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환식은 김 집사에게 눈짓을 보냈다. 김 집사는 진무천이 내민 봉투를 받아 강솔의 손에 전했다.손안에 묵직하게 내려앉는 무게를 느끼며, 강솔은 큰외삼촌이라는 사람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저쪽은 네 큰외숙모와 작은외숙모다.”진환식이 이어서 소개했다.강솔은 시선을 옮겼다.두 외숙모는 모두 단정하고 우아했다. 차분하면서도 빈틈없는 분위기가 느껴졌다.“안녕하세요, 큰외숙모, 작은외숙모.”강솔은 예의를 갖춰 차례로 불렀다.“나머지는 네가 이미 봤을 거다. 동생 영재, 작은오빠 진도엽, 큰오빠 진태휘.”진환식은 한 사람씩 빠뜨리지 않고 소개했다.“같은 또래들이니 앞으로 자주 보고 지내면 좋겠구나.”강솔의 시선이 처음 보는 도엽에게 머물렀다.도엽은 검은 정장을 흐트러짐 없이 입고 있었다. 태휘처럼 서늘하고 날카로운 느낌은 없었다. 전체적으로 훨씬 부드럽고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었다.영재의 말에 따르면, 과거 엄마의 일은 진무천이 태휘, 도엽과 함께 꾸민 일이었다.하지만 지금까지 강솔이 본 태휘에게서 수상한 구석은 발견하지 못했다. 지분을 포기하라고 했던 일을 제외하면, 평소 강솔을 대하는 태도나 강정숙을 대하는 태도 모두 흠잡기 어려웠다.“동생, 반가워.”도엽이 먼저 인사했다.강솔은 조금 거리를 둔 채 대답했다.“안녕하세요.”“앞으로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말해.”도엽의 태도는 부드러웠다. 강솔을 바라보는 눈빛도 그저 어린 여동생을 보는 듯했다.“태휘 형만큼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내가 완전히 쓸모없는 사람은 아니거든.”그 말을 하며 도엽은 영재 쪽을 한 번 바라봤다.영재는 이미 강솔과 제법 가까워진 상태였다. 그래서인지 영재가 꺼낸 말은 다른 사람들과 결이 달랐다.“누나.”강솔이 영재를 바라봤다.“거기에 비하면 나는 작은 쓸모없는 놈이야.”영재는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앞으로 잘 부탁해.”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진환식도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결국 참지 못하고 영재를 나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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