 계속 못생긴 후배 놈하고 있었다면 그 놈과 밤을 보냈을까. 생각만으로도 이에 힘이들어가고 목에 핏대가 섰다.“절대로 그렇게 두지 않아.”은성은 그의 세계였다. 그의 세계를 다른 누가 가져갈 순 없었다. 그렇게 두지 않을 것이다.그의 세계를 탐내는 자가 있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흥신소에 전화를 걸었고 명령하듯이 건조하게 말했다.“오늘내로 자료 보내세요.”흥신소 사
선우는 어둠 속에서 은성의 얼굴을 바라봤다. 불을 켜고 얼굴을 구석구석 뜯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다면 빛에 예민한 그녀가 눈을 뜰 것이다.밝은 곳에서 보지 못한다면 얼굴이라도 만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잠을 깨울 것이다. 그래서 그의 손은 닿지 못한 채 그녀의 얼굴을 쓰다듬었다.“은성아.”아주 작은 목소리로 그리운 이름을 불렀다. 몇번이고 더 부르고 싶었다. 그간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선우의 머리에서 스쳐지나갔다.첫 휴가 이후 군대에서의 시간은 지옥같았다. 힘든 훈련과 폐쇄적인 환경은 오히려 견딜만했다.그를 견디지 못하게 만드건 은성의 부재와 그녀를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제2의 민재가 나타나 그녀를 빼앗을까봐 공포스러웠다.그래서 유 실장을 시켜서 그녀의 주변의 남자들이 있지 않는지 확인하게 했다. 접근하는 남자들이 있으면 곧바로 정리하게도 했다.그럼에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불안했지만 휴가를 나가면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하지만 휴가를 나가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냉랭한 표정뿐이었다. 닿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저 은성이 자신을 향해 희미한 미소라도 지어주길 바랐다.“은성아. 나 휴가 나왔어.”그러나 그건 지나친 욕심이었다. 은성은 아예 선우 자체를 무시했다. 군대에 있어도 휴가를 나가도 매일 피가 말랐다. 그럼에도 기회가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하면서 버텼다.그런데 전역을 얼마 남기지 않았을 때 버러지 같은 선배
“네.”긴장한 은성이 무슨 일이냐는 듯 선우를 봤다. 선우는 빙그레 웃을 뿐 별 말을 하지 않았다. 그도 선희도 찻잔을 향해 손을 뻗었고 아주 잠시 손이 닿았다. 더러운 것이라도 만진것처럼 손을 황급하게 거둬드린 그가 구토를 했다.“우욱…!”스치는 접촉에도 그의 몸은 정직하게 반응했다.선우가 화장실로 달려갔다. 은성은 따라가고 싶었지만 선희의 눈치가 보여서 가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에는 당혹감이 가득했다. 이 세상에 불편한 모자 사이는 많았지만 잠깐 손이 닿는 접촉만으로도 이렇게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없었다. 한성그
은성은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비밀번호만 누르면 방문을 열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방은 안에서 잠글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이 방은 특이하게도 밖에 번호키가 있어 안에서는 문을 열고 나올 수 없었다.비밀번호는 자신의 생일이라서 잊어버릴 수가 없었지만 손은 선뜻 움직이지 않았다. 방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두려움이 컸다. 그 안에는 그녀의 남자친구인 선우와 유라가 있을 것이다. 바람 현장을 잡으러 온 것이냐 하면 그건 아니었다.최음제를 선우에게 먹이고 유라와 이 방에 집어넣은 것이 바로 은성이었다. 그럼에도 확인하는 건
“내 말 안 들려?”“들었어.”“근데 왜 답을 안해?”“답을 왜 해야하는데.”선우가 걸음을 멈춰서는 바람에 뒤따라오는 유라와 몸이 닿았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는 메스꺼움을 느껴 구토를 했다.“우욱…!”“괜찮아…?”놀란 유라가 다가서려했지만 그가 손을 들어오지 말라는 표시를 했다. 진정이 되고 나서 그는 무미건조하게 응시했다.“오늘 같은 일 다시는 없었으면 해. 반에서 얼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불편하거든.”다시 걸음을 옮기려는 그때 유라가 소리쳤다.“거짓말! 너 나 좋아하잖아.”선우가 멈칫했다. 그
무거운 발걸음으로 고용인 숙소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경자는 이미 본채로 넘어가서 볼일이 없었으나 감정이 좀처럼 다스려지지 않았다.“오늘은 버스타고 간다고 할까?”학교까지는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렸지만 버스를 타면 30분이면 도착했다. 선우하고 같이 다닐때는 걸어서 다녔다. 사실 그가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을 선희는 못마땅하게 여겼다. 차가 없는 것도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선우는 차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정체된 도로도 싫어했다. 무엇보다 은성과 둘이서만 있기를 바랬고 그래서 걸어서 다녔다. 고3이 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