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Chapter 491 - Chapter 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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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1화

‘사모님은 대체 어디서 저런 경호원을 구한 거야? 말하는 게 왜 저렇게 얄밉지?’강 비서와 임훈의 머릿속에 동시에 같은 생각이 떠올랐다.홍일은 두 사람의 표정을 보더니 곧장 말했다.“두 분, 제 말에 불만 있으십니까?”‘당연히 있지!’임훈의 머릿속에 빠르게 그 말이 스쳤다.하지만 상대와 친한 사이도 아니었기에, 임훈은 최대한 돌려 말했다.“그럴 리가요. 저희는 개인의 생각을 존중합니다.”“불만 있어도 소용없습니다.”홍일은 두 사람의 생각 따위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이 신경 쓰는 사람은 월급을 주는 강정숙과 강솔뿐이었다.“두 분은 이제 이혼했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어도 삼키셔야 합니다.”임훈은 강 비서를 바라보며 말없이 눈빛을 보냈다.‘저 사람 왜 이렇게 얄밉습니까?’강 비서도 눈으로 대답했다.‘확실히 그렇습니다.’임훈은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이를 악물고 낮게 말했다.“저 사람 한 대 쳐도 됩니까?”강 비서가 미처 대답하기도 전에, 귀 밝은 홍일이 먼저 답했다.“됩니다.”홍일은 바로 답했다.임훈이 멈칫했다.강 비서도 홍일을 바라보았다.“다만 저를 이기지는 못할 겁니다.”홍일은 임훈을 위아래로 한 번 훑었다. 큰 상처는 없지만 자존심에는 제대로 금이 가는 눈길이었다.“길어야 2분 안에 끝납니다.”“아, 이건 못 참겠는데!”임훈은 소매를 걷어붙이며 앞으로 나섰다. 남자의 자존심상 그런 도발을 그냥 넘길 수는 없었다.“좋습니다. 제가 먼저 조금 양보하겠습니다!”“그만하세요. 대표님이랑 사모님 곧 나오십니다.”강 비서가 임훈을 막았다.임훈의 기세는 바로 꺾였다. 중현 앞에서 강솔의 경호원과 주먹다짐을 벌였다가는... 혼나는 쪽은 틀림없이 자신이었다.셋이 그렇게 말하는 사이, 강솔과 중현은 협의이혼 확인 절차를 마치고 안에서 나왔다. 두 사람의 손에는 각자 확인서가 든 서류봉투가 들려 있었다.“‘소프트 가든’ 쪽 출입 등록이랑 보안 시스템은 네가 다시 설정해.”중현은 걸음을 멈추고 강솔에게 말했다.“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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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평소와 다름없습니다.]강 비서의 답장은 짧았다.[진짜 평소와 같은 게 맞아? 아니면 괜찮은 척하는 거야?]시후는 결국 마음을 놓지 못했다.강 비서는 입술을 살짝 다물었다. 잠시 고민하다가, 시후가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만 답장을 보냈다.[괜찮은 척에 좀더 가깝습니다.]그 한 마디에 가까운 답장 하나가 시후의 메시지를 줄줄이 불러왔다.강 비서는 한참 생각하다가 답하지 않기로 했다.시후는 핸드폰 화면을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중현이야 그렇다 쳐도, 왜 강 비서까지 답장을 안 해?’...강솔이 H시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6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집에 도착한 강솔은 곧바로 세 사람의 단체 채팅방에 이혼 절차를 마무리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겸사겸사 협의이혼 확인서 사진도 찍어 보냈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체 채팅방은 소담과 토니가 보낸 축하 이모티콘으로 가득 찼다.[너는 내가 이번 한 달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를 거야.]실컷 축하 이모티콘을 보내고 난 뒤, 소담이 음성메시지를 남겼다.[이번 숙려기간에도 또 무슨 일 생길까 봐 얼마나 조마조마했는데!]토니도 바로 메시지를 보냈다.[나도...]소담이 또 말했다.[그래도 무사히 끝나서 다행이다.]이어 소담이 물었다.[나 이제 일 끝났어. 나올래? 오늘은 축하해야지.]강솔은 짧게 답했다.[좋아.]강솔은 협의이혼 확인서를 잘 보관한 뒤 집을 나섰다.세 사람은 한 레스토랑에서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 소담과 토니는 일상적인 이야기만 주고받았다. 요리가 거의 다 차려지고 나서야 소담이 물었다.“앞으로 하중현이 진짜 너 안 찾아와?”“지안이 일 말고는 안 올 거야.”강솔이 말했다.“그 다음 계획은?”소담은 그렇게 묻고도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았다.소담은 중현의 성격상 이대로 끝낼 사람은 아니라고 느꼈다. 그동안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데도 온갖 방법으로 강솔을 곁에 붙들어 두려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약속 하나 때문에 완전히 물러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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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진짜?”토니는 아직도 조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진짜라니까.”소담은 토니가 겁이 너무 많다고 느꼈다.“평소엔 그렇게 눈치 보지도 않으면서, 왜 감정 문제만 나오면 사람이 확 달라져?”“넌 몰라.”소담은 자기 생각을 말했다.“모르긴 하지. 내가 아는 건 하나야. 누군가를 좋아하면서 좋아한다고 인정할 용기도 없다면, 굳이 좋아할 필요도 없다는 거.”“말은 잘하네. 네가 좋아하는 사람 생기면 바로 고백할 수 있을 것처럼.”토니가 툭 던졌다.“내가 못 할 게 뭐 있어?”소담은 이런 일에는 늘 망설임이 없었다.“진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생기면, 상대가 애인이 있거나 유부남이 아닌 이상 힘껏 들이대야지.”토니의 입꼬리가 살짝 씰룩였다.소담은 어금니를 꽉 물었다.“지금 그 표정 뭐야.”토니는 맞을까 봐 겁내는 성격이 아니었다.“그냥, 네가 좋아하게 될 사람이 좀 안됐다는 생각?”토니는 마녀 같은 소담이 누군가를 좋아하는 모습이 도무지 상상되지 않았다. 평소에도 말 한마디 안 맞으면 바로 주먹부터 나가는 성격인데, 상대가 마음을 받아 주지 않으면 쫓아가서 때리기라도 할 것 같았다.“내가 지금 가서 솔이한테 네가 좋아한다고 확 불어줄까?”소담은 토니가 정말 맞아야 정신을 차릴 놈이라고 생각했다.“너 같은 사람이 좋아해 주면 평생의 영광이지!”토니는 바로 말을 바꿨다. 소담은 도저히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나중에 누가 그 복을 타고나서 네 남편이 될지 모르겠다.”소담은 토니에게 눈을 흘기고는 더 상대하지 않았다.강솔이 들어간 쪽을 한 번 바라본 뒤, 소담은 차를 출발시켰다....강솔이 집 안으로 들어섰을 때, 강정숙과 지안이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강솔이 돌아온 걸 보자 지안이 짧은 다리로 달려와 엄마를 꼭 끌어안았다.“엄마!”강솔은 몸을 낮춰 지안의 품을 받아 주었다.지안은 강솔의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췄다.강솔의 눈에 옅은 놀라움이 스쳤다.‘우리 아가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다정하지?’“엄마.”지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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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레미가 했던 말도 그때 강솔의 머릿속에 떠올랐다.중현의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다는 말.투신이었다는 말.중현이 시신을 수습하고 장례까지 치렀다는 말.강솔은 이불을 끌어당겨 몸에 둘렀다. 더는 그런 감정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강솔과 중현은 이미 이혼했다. 이제 두 사람은 아무 사이도 아닌 타인일 뿐이었다. 중현의 과거가 어떻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든 강솔과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하지만 그렇게 생각할수록 머릿속의 생각들은 오히려 더 제멋대로 커졌다....같은 시각, 지안은 자기 방에 있었다.지안은 키즈폰을 들고 중현과의 대화창을 열었다. 무언가 말을 해야 할 것 같았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그래도 제 아빠였다. 엄마와 이혼했으니, 아들인 지안도 중현과 마음을 나눌 필요가 있었다.지안은 10분 가까이 망설이다가 결국 문자 하나를 보냈다.[아저씨, 엄마랑 이혼했다면서?]중현은 그 메시지를 받았을 때도 회사에서 야근 중이었다. 화면 한쪽에 뜬 시간을 보니 00:03:47이었다.중현은 손끝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걱정돼?]지안은 조금 새침했다. 중현 앞에서는 보통 걱정 같은 감정을 인정하지 않았다.[난 좋은데?]지안은 타자를 치기 귀찮아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말투는 말랑하면서도 또랑또랑했다.[엄마가 이제 당당하게 나한테 아빠 여러 명 만들어 줄 수 있어서 좋아.]중현은 지안의 말에 맞춰 답했다.[찾으면 나한테 말해. 네 새아빠 후보들 내가 한번 만나 보게.]지안은 말을 잃었다.‘진짜 뻔뻔해.’중현이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늦었어. 얼른 자.][아저씨는 안 자?]지안이 물었다.[네가 그 새아빠 후보들을 친아빠처럼 여기지 않게 하려면, 나도 좀 분발해야지.]중현은 아무렇지 않게 핑계를 댔다.하지만 지안의 표정은 중현의 가벼운 말투와 달리 편하지 않았다.10초 뒤, 지안은 중현에게 전화했다.중현은 거의 바로 받았다.[잠 안 와?]“아저씨, 엄마랑 이혼한 거 후회하지?”지안은 대답 대신 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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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지안은 그 말을 그대로 중현에게 보냈다.중현은 조금 전과 다르지 않게 답했다.[이어주기 전에 상대 인성과 집안, 감정에 대한 태도까지 잘 봐. 정말로 네 엄마를 아낄 사람인지도 확인하고.]그 답장을 본 지안은 마음이 더 무너졌다.‘아빠랑 엄마한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진짜로 엄마와 다른 사람을 이어주라고 하다니.“아저씨도 말처럼 그렇게 엄마를 사랑했던 건 아닌가 보네.”지안은 다른 방향으로 찔러 보기로 했다.“이혼하자마자 벌써 다 잊었어?”중현의 시선은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향했다.강솔과 한 약속만 아니었다면, 중현은 강솔을 보내 주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이제 중현은 평생 강솔의 앞길을 막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강솔과 지안의 모든 선택을 존중하는 편이 나았다.그 생각에 닿자, 중현은 감정을 거두고 짧게 답한 뒤 다시 일에 몰두했다.[일찍 자.]지안의 작은 얼굴에는 서운함이 번졌다.아빠답지 않은 말들이었다. 다음 날 피아노 과외 선생님이 오기로 되어 있지 않았다면, 지안은 당장 J시로 날아가 중현에게 따져 묻고 싶었다.그날 밤, ‘세 식구’ 중 누구도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강솔은 거의 동이 틀 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고, 중현은 밤을 새웠으며, 지안도 새벽 두세 시가 지나서야 겨우 잠들었다.아침 식사를 하러 내려올 때, 강솔과 지안은 연달아 하품했다.강정숙은 두 사람의 상태를 보고 농담처럼 물었다.“너희 둘, 어젯밤에 나 몰래 놀러 나가기라도 했어?”지안과 강솔은 서로를 바라보았다.차마 아빠, 혹은 중현 생각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오늘 피아노 선생님 안 오셔도 된다고 말씀드릴까?”강정숙은 지안의 안색이 좋지 않은 걸 보고 물었다.“조금 더 자게.”지안은 작은 머리를 들어 강솔을 바라보았다.“그래도 돼?”“돼.”강솔은 그런 부분에 크게 엄격하지 않았다. 과외 선생님 쪽에는 수업료를 더 챙겨 드리면 될 일이었다.“그럼 남은 며칠 과외도 다 쉬어도 돼?”지안이 조심스럽게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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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제 경호원 홍일 씨도 함께 갈 거예요. 홍일은 지안이를 강 비서님 쪽에 넘기고 바로 돌아올 겁니다.”강솔은 빠뜨리는 것 없이 설명하려 애썼다.“강 비서님은 지안이만 인계받으시면 돼요.”강 비서가 대답했다.[알겠습니다.]통화가 끊기자, 심장이 긴장으로 조여들었다.원래라면 오늘은 쉬는 날이라 출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사람들이 보스의 심기를 건드렸다. 지난달 맡겨 둔 일도 제대로 끝내지 못한 데다, 도현 쪽 사람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기까지 했다.“강 비서님... 한 번만 좋게 말씀해 주시면 안 됩니까.”“저희도 그게 하도현 쪽에서 파놓은 함정일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다시는 이런 일 없게 하겠습니다. 제발 한 번만요. 네?”“...”옆에 서 있던 몇몇이 강 비서에게 바짝 붙어 작은 목소리로 매달렸다. 더는 꾸중을 듣고 싶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이건 여러분 업무상의 실수입니다.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강 비서는 이런 문제에서만큼은 사정을 봐주는 법이 없었다.“대표님께서 여러분을 해임하지 않으신 것만으로도, 오래 함께해 온 정을 봐주신 겁니다.”사람들은 입을 열었다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이번에 자신들이 큰 사고를 쳤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강 비서는 사람들 사이를 지나 중현의 곁으로 다가갔다.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사모님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지안 도련님이 두 시간 뒤 공항에 도착하신답니다. 저희가 모시러 가야 할 것 같습니다.”중현은 잠시 멈췄다가 지시했다.“가서 준비해.”“네, 알겠습니다.”강 비서는 곧바로 차를 준비하러 먼저 나갔다.강 비서가 나간 뒤, 중현의 서늘한 시선이 눈앞의 몇 사람에게 내려앉았다. 짓누르는 듯한 압박감이 숨통을 조여 왔다.“만회할 기회는 한 번 주지. 휴가가 끝나기 전까지 결과물을 가져와.”“네.”사람들은 차례로 대답했고, 그제야 마음속으로 가느다란 숨을 내쉬었다.중현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갔다. 걸음이 지나간 자리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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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중현은 잠깐 말을 잃었다.강 비서와 임훈은 몰래 엄지를 치켜세웠다.역시 지안다웠다.“내가 그렇게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사람이야?”중현이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표정은 어느새 평소처럼 차분하게 돌아와 있었다.“네가 몰래 생각까지 해야 할 만큼?”“알면서 왜 물어.”지안은 어린이용 스마트워치로 강솔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아저씨가 어디 내놓기 괜찮은 사람이었으면, 내가 몰래 생각할 일도 없었지.”“내 생각을 왜 하는데.”중현이 물었다.“아저씨가 좀 괜찮게 살았으면 좋겠어서.”지안은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중현의 얇은 입술 끝에 희미한 곡선이 걸렸다.그 뒤로 가는 내내, 지안은 평소와 달리 중현에게 속마음이 담긴 말을 이어 갔다. 웬만한 말에는 받아칠 줄 아는 중현도 이번만큼은 쉽게 감당하지 못했다. 다행히 지안의 말 덕분에 중현의 가슴에 쌓여 있던 답답함은 아주 잠깐이나마 풀렸다.눌려 있던 신경도 전보다 살짝 느슨해졌다.점점 낯선 길로 접어드는 것을 본 지안이 옆을 보며 물었다.“우리 어디 가?”“집.”중현이 대답했다.“‘소프트 가든’으로 가는 길이 아닌 것 같은데.”중현은 입술을 다물었다. 강솔에게 쫓겨났다고 말할 수는 없었다.그런 생각을 하던 때였다.중현의 핸드폰에 메시지 하나가 떠올랐다.강솔이 보낸 메시지였다.[지안이는 ‘소프트 가든’에서 지내는 데 익숙해. 괜찮으면 당신이 거기로 데려가. 챙겨야 할 물건도 있어. 곤란한데 억지로 할 필요는 없고.]강솔이 강 비서의 부탁을 거절한 건, 자신이 중현과 더 얽히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안은 두 사람의 아이였다. 어른들의 감정 문제 때문에 아이까지 불편하게 지내게 할 수는 없었다.중현은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알았어.]강솔은 더 답하지 않았다. 핸드폰을 넣고 강정숙과 함께 재산 이전 절차를 밟으러 갔다. 강정숙 명의의 재산이 워낙 많아 전부 이전하려면 몇 달은 걸릴 일이었다. 결국 이번에는 지분을 원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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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강솔은 핸드폰을 꺼냈다. 앱을 정확히 눌러 들어가 전화를 걸 수 있는지 확인한 뒤에야 대답했다.“괜찮아.”15분이 더 지났다.강솔은 네 번째 잔과 다섯 번째 잔을 비웠다.있는 힘껏 정신을 붙잡으려 했지만, 알코올의 힘을 이길 수는 없었다.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려던 강솔은 그대로 다시 주저앉았다.강솔은 정말 취해버렸다.“이 주량이면 안주 식기도 전에 네가 먼저 뻗겠다.”소담은 강솔을 부축해 일으키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강솔이 흐릿한 발음으로 중얼거렸다.“그럼... 더 연습하면 되지.”소담은 작게 웃었다. 웃음에는 어쩔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 묻어 있었다.소담과 토니는 강솔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래도 예전보다 나아진 점이 있다면, 돌아오는 길 내내 강솔이 어떻게든 의식을 붙잡고 있었다는 것이다. 집에 도착하고 나서야 강솔은 완전히 힘이 풀려 침대 위로 쓰러졌고, 곧 깊은 잠에 빠졌다.그 모습을 바라보는 토니와 소담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솔이가 이렇게 마셔도 진짜 괜찮은 거야?”토니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배어 있었다.소담은 조심스러운 손길로 강솔에게 이불을 덮어주었다.“괜찮을 리가 없잖아.”“그럼 왜 안 말렸어?”“어떻게 말려?”“여 회장님이 강솔이 친아버지라며. 여 회장님이 나서서 지분 받아오게 해 주면 되잖아.”토니는 강솔이 힘들어하는 게 싫었다.“그게 아니면 우리라도 도와주면 되고.”소담은 드물게 진지한 눈으로 토니를 바라봤다.“너 정말 강솔 좋아해?”토니는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당연히 좋아하지.”“그럼 강솔이 어떤 결정을 하든 존중해 줘. 고생하고 힘든 길로 가는 선택이라도.”소담은 강솔을 이해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강솔을 막지 않았다. 설득하려 들지도 않았다.“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친구로서 강솔 곁을 지켜 주는 거야.”직접 손에 넣은 것만이 진짜로 믿을 수 있었다.연인도, 친구도, 가족도 언젠가는 변할 수 있었다.강솔은 많은 일을 겪으며 두려움을 배웠다. 더는 누군가에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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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강솔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있어요.]태휘의 손끝이 화면 위를 몇 번 오갔다.[오후 3시 반. 영재 보낼게.][네, 알았어요.]강솔은 답했다. 다만 마음 한쪽에는 의문이 남았다. 태휘는 강솔에게 영재와 너무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 당부했다.그런데 왜 다시 영재를 보내겠다는 건지 알 수 없었다....태휘는 강솔의 답을 확인하자마자 진환식에게 연락을 취했다.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친 뒤에야 오림에게 전화를 걸었다.“내가 알아보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찾으라고 하신 분은 J시에 계십니다.]오림은 확인한 내용을 빠짐없이 보고했다.[하씨 집안의 장남인 하도현과 관련이 있습니다.]태휘의 미간이 좁아졌다.‘하도현?’‘왜 하도현과 엮여 있지?’“무슨 관계인데?”[아직 정확히 파악되지는 않았습니다.]오림은 그 사람이 태휘에게 특별할 수도 있다는 걸 눈치채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을 골랐다.[다만 하도현 명의의 부동산에 머무르고 계신다는 것만 확인됐습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태휘의 얇은 입술이 곧게 닫혔다. 태휘를 둘러싼 공기가 북극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한참 뒤에야 태휘는 아무 감정도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알았어.”오림이 의례적으로 물었다.[계속 더 알아볼까요?]“됐어.”[네, 알겠습니다.]통화는 거기서 끝났다.하지만 태휘의 마음은 통화가 끊겼다고 해서 가라앉지 않았다. 오히려 머릿속에서 이어지는 추측들이 물결처럼 번져 갔다....오후 3시.강솔은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소담과 토니는 점심을 먹은 뒤 각자 돌아갔고, 강솔은 엄마에게 진씨 집안에 가서 주의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들었다.“너는 진환식의 초대로 진씨 집안에 가는 거야.”강정숙은 강솔에게 최대한 자세히 말해 주려 했다.“진씨 집안 사람들이 겉으로 아무리 친절하게 굴고 잘해 줘도, 속까지 다 내보이지는 마.”“알아요.”강솔은 진씨 집안에 마음의 앙금이 있었다.강정숙은 강솔을 바라보다가 말했다.“네가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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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태휘의 시선이 네 번째로 강솔에게 닿았을 때, 강솔은 먼저 태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무슨 일 있으세요?”“없어.”“아.”“응.”강솔은 시선을 거두고 창밖을 바라봤다. 마음은 이상할 만큼 고요했다.한참 뒤.태휘가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저기...”“하실 말씀 있으면 하세요.”강솔의 시선은 여전히 바깥에 머물러 있었다. 다만 속으로는 태휘가 또 지분을 포기하라고 설득하려는 건 아닌지 짐작하고 있었다.“하도현은 어떤 사람이야?”태휘가 물었다.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하씨 집안에 있을 때 하도현이랑 자주 봤어?”강솔은 창밖에서 시선을 거두었다.“하도현 대표요?”태휘의 눈은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가라앉아 있었다.“응.”“자주는 아니었어요. 하중현 말로는 하도현 대표가 좋은 사람 아니니까 가까이하지 말라고 했거든요.”강솔은 굳이 숨기지 않았다. 애초에 대단한 비밀도 아니었다.“몇 년 동안 몇 번 보지도 못했어요.”최근 몇 달 동안 만난 횟수가 늘었을 뿐, 그전 5년 동안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태휘를 둘러싼 공기가 조금 서늘해졌다.강솔은 태휘가 도현과 관련된 무언가를 안고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그래도 캐묻지는 않았다. 강솔은 남의 비밀에 관심이 없었다.“하도현 결혼했어?”태휘가 다시 물었다.“아니요.”“여자친구는?”강솔의 의심 어린 시선이 태휘에게 닿았다.태휘의 성격상 강솔을 통해 HS그룹의 내부 정보를 캐낼 사람은 아니었다. 이런 사적인 일을 묻는다면, 도현에게 관심이 있거나 도현 곁에 있는 사람에게 관심이 있다는 뜻이었다.태휘가 남자를 좋아할 리는 없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중현이 말했던 그 형수뿐이었다.“단아 씨 이야기하시는 거예요?”강솔은 차라리 직접 물었다.태휘가 멈칫했다. 이름을 듣자 아주 잠깐 정신이 다른 곳으로 빠진 듯했다.한참 뒤에야 태휘가 대답했다.“응.”“하도현 대표와 단아 씨가 정확히 어떤 관계인지는 몰라요.”강솔은 말을 부풀리는 습관이 없었다. 중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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