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네가 말 안 해도 알아.”강지현은 코를 훌쩍이며 낮게 말했다.그녀는 김태하가 이런 말을 하는 게 가장 싫었다.그의 사랑은 너무 크고 너무 이타적이었다. 하지만 강지현은 차라리 그 사랑이 조금은 이기적이고, 조금은 앞뒤 가리지 않는 것이었으면 했다.그래야 그녀 마음도 조금은 덜 아팠을 테니까.“김태하, 잘 들어. 우리는 부부야. 내가 너랑 결혼한 순간부터 우리 사이에 네 일, 내 일은 없어. 네 일은 곧 내 일이고, 네 목숨도... 내 목숨의 절반이야.”김태하는 순간 숨을 삼켰다. 검은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고 눈가에 금세 물기가 어렸다.그런 말을 들어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설령 강지현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속여 주는 말이라 해도, 김태하는 그것만으로도 이 생이 아깝지 않을 것 같았다.“지현아...”“김태하, 내 허락 없이 죽으면 안 돼. 그러면 다음 생에 가서도 용서 안 할 거야. 알아들었어?”김태하의 심장이 제멋대로 뛰기 시작했다. 전류가 팔다리를 관통하는 것처럼 온몸이 저릿했다.이제 통증 따위는 그의 생각을 흐트러뜨리지 못했다. 김태하는 피식 웃었다. 그 순간 뜨거운 눈물 한 방울이 굴러 내려 입가에 닿았다.“응, 알았어.”그가 낮게 대답했다.강지현은 김태하를 안은 채 놓아주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고 나자, 결국 김태하에게 붙들려 얼굴을 들 수밖에 없었다.역시나 그녀의 얼굴은 이미 눈물범벅이었다.그 안쓰러운 모습이 약보다 더 김태하를 아프게 했다.그는 휴지를 뽑아 강지현의 눈물 자국을 닦아 주었다. 강지현도 휴지를 한 장 뽑아 그의 눈가를 조심스럽게 닦았다.김태하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눈가에는 옅은 물기가 어려 있었다.두 사람은 비좁은 병상 위에 무릎을 꿇고 마주 앉아 있었다. 덩치 큰 김태하가 가녀린 강지현을 거의 품 안에 감싸 안은 모양새였다.두 사람의 팔이 엇갈리자, 꼭 혼례 자리에서 술잔을 나누는 신혼부부 같았다. 희미하게 밝아 오는 창가 앞에서, 두 사람의 모습은 한 폭의 그림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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