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준호는 밖으로 나오자마자 휴대전화에 든 자료를 클라우드에 백업했다. 곧바로 기기를 초기화한 뒤 쓰레기통에 던져 넣었다.아까 임지태의 떠보는 말에도 태연하게 대응했지만, 의심 많고 예민한 임지태가 그대로 믿었을지는 알 수 없었다.더구나 자신까지 같은 사람을 찾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면 일이 복잡해진다.사실 송준호도 잠시 망설였다.임지태는 단순한 상사가 아니라, 형이자 아버지나 다름없는 사람이었다. 송준호는 그를 배신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이미 한민혁의 자료를 확인했다. 아무리 살펴봐도 그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그런데 임지태는 한민혁을 찾아내라는 지시와 함께, 일을 마친 뒤 사고로 위장해 없애 버리라는 명령까지 내렸다.은주희 쪽의 말이 사실이고 한민혁이 그저 사건의 증인일 뿐이라면, 임지태는 명백히 악인의 편에 선 셈이었다.이제 그는 더 이상 송준호가 믿고 따르던 예전의 임지태가 아니었다.송준호는 택시를 타고 시내로 향했다. 우선 새 휴대전화부터 살 생각으로 가까운 쇼핑몰에 들어갔다.국산 브랜드 매장에 들어서던 순간, 작고 가녀린 몸이 그의 가슴팍에 부딪혔다.“죄송해요...”현다영은 고개도 들지 못한 채 연달아 사과했다. 손에는 체험용 휴대전화가 들려 있었다. 기기를 만져 보는 데 정신이 팔린 나머지 입구에 사람이 서 있는 줄도 몰랐던 모양이었다.“무슨 게임이에요?”송준호는 현다영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고 그녀가 들고 있는 휴대전화를 내려다보았다.화면에서는 인기 게임이 실행 중이었다. 화려한 그래픽에도 움직임이 끊기지 않는 걸 보니 성능이 제법 괜찮아 보였다.송준호는 평소 게임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번 시작하면 깊이 빠져드는 편이었다. 특히 지난 이 년 동안 시간이 남을 때면 방에 틀어박혀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이건... 무협풍 대전 게임이에요. 요즘 꽤 인기 있대요.”현다영은 갑작스러운 질문에 잠시 당황했다.그녀 역시 게임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오늘 이곳에 온 것도 동생 현시우의 새 휴대전화를 골라 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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