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결혼 6년 동안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묵묵히 해온 소예지. 나중에서야 남편 고이한이 해외에서 첫사랑을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리 차가운 심장이라도 정성을 다하면 언젠가는 따뜻하게 녹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고이한의 첫사랑이 국제적인 대상을 수상하고 축하파티를 열던 날, 소예지는 딸이 차가운 수술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정신을 차렸다. 더 이상 의미 없는 사랑에 매달리지 않기로 한 소예지는 이혼 합의서를 건네고 딸과 함께 미련 없이 돌아선다. ... 과거의 전공을 되살린 후 한때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소예지는 의학계가 탐내는 인재로 거듭난다. 그녀의 논문은 세계적인 권위의 학술지에 실렸고 연구 성과는 의학계의 각종 대상을 휩쓴다. 모두의 앞에서 눈부시게 빛나며 새로운 행복을 찾으려던 그때 줄곧 고고하고 오만하던 남자는 마침내 무너져 내린다. 미친 듯이 절규하며 소예지에게 무릎을 꿇은 고이한. “예지야, 제발 날 버리지 마...”
ดูเพิ่มเติม이른 아침 햇살이 호텔 커튼 사이로 스며들었다.커튼 사이로 들어온 햇살에 소예지는 천천히 눈을 떴다. 거의 밤을 꼬박 새운 탓에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고 다크서클도 짙게 내려앉아 있었다. 오늘 열릴 학술 교류회를 떠올린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얼굴을 씻었다.깊게 숨을 들이쉬는 순간, 머릿속에는 실험실에서 쉼 없이 연구에 매달리던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마치 시간과 싸우기라도 하듯 연구에 몰두했던 아버지는 불과 2년 만에 몸도 마음도 늙고 쇠약해져 있었다.그 무렵만 해도 연구 기술과 인공지능은 지금처럼 발전하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아버지는 오직 전통적인 실험 방식을 반복하며 하나하나 데이터를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가 실패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끝없이 반복했다.그 모습을 떠올리기만 해도 소예지의 눈가에서는 눈물이 조용히 흘러내렸다.‘도대체 아버지는 무엇을 연구하고 계셨던 걸까?’그 당시 진가영의 혈액병은 아직 초기 단계였고 스미스 박사 역시 그것이 유전성 질환인지조차 밝혀내지 못한 상태였다. 그렇다면 아버지는 그때만 해도 딸이 유전성 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다.만약 아버지가 단지 고이한에게 이용만 당했던 것이라면 그것 역시 설명이 되지 않았다.아버지가 연구했던 것은 모든 백혈병이 아니었다. 오직 하나, 갑작스러운 돌연변이성 유전 백혈병만을 집요하게 파고들고 있었기 때문이다.정연수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하게 확인된 희귀 돌연변이성 백혈병 환자였다. 지금도 의과대학 연구팀은 그녀의 가족을 대상으로 연구와 검사, 추적 관찰을 이어가고 있었고 이번 치료비 역시 전액 지원받고 있었다.소예지는 끝내 이해할 수 없었다.‘도대체 누구를 살리기 위해 아버지는 그토록 목숨을 걸고 이 연구에 매달렸던 걸까.’그리고 이제야 고이한이 왜 이 문서를 끝까지 공개하려 하지 않았는지도 알 것 같았다.이 안에 담긴 것은 아버지 생애 마지막 시간의 기록이었다. 그녀에게는 너무도 잔인한 기록이었다.소예지는 다시
화면이 어두워졌다.소예지는 곧바로 다음 영상을 재생했다.여든 개에 가까운 영상 대부분에는 아버지의 실험실 일상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영상이 뒤로 갈수록 소영욱의 머리는 점점 희어졌고 얼굴에는 피로가 짙게 내려앉았다.촬영된 시간도 일정하지 않았다. 어떤 날은 이른 아침부터 실험실에 나와 있었고 어떤 날은 새벽까지 연구를 이어가고 있었다.소영욱은 연구에 완전히 매달려 있었다.원하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을 때면 거친 말을 내뱉기도 했고 신경이 곤두선 채 한동안 실험실을 서성이기도 했다.한 번에 모든 영상을 다 볼 수 없었던 소예지는 뒤쪽 파일들을 훑어보기 시작했다.방대한 연구 노트와 데이터 분석 자료, 손으로 직접 쓴 원고를 스캔한 파일까지 빼곡하게 들어 있었다.그 자료들은 소예지가 백혈병 연구를 시작했을 때 스미스 박사에게서 받았던 자료와 똑같았다.역시 아버지의 원고였다.결국 소영욱은 자신이 남긴 가장 중요한 연구 자료를 소예지가 이어받을 수 있도록 남겨둔 것이었다.얼마나 오랫동안 자료를 들여다봤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눈이 뻑뻑해져 시간을 확인해 보니 저녁 여덟 시부터 보기 시작한 자료를 어느새 새벽까지 보고 있었다.파일들은 한 가지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소영욱이 생의 마지막 몇 년 동안 평생을 걸고 연구한 것은 결코 평범한 혈액 질환 프로젝트가 아니었다.‘희망’이라는 이름이 붙은 초기 백혈병 표적 치료 연구였다.정확히는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병하는 백혈병 아형을 겨냥한 치료법이었다.그 순간 소예지의 머릿속에 한 사람이 떠올랐다.바로 정연수였다.그녀 역시 같은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백혈병 환자였다.소예지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아버지는 왜 생의 마지막 2년 동안 그렇게 목숨을 걸고 백혈병 연구에 매달렸던 걸까.‘정말 누군가를 살리려 했던 걸까.’소예지는 영상을 더 이상 차마 끝까지 바라볼 수 없었다.처음에는 생기 넘치던 소영욱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야위고 초췌해졌다.회색빛이 감돌던 머리카락도 어느새
소예지는 그날 저녁 와인을 두 잔 마셨다.원래는 고하슬과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딸이 고이한 곁에 없다는 말을 듣자 소예지는 살짝 아쉬운 기색을 보였다. 이내 고이한의 질문에 대답하며 긴 머리를 쓸어 넘겼다.“힘들긴 했어. 그래도 정말 알찼어. 대단한 학자들도 많이 알게 됐고.”소예지의 목소리에는 감추지 못한 설렘과 기쁨이 묻어났다. 화면 속 그녀는 평소보다 한층 더 생기 있어 보였고 눈빛도 유난히 반짝였다.“일찍 쉬어. 밤새우지 말고.”고이한이 나지막이 말했다.“고마워.”소예지는 시선을 내리깔았다. 그의 눈빛에 담긴 감정을 알아차리고도 애써 외면했다.화면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소예지는 테라스에 서 있었다. 저녁 바람이 살며시 불어와 그녀의 뺨을 스쳤고 조명 아래 비친 얼굴에는 와인 기운 때문인지 옅은 홍조가 번져 있었다.평소와는 다른 은은한 분위기가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화면 너머의 고이한은 그런 소예지를 말없이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점점 더 깊어졌다.잠시 후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일찍 쉬어. 먼저 끊을게.”“응.”소예지도 영상통화를 종료했다.그녀는 난간에 기대어 멀리 펼쳐진 야경을 바라봤다.복잡했던 마음이 조금씩 잔잔해졌다.잠시 뒤 소예지는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와 노트북을 열었다.다음 날 있을 혈액 질환 관련 토론을 준비하려면 아직 확인해야 할 데이터가 몇 가지 남아 있었다.그녀는 다시 스미스 박사의 내부 데이터베이스에 접속해 공개 플랫폼에 올라온 자료와 보고서를 찾아 필요한 내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메인 화면으로 돌아온 소예지는 다른 자료가 더 있는지 확인하려고 화면을 아래로 내렸다.그 순간 맨 아래 잠겨 있던 문서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소예지는 한동안 그 문서를 바라보다가 이마를 가볍게 문질렀다.‘만약 이 비밀번호를 고이한이 설정한 거라면...’‘그렇다면 그는 무엇을 비밀번호로 정했을까.’와인을 마신 탓인지 머릿속이 평소보다 흐릿했다. 평소라면 차분하게 생각했겠지만 오늘은 생각이 자꾸
그날이 소예지가 고이한을 처음 만난 순간이었다.고개를 든 소예지는 눈앞에 서 있는 청년을 바라보다가 숨을 멈췄다. 그렇게 눈에 띄게 잘생긴 사람을 본 건 처음이었다.그 순간 심장이 제 박자를 잃고 뛰기 시작했고 순진했던 소예지의 마음은 고이한을 본 순간 활짝 열리고 말았다.훗날 아버지의 진료실에서 고이한을 다시 마주친 뒤에야 소예지는 아버지가 지난 반년 동안 치료에 매달려온 환자가 바로 그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 후로도 소예지는 병원 도서관 한쪽에서 시험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고이한이 책을 들고 찾아와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은 때로 아무 말도 나누지 않은 채 오후 내내 같은 자리에 머물곤 했다.그해 소예지의 공부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고 아버지가 내준 공부까지 소홀히 하는 바람에 결국 크게 꾸중을 듣기도 했다.소예지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고이한 때문에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와 함께 도서관에서 보낸 오후마다 책은 펼쳐놓았지만 글자는 도무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해 여름방학 내내 소예지의 마음은 설렘으로 가득했다. 고이한이 건네는 시선에 소예지가 눈빛으로 화답하면 굳이 말이 필요하지 않았다. 눈길이 한 번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심장은 오후 내내 두근거렸다.그만큼 소예지에게 고이한은 누구보다 소중한 사람이었다. 고이한이 혼수상태에 빠졌을 때 그녀가 망설임 없이 학업까지 내려놓고 그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이국의 대학 캠퍼스 벤치에 앉은 소예지는 저녁 바람이 머리카락을 스쳐 가는 것을 느끼며 오래전 기억을 하나씩 되짚었다.지나간 기억들이 한 편의 영화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아름다웠던 순간도 있었고 결코 지울 수 없는 아픔도 있었다.하지만 지금 다시 떠올려보니 가슴을 찢을 듯했던 고통은 어느새 많이 흐려져 있었다. 이제는 그저 아련한 감회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그때 휴대폰이 진동했다. 박시온에게서 온 메시지였다.[M국에 도착했어? 시차 적응은 괜찮고?]
고이한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시선을 곧게 둔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업무 이야기만 할 거야.”강준석은 지금 민간용 프로젝트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소예지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을 넘기면 다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고 별도로 회의를 잡으려면 그녀 역시 일정을 따로 비워야 했다.잠시 머릿속으로 일정을 가늠한 소예지는 계산을 마친 뒤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그 한마디가 떨어지자 고이한의 입꼬리가 눈에 띄게 올라갔다. 그는 짧게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그럼 이동하시죠.
고이한은 휴대전화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답장을 보냈다.[네가 오늘은 곁에 있어 줘. 난 내일 가볼게.]곧이어 하종호에게서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그래.]이튿날 이른 아침, 양희순은 거실 창가에 앉아 고하슬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 주고 있었다. 그때 한쪽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젤리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더니 문 쪽을 향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낮고 들뜬 소리로 끙끙 울기 시작했다.그 소리에 고하슬이 번쩍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빠 온 거 아니에요?”젤리의 반응을 본 양희순 역시 문밖에 서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소예지는 돌아와서 조용히 고이한의 선물을 가방에 넣었다. 그 사이 아이들은 케이크를 먹자며 옆에서 성화를 부리고 있었다.정교하게 쌓인 6단 케이크 위에는 반짝이는 촛불이 별빛처럼 아롱거렸고 부드럽게 퍼지는 빛이 케이크의 층층을 감싸며 따스한 분위기를 연출했다.그 순간, 박시온이 소예지를 꼭 껴안으며 속삭였다.“내 친구, 영원히 행복하길 바라. 네 모든 꿈이 이루어지고 웃음이 끊이지 않길 진심으로 기도할게.”그 말에 윤하준과 강준석도 절로 미소 지었다. 그들 곁에서 심주원은 장난기 가득한 박시온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며
그러나 최현숙이 하도 주겠다고 고집한 탓에 계속 거절하면 어르신으로서 분명 화를 낼 것 같아 일단 받아두기로 했다. 이혼 후에 다시 최현숙에게 돌려주기로 마음먹었다.설 저녁 식사가 끝난 뒤 고수경은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밖으로 나갔다. 진가영은 고하슬과 함께 영화를 보고 있었고 고이한은 옆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고 있었다. 위층에서 내려온 소예지는 무슨 핑계를 대어 딸을 데려갈지 고민하고 있었다.“오늘 저녁에 하슬이는 여기에서 재우고 너희 둘은 집에 가!”진가영이 손녀를 안으며 말했다.시어머니가 딸을 여기에 재우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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