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율은 복잡한 표정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선배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다희야, 너는 어떻게 생각해?”심다희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선배도 저 때문에 휘말린 거예요. 그러니까 이 일에 대해 선배가 책임지실 필요는 없어요.”하지만 유소린은 참지 못하고 끼어들었다.“그래도 이미 일이 너무 커졌잖아. 기사도 다 퍼졌고 사람들도 다 알게 됐어. 두 사람이 연인이라고 인정하면 그나마 괜찮아질 수도 있지만, 그냥 여기서 끝내 버리면 너만 더 큰 피해를 볼 수도 있어.”지금 상황은 사실상 여론이 사건 현장을 덮친 것이나 다름없었다.유소린은 답답한 듯 혀를 찼다.“다희야, 네 그 가식적인 친구는 진짜 독하기도 하다. 너 하나 제대로 망신 주려고 작정한 거잖아.”세상은 아직도 남자보다 여자에게 훨씬 더 가혹했다.심다희가 연재영과 파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른 남자와 호텔에 들어간 사실까지 알려진다면, 설령 억울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쉽게 믿어 주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연인 사이라면 그나마 이해하려고 하겠지만, 아무 사이도 아니라면 얼마나 험한 말들이 쏟아질까...’하지율은 강병주를 바라봤다.“선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강병주는 하지율과 눈을 마주한 채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긴 침묵 끝에 강병주가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는... 책임지고 싶어.”강병주는 천천히 심다희를 바라봤다.“다희야, 나랑 결혼해 줄래?”다음 날, 강씨 가문은 심씨 가문과의 약혼을 공식 발표했다....깊은 밤, 어둠이 짙게 가라앉아 있었다.가느다란 여인의 그림자가 달빛 아래에 희미하게 어른거렸다.김경환의 안내를 받은 하은아는 조용히 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섰다.객실 안에는 젊고 수려한 외모의 남자가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남자는 두통을 참는 듯 눈을 감은 채 미간을 가볍게 문지르고 있었다.느긋한 자세였지만 몸짓 하나하나에는 범접하기 어려운 기품이 배어 있었고, 존재감만으로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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