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할게요.”하지율이 전화를 끊으려던 순간 정기석이 다급히 하지율을 불러 세웠다.“지율 씨...”하지율은 손을 멈추고 물었다.“기석 씨, 또 하실 말씀 있으세요?”정기석은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머뭇거렸다.하지만 끝내 입을 열지 못한 채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지율 씨... 고맙습니다.”전화를 끊은 하지율은 주용화를 돌아보며 말했다.“기석 씨가 허락했어요.”몇 분 뒤 정씨 가문의 대문이 열리고 정기석이 밖으로 나왔다.정기석은 먼저 주용화를 바라본 뒤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들어오시죠.”일행은 정기석의 안내를 따라 정씨 가문 안으로 들어갔다.정시온은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하지율을 발견한 정시온의 얼굴이 금세 환해졌다.정시온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하지율에게 달려와 와락 안겼다.“이모!”하지율은 미소를 지으며 정시온을 꼭 안아 주었다.“시온아, 잘 지냈어?”정시온은 옆에 서 있는 주용화를 발견하자 반갑게 인사했다.“화야 삼촌!”주용화는 정시온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시온아, 정말 오랜만이구나.”노자현을 발견한 정시온은 반사적으로 하지율의 뒤로 몸을 숨겼다.그리고 큰 소리로 외쳤다.“저는 안 갈 거예요! 아빠랑 같이 있을 거예요!”하지율은 정시온을 다독이며 부드럽게 말했다.“시온아, 걱정하지 마. 시온이를 데려가시는 게 아니라 얼굴만 보고 돌아가실 거야.”정시온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정말이에요?”하지율은 미소를 지었다.“이모가 언제 시온이한테 거짓말한 적 있었어?”정시온은 무의식적으로 정기석을 바라봤다.정기석이 고개를 끄덕여 주자 그제야 긴장을 풀었다.노자현은 복잡한 심경으로 정시온을 바라봤다. 눈빛에는 손자를 향한 애틋한 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노자현은 천천히 손을 들어 정시온의 뺨을 쓰다듬으려 했지만 정시온이 놀랄까 봐 망설인 끝에 손은 허공에서 멈췄다.잠시 뒤 노자현은 손을 내리며 다정하게 말했다.“시온아, 할머니가 한 번 안아 봐도 되겠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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