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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문플라워

Author: 신도아
last update Petsa ng paglalathala: 2026-07-17 17:00:43
어두운 방 안. 팔베개를 한 채 잠든 보라를 바라보던 정하가 보라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잠든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눈가에는 아직 피곤이 남아있었다. 정하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조용히 이불을 조금 더 끌어 올려 줬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보라가 과거 때문에 떨게 둘 수는 없었다.

결연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온 정하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 끝에 얇은 종이 한 장이 닿았다. 꺼내보니 정화번호가 적힌 포스트인이었다. 저금 전 꽃바구니와 함께 받은 것이었다. 보라가 나오기 전 급히 주머니에 넣어 두었기에요, 그녀는 그 존재르 알지 못했다.

정하도 집작컨대 해당 번호는 블루문의 사장, 제이의 번호 같았다.

정하는 포스트잇을 잠시 바라보다 번호를 다시 한 번 훑었다. 짐작이 맞다면, 이 번호의 주인은 블루분의 사장, 제이일 것이다.

“네, 저 우정하예요. 플랫이요. 늦은 시각에 죄송해요. 혹시 지금 만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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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소리가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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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하가 긴장이 되는 듯 숨을 골랐다. 미친 짓이라고도 생각했다. 꽃을 들고 거울 앞에 서면 진실을 알게 된다는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았다.“세상에는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일도 많으니까..”그는 스스로를 다독이는 것처럼 중얼거리며 문플라워를 든 채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디스토션님이 정말 보라에게 위험한 사람일까?”그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는 순간이었다.꽃잎이 하나둘 바닥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마침내 마지막 꽃잎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주변 공기가 무거워졌다. 등줄기를 타고 서늘한 감각이 스쳐 지나갔다.정하는 선뜻 거울을 바라보지 못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만약 제이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부터 보게 될 건 단순한 환상이 아니라 보라가 감춰왔을 진실일지도 몰랐다. 손끝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마른 침을 삼킨 뒤 천천히 시선을 들어 거울을 바라봤다.순간적으로 거울을 바라본 정하는 믿을 수 없었다.거울 속에는 불안에 떨며 자취방으로 들어가는 보라의 모습이 비쳤다. 익숙한 대학가 골목이었다. 우편함에 꽂힌 편지를 발견한 보라는 잔뜩 굳은 얼굴로 주변을 몇 번이고 살핀 뒤 조심스레 편지를 꺼냈다.정하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었다. 보라는 얼마나 두려웠을까. 편지 한 장을 꺼내는 짧은 순간에도 주변을 몇번이고 살피던 모습이 가슴을 짓눌렀다.장면이 바뀌었다.이번에는 ‘타임캡슐’이라고 적힌 편지를 들고 경찰서를 찾은 보라가 떨리는 손으로 편지를 건네는 장면이었다.경찰은 무언가를 적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보라의 표정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정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답답했다.또다시 장면이 바뀌었다.결국 학교를 떠나 본가로 돌아가는 보라. 작은 캐리어 하나를 끌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걸어가는 뒷모습이 유난히 쓸쓸해 보였다.그런데 세 장면에는 모두 보라 말고 또 다른 존재가 있었다.조금 떨어진 곳에서 그녀를 지켜보고 있는 검은 그림자. 모든 장면이 테이프를 거꾸로 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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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방 안. 팔베개를 한 채 잠든 보라를 바라보던 정하가 보라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었다. 잠든 그녀의 얼굴은 평온했지만, 눈가에는 아직 피곤이 남아있었다. 정하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조용히 이불을 조금 더 끌어 올려 줬다. 이번만큼은 반드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시 보라가 과거 때문에 떨게 둘 수는 없었다.결연한 표정으로 방에서 나온 정하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 끝에 얇은 종이 한 장이 닿았다. 꺼내보니 정화번호가 적힌 포스트인이었다. 저금 전 꽃바구니와 함께 받은 것이었다. 보라가 나오기 전 급히 주머니에 넣어 두었기에요, 그녀는 그 존재르 알지 못했다.정하도 집작컨대 해당 번호는 블루문의 사장, 제이의 번호 같았다.정하는 포스트잇을 잠시 바라보다 번호를 다시 한 번 훑었다. 짐작이 맞다면, 이 번호의 주인은 블루분의 사장, 제이일 것이다.“네, 저 우정하예요. 플랫이요. 늦은 시각에 죄송해요. 혹시 지금 만나실 수 있어요?”-종소리가 울리고, 블루문의 문이 열리며 정하가 들어왔다.“안녕하세요, 사장님.”전하의 인사에 제이가 졸고 있던 제이가 천천히 눈을 떴다.“아, 왔어요. 우선 앉으시죠.”바테이블 앞에 앉은 정하의 표정이 굳어있었다. 무엇부터 섬명하고, 무엇부터 물어봐야 할지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제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제이는 모든 걸 알고 있는 사람처럼 느껴졌다.“사장님, 그게 그러니까..”“아직 문플라워의 비밀을 못 알아내셨나 봐요, 플랫님은.”“네?”“피치님은 이미 알아내신 것 같던데.”정하의 눈이 살짝 커졌다. 제이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바테이블 밖으로 나와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문플라워와 함께 거울 앞에 서서, 떠올리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수 있습니다.”“..무슨 말씀이세요?”“믿기 어렵죠. 하지만 이미 두 분은 경험 하셨잖아요.”제이는 블루문 안을 천천히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문위스퍼를 마시던 그 날, 이미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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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로운 평일 이른 아침,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누구지?”정하가 현관문을 열었다. 현관 앞에는 의외의 사람이 서 있었다.“어?”다름 아닌 저번에 블루문에 방문했을 때 본 젊은 바텐더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꽃바구니를 내밀었다. 그곳에는 문플라워가 한가득 들어있었다. 얼떨결에 정하는 그가 건넨 바구니를 받아들었다.“누구예요, 정하 씨?”정하가 아무 말도 없이 들어오지 않자 보라가 옷을 걸치고 현관으로 나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어? 루루 씨!”그녀는 남자가 누군지 아는 것처럼 반갑게 그를 불렀다. 그러자 남자도 싱긋 웃으며 인사했다.“잘 지내셨죠?”“루루?”정하가 루루라는 단어에 보라를 바라보며 물었다.“아, 이 분 바네임이 루루예요.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할아버지 심부름이요.”남자가 정하가 들고 있는 꽃바구니 쪽을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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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의 어느 목요일 밤. 70 lux(룩스, 조명의 단위) 정도의 아주 어둡지 않은 조명이 번지는 곳. 바 안쪽엔 턴테이블 두 개와 그 위에서 돌아가는 LP가 보였다. 스피커를 통해 빈티지한 질감의 클래식이 잔잔하게 공간을 물들였다. 낮게 깔리는 첼로 선율 위로 피아노 음이 안개처럼 흩어졌다. 중간중간 노이즈가 들리기도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공간 특유의 결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잘 다려진 흰색 셔츠에 검정 바지를 입은 남성. 그의 흰 머리카락은 헤어스프레이로 잘 고정되어 있었다. “문 룰러바이 (Moon Lullab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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