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연못의…… 깊이는 성인 남성의 허리춤까지 파내어…….""그것참 아쉽군요."미옥이 하륜의 말을 톡 끊으며, 짐짓 안타깝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탁자 아래 그녀의 손은 기어이 하륜의 가장 은밀하고 묵직한 곳을 정확히 짓누르고 있었다.“연못의 깊이가 생각보다 얕은 듯하오, 상선. 내 밑바닥까지 흠뻑 적시려면…… 수로를 조금 더 거칠고 깊게 파고들어야 하지 않을까요?”미옥의 도발적인 은유에, 하륜의 눈매가 미세하게 가늘어졌다.문밖에서는 궁인들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정적.그 숨 막히는 고요 속에서 하륜의 나직하고도 묵
간밤의 지독한 갈증이 아직도 아랫배를 묵직하게 짓누르고 있었다.미옥은 화려하게 빗어 올린 머리를 매만지며 나른하게 눈을 떴다. 연호가 남기고 간 헛된 정복감의 흔적을 씻어내고, 이제 진짜 제 주인을 불러들일 차례였다."차 상시."미옥의 나긋한 부름에, 문밖을 지키고 있던 차 상시가 소리 없이 문을 열고 들어와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예, 마마. 부르셨사옵니까.""수류화정의 공사 말이다. 내 그 조감도와 터를 다시 직접 살펴보고 싶으니, 궁내부 공사를 총괄하는 상선을 뫼셔오게.""명 받들겠사옵니다."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아침 햇살이 채 밝기도 전, 농월당의 밀실.우의정의 얼굴은 잔뜩 찌푸려져 있었다. 당연히 초희의 처소에 머물 줄 알았던 황제가, 반 시진도 채 되지 않아 연화당으로 발길을 돌렸다는 소식을 듣고 어둠이 걷히자 마자 달려왔다."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폐하를 그리 쉽게 놓치다니요! 아무리 늦어도 한 달 안에는 무조건 회임을 증명해야 목숨을 건진단 말입니다."속이 타들어 가는 우의정과 달리, 찻잔을 든 초희의 표정은 태연하기 짝이 없었다. 그녀가 붉은 입술을 삐딱하게 비틀어 올리며 코웃음을 쳤다."대감도 참, 답답하시네요. 임
미옥은 입술을 깨물며 제 둥근 가슴을 거칠게 주물렀다. 달빛 아래서 하륜의 바지춤 앞에 무릎을 꿇었던 순간을 떠올렸다.수치심보다 앞선 것은, 내쳐졌다는 서러움과 끝끝내 그 단단한 사내의 몸을 탐하고 싶다는 음탕한 애욕이었다.그녀는 하륜이 제 살갗을 거칠게 쥐어주길 갈망하며, 붉게 피어난 유륜을 스스로 비틀고 꼬집었다.작은 구멍 안에서 터져 나온 맑고 뜨거운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진짜 발정이었다. 그 차가운 사내에게 안달이 나 미쳐버린 여자의, 완벽하고도 지독한 배덕감."하아…… 하앗, 폐하…… 흐앙……!"미옥이
연호가 낮게 웃으며 미옥의 입술을 탐하려 다가왔다. 그의 묵직한 몸이 그녀를 완전히 짓누르려던 찰나였다.탁-.미옥이 가느다란 양손으로 연호의 단단한 가슴을 짚어 밀어냈다.거부의 뜻이 담긴 손길에 연호의 눈매가 불쾌한 듯 가늘어졌다."왜. 내가 농월당에 다녀온 게 아직도 분한가?"연호가 미옥의 귓가에 입술을 묻으며 나른하게 속삭였다."안심해. 그 계집과는 아무 일도 없었으니. 내 몸에 닿은 건 오직 너뿐이야."자신이 질투에 눈이 멀어 앙탈을 부린다고 굳게 믿는, 애틋한 착각.가슴 한 가운데가 묵직해지는 것은 죄책감일까.
어둠이 내려앉은 황궁의 으슥한 길목.하륜이 매몰차게 떠난 자리에 홀로 남겨진 미옥은 핏기가 가신 얼굴로 입술을 깨물었다.'이대로 물러설 수는…….'수치심과 초조함이 동시에 밀려들며, 미옥이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던 찰나였다.달빛조차 두터운 먹구름에 잡아먹힌 칠흑 같은 밤.완벽한 어둠뿐이어야 할 그녀의 시야 한구석으로, 돌연 이질적인 붉은빛이 스며들었다.바닥을 향해 있던 미옥의 고개가 번쩍 들렸다.칠흑 같은 후원의 너머, 수십 개의 붉은 청사초롱 불빛이 뱀처럼 구불거리며 이쪽을 향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황제의 행
“으아, 이 한겨울에 빨래 담당이라니! 세수도 하기 싫은 날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원래 돌아가면서 하기로 했잖아!”동기의 칭얼거림이 차가운 냇가에 울려 퍼졌다. 미옥은 대꾸 대신 얼음장 같은 물에 방망이질을 해댔다.“입 말고 몸을 움직여. 그럼 좀 덜 추울 테니까.” “그러지 말고, 미옥아.”콧소리 섞인 목소리에 미옥이 경계 서린 눈초리로 고개를 돌렸다.“또 뭔 소리를 하려고?” “노 씨한테 가서 뜨거운 물 좀 달라고 해봐. 네가 부탁하면 물이 뭐야, 빨래도 대신 해줄걸?”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지 말고 방망이질이나
눈은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이 쏟아졌다. 하늘과 땅의 경계가 사라진 백색의 지옥이었다.북방의 잔혹한 겨울바람이 여인의 비단 옷자락을 무자비하게 파고들었다. 겹겹이 껴입은 비단옷이 종잇장처럼 얇게 느껴질 정도의 혹한이었다. 드러난 살결은 이미 감각이 마비된 지 오래였고, 눈꺼풀 위로 내려앉은 서리는 속눈썹을 무겁게 짓눌렀다.하지만 미옥은 추위를 느낄 수 없었다. 손끝에서부터 전해지는 금속의 소름 끼치는 서늘함, 그리고 그 칼끝에 매달린 누군가의 지독하게 뜨거운 생명력 때문이었다. 자신의 손을 타고 흐르는 액체는 차가운 대기와 만나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스며드는 처소.초희는 두 손에 쥐어진 황금빛 교지를 매만지며 주체할 수 없는 환희에 몸을 떨었다.‘귀인(貴人)이라니. 설마 내게 내려진 자리가 종1품 귀인일 줄이야!’미옥이 제 첩지를 내려달라 황제에게 청했을 때만 해도, 초희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기껏해야 후궁의 말단인 재인(才人)이나 숙의(淑儀) 정도를 던져주며 선심을 쓰는 척할 줄 알았다. 무 귀인이 제 곁에 저와 동급인 후궁을 둘 리가 없지 않은가.그런데 후궁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귀인의 자리라니.초희의 붉은 입술이 마침내 교만하게 말려 올라
"그러지 말게. 내 어찌 그 아이를 탓하겠는가.""마마…….""그저…… 자네들에게 미안할 따름이지. 모시는 윗전이 힘이 있고 온전해야 아랫사람들도 궐에서 떳떳하게 고개를 들고 다닐 터인데. 내 이 흉측한 몸뚱이 때문에, 자네들까지 저런 뼈대 없는 천기에게 수모를 겪게 만드는구나. 다 내 불찰이네."그 한마디는 궁인들의 가장 예민한 현실 감각을 찔렀다.궐에서 윗전의 권력은 곧 수족들의 명줄이자 자존심이었다.이제 막 미옥을 모시게 된 궁인들이라 할지라도, 제 주군이 첩지조차 없는 천기에게 무시당하는 것은 곧 자신들의 얼굴에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