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나래가 주시언에게 술잔을 내밀었다.“벌주 한 잔 해야지.”주시언에게 스스럼없이 구는 모습이, 마치 그의 파트너라도 되는 듯했다.현다영은 순간 멈칫했고, 하원영도 그대로 굳어 버렸다.그 와중에 하지유만 고소하다는 듯 입꼬리를 감추지 못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라도 생긴 사람처럼 한껏 들떠 있었다.“아, 나래 언니 맞죠? 주 회장님이랑 같이 찍은 사진 봤어요. 실물이 사진보다 훨씬 예쁘세요!”하지유는 한마디 치켜세우더니, 이번에는 일부러 살갑게 하원영을 불렀다.“언니, 이분이 바로 시언 오빠 약혼녀야. 언니도 본 적 있지? 시언 오빠 대학 동창이고, 지금은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통역관이래. 듣기로는 오빠 아주 소중한 친구였다던데...”“하지유!”주시언이 끝내 참지 못하고 싸늘하게 말을 끊었다.육나래가 내민 술잔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그는 불안한 얼굴로 하원영만 바라보고 있었다.아니나 다를까, 하지유의 말을 들은 하원영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핏기가 사라졌다.하원영도 육나래라는 이름은 들어 본 적 있었다. 주시언이 학교에 다니던 시절, 두 사람은 실제로 몇 번 마주친 적도 있었다.그때의 육나래는 성적이 뛰어났고 학교에서도 주시언과 함께 일을 맡는 경우가 많았다.하원영이 육나래를 처음 본 건, 그녀가 주시언에게 학습 자료를 가져다주러 왔을 때였다. 마침 주시언은 하원영과 식사 중이었다.그때 주시언은 하원영에게 육나래를 소개하며 꽤 높이 평가했다.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하원영은 괜히 장난기가 올라,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면 한번 따라가 보라며 주시언을 몇 마디 놀렸던 기억이 났다.하지만 그때의 주시언은 하원영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굴었고, 그 일도 금세 지나가 버렸다.그런데 설마, 그 뒤로도 두 사람이 이렇게 오랫동안 연락을 이어 왔을 줄은 몰랐다.게다가 육나래는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었다. 지금의 그녀는 세련되고 눈부셨다. 맑으면서도 고고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쉽게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그런 여자가 주시언 곁에 서 있으니,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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