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561 - Chapter 570

578 Chapters

제561화

세미가 보기엔, 오늘은 주변 사람들이 모두 하나같이 도성에게 맞춰 주는 것 같았다. 어찌 되었든 곁에 있는 이들은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그래서 세미 자신도 반드시 이들 곁에 남아 있어야 했다. 도성과 친구들이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세미 곁을 떠나지 않으니까....한편 다른 쪽에서는 찬하도 회사에 들어간 지 꽤 시간이 지났고, 준모와도 함께 몇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다른 건 몰라도 찬하의 실무 능력만큼은 확실히 뛰어난 편이었다. 해외에서 전문적인 교육까지 받고 돌아와서 이 프로젝트들을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배호창 역시 아들이 그동안 회사에 머물며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해외에서 돌아왔다. 이번에는 ‘아내’와 함께였다.이번에 돌아온 이유는 형 배호철과 회사 문제를 제대로 상의해 보기 위해서였다.찬하가 회사에 들어간 지도 오래되었으니 이제는 뭔가 결론이 나야 했다.어찌 되었든 아들이 회사를 물려받게 해야 했다. 회사를 절대 남의 손에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배호창은 지금의 ‘아내’와 찬하를 데리고 배호철과 모이기로 약속을 잡았다.배호철은 동생을 보자마자 마치 구명줄이라도 붙잡은 사람처럼 반색했다. 그동안 배호철도 골치가 아팠다. 회사의 권한이 전부 남인 준모에게 넘어간 상태였으니, 이제 반드시 동생 배호철과 제대로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내가 너한테 전화를 얼마나 했는지 알아? 이제야 돌아왔구나. 이 일은 우리가 제대로 상의해야 해.” “찬하도 회사에 들어간 지도 꽤 됐고, 이제 회사 돌아가는 사정도 어지간히 파악했을 거잖아?”“게다가 요즘 어머니 건강도 꽤 괜찮으셔. 찬하가 돌아온 뒤로 어머니가 매일 즐거워하시잖아. 그게 다 우리 찬하 덕분 아니겠어?”“그러니까 이제 찬하가 회사를 맡아도 될 때라고 봐. 나도 겸사겸사 어머니께 이 일을 솔직히 다 털어놓을 생각이야. 어머니도 분명 진지하게 고민해 주실 거다.”배호철은 이 일에 벌써부터 마음이 급했다. 애초에 두 사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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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2화

“찬하야, 너도 알겠지만 요즘 우리 집안에 일이 얼마나 많았냐? 지금 외부에서는 사람들이 다 우리가 웃음거리 되기만 기다리고 있어.”“그런데 그중에서도 제일 크게 웃음거리가 된 게 뭔지 아니? 네 할머니가 회사를 남한테 덜컥 넘긴 거다. 난 그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본다!”“그러니 너도 어서 이번 기회를 꽉 잡아야 해. 네 할머니가 아직은 너를 좋게 보고 계시고, 너와도 잘 지내고 계시잖아.”배호철은 마음에서 우러난 말을 한마디 한마디 무겁게 뱉어냈다. 그러면서도 찬하가 이 일을 하루빨리 매듭지어 주길 바랐다. 이 일이 확정되지 않는 한 배호철도 단 하루도 마음을 놓을 수 없으니까.“저는 이미 결정했습니다. 지금은 회사를 받을 수 없습니다. 설령 준모 형이 먼저 회사를 제게 넘긴다고 해도 제가 감당하지 못합니다.”“지금 중요한 프로젝트들은 전부 준모 형 혼자 맡아서 이끌고 있고, 제 능력으로는 아직 그런 프로젝트에는 손을 댈 수기 없습니다. 저한테는 너무 어렵습니다.”“게다가 제가 요즘 준모 형과 함께 일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형은 겉으로 보면 차갑고 사람을 멀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좋은 사람입니다.” “저에게도 진심이었고요. 오히려 형이 언젠가는 회사를 제게 먼저 넘겨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그래서 더더욱 저는 회사를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저를 더 몰아붙이지 마세요.”“지금 회사에서 맡은 자리만으로도 저는 충분합니다. 준모 형도 제게 인색하게 군 적이 없으니까요.”“할머니는 일 처리에 원칙도 확실하고 판단도 정확하십니다.” “그런 할머니가 프로젝트들과 회사를 전부 준모 형에게 맡기셨다면, 형에게 그만한 능력이 있다는 뜻입니다.”“그러니 큰아버님과 아버지도 뒤에서 이런 일을 꾸미지 마셨으면 합니다. 가끔은 두 분께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준모 형은 두 분께 한 번도 모질게 군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왜 두 분은 준모 형처럼 진심으로 대하지 못하십니까?”찬하가 처음 국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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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3화

그래서 찬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 지경까지 왔는데 왜 아버지와 큰아버지는 아직도 그런 일에 매달리는 걸까? 아버지와 큰아버지도 할머니의 회사가 점점 더 잘되기를 바라는 것 아니었나?“찬하야, 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니? 우리가 너를 준모 곁으로 보낸 건 결국 네가 회사를 맡게 하려고 그런 거야.”“큰아빠도 이제 나이가 이렇게 들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게 다 누굴 위해서겠니? 다 너 위해서고, 우리 온 식구들을 위해서가 아니야!”“혹시 준모가 너한테 뭐라고 했어? 아니면 둘이 무슨 약속이라도 한 거야? 네가 대체 왜 이러는 건데? 너를 회사로 넣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애썼는지 알아?”“그때 모두가 반대했는데도 나 혼자 네가 돌아오는 걸 끝까지 밀어붙였어.” “그런데 이제 와서 나한테 이런 소릴 해? 우리 집 재산을 통째로 남의 손에 맡기자는 거냐? 준모는 남이야, 네 형이 아니라고!”배호철은 흥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일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지금 찬하의 태도를 보아하니 준모와 어지간히 가까워진 모양이었다. 오히려 자신들을 남 취급하고 있었다.“우리가 한 식구라는 거, 저도 압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한 식구면 또 어떻습니까?” “우린 이렇게 오래 함께 살아온 사람들이고, 다 한집안 사람들인데, 큰아버지는 왜 이러시는 건데요? 저는 정말 이해가 안 갑니다.”하지만 배호철은 말까지 뒤엉킬 만큼 흥분해 있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일만큼은 네가 반드시 회사를 되찾아 와야 해.” “회사는 우리 집안 사람의 손에 들어와야 해. 네 능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해도 그래도 상관없다.”“그땐 큰아빠가 옆에서 함께 회사를 봐 주마. 하지만 어쨌든 이 회사는 우리 집안 사람 것이어야 해.” “남의 손에 넘어가는 건 절대 안 돼. 너 지금 네 아비처럼 정신이 나간 거냐?”그는 찬하가 이대로 회사를 남의 손에 남겨 두려는 걸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왜 모두가 회사를 준모가 아닌 사람에게 넘기려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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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4화

“저는 준모 형의 일 처리 방식을 높이 평가합니다. 형의 업무 능력도 인정하고, 솔직히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형은 정말 영리한 사람입니다. 무슨 일이든 자기만의 방식과 판단이 있는 사람입니다.”“그러니 어떤 일은 아버지와 큰아버지가 너무 한쪽만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꼭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습니다.”“할머니가 회사를 준모 형에게 맡기셨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겁니다. 할머니는 일을 허투루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형이 회사를 제대로 이끌 능력이 없었다면, 할머니도 이렇게 중요한 일을 형에게 맡기지 않으셨을 겁니다.”“그러니 괜히 불안해하고 조급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회사도 지금 점점 좋아지고 있습니다.” “준모 형은 누구에게도 모질게 대한 적이 없는데, 왜 이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시는 겁니까?”찬하는 아버지 배호창과 큰아버지 배호철이 이 사실을 받아들이길 바랐다. 가족 사이도 조금씩 나아지길 원했다. 찬하가 돌아와서 지켜봤지만, 준모가 배호창과 배호철에게 손해를 끼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준모는 매번 해야 할 일을 훨씬 넘칠 정도로 해냈다.“이놈이 정말이지 말도 안 통하는구나. 준모가 대체 너한테 무슨 요망한 짓을 했길래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놨어?”“이게 우리 집안한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몰라? 넌 대체 뭐가 더 중요한지 분간도 못 하냐? 누가 진짜 네 가족인지도 모르는 거야?”배호철은 찬하의 이런 태도를 보고 그야말로 속이 터질 지경이었다.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찬하를 답답하게 여기는 심정이 뒤섞였다. ‘어쩌다 이 녀석까지 갑자기 저쪽 편으로 돌아선 거야?’“형, 일단 그렇게 흥분하지 마. 할 얘기가 있으면 천천히 하고, 상의할 게 있으면 차근차근 상의하면 되잖아.”“오늘 우리가 이렇게 모인 것도 이 일을 의논하려고 온 거잖아. 그렇게까지 화낼 필요는 없지.”배호창은 애써 형의 감정을 다독였다. 배호철이 지금 지나치게 조급하게 굴고 있고, 이 일을 너무 크게 여긴다는 걸 알았으니까.“네 아들이 말을 이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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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5화

이제 찬하는 성공적으로 회사에 자리를 잡았고, 프로젝트도 여러 개 따냈다. 설령 찬하가 그 재산을 나눠 갖지 않더라도, 이 몇 개의 프로젝트만으로도 국내에서 넉넉히 잘 살고도 남을 정도였다. 그러니 지금 빈털터리로 남은 건 오직 배호철 자신뿐이었다.배호철은 오늘 같은 날이 오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애초에 판을 짤 때 이런 전개는 계획에 없었으니까. 그래서 지금 상황이 정말 난감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뭘 해야 하는지도 몰랐다.배호철은 자신의 실력도 잘 알고 있었다. 어차피 자신이 회사에 들어가 봤자 아무 의미가 없었다. 회사 안에서 배호철에게 일을 맡길 사람도 없을 것이고, 능력을 인정해 줄 사람도 없을 터였다. 그러니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곤 배호창 부자와 관계를 잘 다져 두는 것뿐이었다.“아들아, 사실 내가 널 불러들인 목적도 회사를 넘겨받게 하려던 거다. 네가 점점 더 잘되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고. 회사는 원래부터 네 거여야 해.”“지금 우리 집안에서 회사를 물려받을 사람은 너밖에 없으니까. 게다가 그때 네 큰아버지한테 지분을 주기로 약속했던 것도 넌 반드시 기억해야 해.”“네 큰아버지가 이만큼 애를 쓴 것도 다 우리 집안이 잘되라고 그런 거야. 그러니 네가 이 일을 안 할 이유가 없다.”배호창도 역시 자기 아들이 회사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준모가 지금 우리한테 왜 이렇게 잘하는 것 같아? 다 네 할머니가 아직 이 세상에 살아 계셔서야. 준모는 네 할머니를 저버리고 싶지 않은 거지.”“하지만 언젠가 네 할머니 몸이 나빠지거나, 정말 세상을 떠나시게 되면, 그때도 준모가 우리한테 이렇게 잘할 것 같니?”“그러니 회사를 네 손에 넘겨야 내가 마음을 놓을 수 있어. 넌 내 친조카고, 우리가 진짜 한 식구니까.”배호철은 지금 도무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다. 찬하를 어떻게 설득해서 이 일을 받아들이게 해야 할지도. ‘찬하를 납득시키는 게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나?’‘어차피 찬하한테도 좋은 일 아닌가?’“이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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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6화

다만 배호창은 그동안 용기를 내지 못했을 뿐이었다. 어머니 정부자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을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번 배호창이 돌아왔을 때 정부자가 어느 정도 받아들였고, 손자 찬하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그래서 이번에야 용기를 내서 완전히 돌아온 것이었다.이번 귀국이 잘된 일인지 나쁜 일인지는 알 수 없었다.배호창은 강혜원과 이혼하길 바랐다. 두 사람은 지금껏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상태였고, 명목상으로는 여전히 진짜 부부였으니까.이 오랜 시간을 배호창과 한애정이 해외에서 함께 지내 왔지만, 정작 내세울 수 있는 명분은 전혀 없었다. 두 사람 역시 이 나라 사람인 만큼, 부부라는 명분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여기며 살아온 이들이었다.그래서 이번 귀국길에 배호창과 한애정은 정부자와 이 문제를 매듭짓고자 했다. 아울러 정부자가 진심으로 아내를 받아들여 주기를 바랐다. 어쨌든 한애정은 이제 찬하의 어머니이기도 하니까.하지만 돌아오자마자 이런 일과 맞닥뜨릴 줄은 몰랐다. 게다가 자신의 아들이 회사를 넘겨받는 걸 거부하는 것도 한애정에게는 뜻밖이었다. 한애정은 예전부터 아들을 야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여겼는데, 자신의 것이 될 수 있는 걸 이렇게 스스로 남에게 양보하겠다고 할 줄은 몰랐다.그래도 한애정은 언제나 아들 편이었다. 아들이 영리한 사람이니까, 모든 결정에도 분명 아들 나름의 생각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엄마, 어른들 일에 제가 끼어들 생각은 없어요. 손댈 생각도 없고요. 하지만 제 생각도 존중해 주셨으면 합니다.”“제가 이렇게 하는 것도 사실은 우리 가족을 위해서입니다. 애초에 저한텐 회사를 맡을 능력도 없습니다.”“무엇보다 회사는 지금이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럴 때 제가 회사를 맡는다면, 제가 그 프로젝트들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찬하는 뭐든지 회사를 위한 마음이었다. 요즘 할머니와 지내는 시간도 무척 좋았다. 그리고 정부자는 참 좋은 사람이라고 느꼈고, 준모 역시 아주 빈틈없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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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배호철의 마음속에는 회사뿐이었다. 찬하는 그런 배호철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할머니가 아들들을 위해 그렇게 많은 것들을 내주셨는데, 큰아버님은 왜 이러시는 걸까?’찬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큰아버지인 배호철이 온종일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가 없었다.어쩌면 저리도 이기적일까? 눈에는 정말 자기 이익만 보이는 걸까? 생각할수록 찬하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찬하는 배호철의 이런 행태를 도저히 봐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당장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배호철 앞에서는 그저 참는 수밖에. 어차피 두 사람이 마주할 기회도 그리 많지 않을 테니까.해외에서 돌아왔을 때만 해도, 찬하는 자신의 형 준모를 그저 집안의 재산을 노리고 할머니 정부자에게 접근한 사람 정도로만 여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찬하도 차츰 알게 되었다. 할머니도, 준모 형도 좋은 사람들이었다. 형수 채이도 마찬가지였다.채이도 정말 선한 사람이었다. 매사에 남을 먼저 생각했고 무엇보다 사람 자체가 찬란하게 빛나는 볕처럼 환하게 빛났다. 그래서 정부자도 채이를 볼 때마다 그렇게 흐뭇해했다.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었다.그러니 준모와 채이가 무슨 일을 하든 정부자는 다 헤아리고 있었다. 그러고는 각자의 됨됨이에 따라 저마다에게 주는 마음의 무게도 달랐다.하지만 정부자가 어떻게 하든 찬하는 늘 그 편이었다. 찬하가 보기에 정부자는 분별이 확실한 사람이었다. 무슨 일이든 자기만의 생각이 있었고, 사실 누구에게나 다 잘했다. 다만 때때로 배호철이 지나쳤을 뿐이었다.“그렇다면 오늘은 이만 하시죠.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저는 먼저 가 보겠습니다.”찬하는 여기 더 남아 있을 수 없다면 차라리 곧장 자리를 뜨는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야 귀도 좀 맑아지고, 배호철을 마주하지 않아도 될 테니까.하지만 배호철이 찬하를 그리 쉽게 보내 줄 리 없었다. 아직 아무것도 매듭을 짓지 못했으니까. 찬하의 태도를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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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8화

“큰아버님, 할머니는 큰아버님의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큰아버님이 할머니께 잘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저도 압니다. 할머니가 그동안 큰아버님과 아버지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내주셨는지요.” “할머니는 겉으로는 두 분을 신경 쓰지 않는 척하셨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놓은 적이 없습니다.”“할머니는 큰아버님의 어머니이고 우리 가족입니다. 그런데 왜 큰아버님은 할머니와 매번 계산하듯 구시는 겁니까?”“왜 모두를 계산적으로만 대하려고 하십니까? 큰아버님 눈에는 이익밖에 없습니까? 가족이라는 정은 아무 의미도 없습니까?”찬하는 정말이지 더는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배호철의 행태가 몹시도 경멸스러웠다.찬하의 말을 들은 배호철은 한층 더 화가 났다.“찬하야,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냐? 큰아빠한테 그렇게 말하는 법이 어디 있어?”“큰아빠가 하는 이 모든 건 다 널 위해서가 아니냐? 네 할머니는 지금 잠깐 정신이 흐려지신 거야. 그래서 내가 이러는 거고.”“큰아빠는 이 집안의 맏이다. 원래 이것들은 전부 내 몫이었어. 그런데도 난 여태 너희랑 이걸 두고 다퉈 본 적이 없다.”“내가 이러는 것도 다 우리 집안이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 네 할머니가 이대로 계속 잘못된 판단을 이어 가게 둘 수 없어!”배호철은 지금 정말로 화가 났다. 찬하의 이 말도 몹시 거슬렸다.“됐어, 찬하야. 네가 해서는 안 될 말도 있다. 너는 이 집안의 아랫사람이다. 네가 해야 할 일은 우리가 시키는 일을 돕는 것이지, 여기서 우리를 가르치는 게 아니야.”“너는 일단 먼저 돌아가거라. 이 일은 우리 모두 차분히 생각해 보자. 어찌 됐든 우리는 한 가족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같이 생각해야 해.”배호창도 더는 듣고 있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형 배호철이 자기편을 좀 들어주길 바라던 참이었다. 어차피 한애정을 데리고 돌아온 것도, 명목상 강혜원과 아직 이혼을 못 한 것도 자신이었다. 어머니 정부자가 이 일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고 해도, 배호철이 함께 돌아가서 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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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9화

어차피 아버지 배호창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상, 찬하가 계속 버티면 아버지의 화를 더 키울 수 있었다. 자칫 역효과만 날 수도 있어서 결국 찬하는 더 말을 잇지 않기로 했다.그곳을 나선 뒤에도 찬하의 마음은 여전히 복잡하기만 했다. 배호철과 아버지가 왜 저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의 눈에는 정말 이익밖에 없는 걸까?찬하는 문득 아버지가 낯설게 느껴졌다. 해외에 있는 동안 아버지는 이 집안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집안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드물었다.그런데도 세 식구는 참 화목했고, 나름 행복하게 살았다.하지만 국내로 돌아온 뒤로 아버지는 딴사람이 된 것만 같았다. 마치 배호철에게 세뇌라도 당한 사람처럼, 무슨 수를 써서든 회사를 되찾아야 한다고만 했다.설령 회사가 두 사람 손에 넘어간다 한들, 정말 회사 일을 다 제대로 처리해 낼 수나 있을까? 회사를 점점 더 잘되게 할 수나 있을까? 할머니 정부자의 모든 바람은 오직 회사가 점점 더 잘되는 것이었다. 그건 평생의 심혈이 담긴 일이었으니까.찬하는 이제야 조금씩 정부자를 이해하게 됐다. 할머니 곁을 지키면서 정부자가 정말 좋은 할머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정부자의 모든 생각의 중심에는 늘 집안 식구들이 있었다.다만 때때로 정부자는 말주변이 없었다. 겉으로는 찬하의 아버지 배호창에게 냉담했지만, 배호창이 오랜 세월 떠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오랜 세월 한 번도 진심으로 돌아와서 어머니를 뵈려고 한 적이 없었기에 그런 것이었다. 실은 정부자도 배호창을 몹시 그리워하고 있었다. 다만 때로는 배호창에게 서운함이 남아서 자신이 먼저 찾지 않았을 뿐이었다.“형, 아이가 한 말은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 찬하가 회사에 오래 있다 보니 잠깐 판단이 흔들린 것 같아.”“그래도 걱정하지 마. 이 일은 내가 반드시 형을 도와 해결할게. 찬하가 진심으로 회사를 받아들이게 만들 거야. 우리가 예전에 약속한 건 그대로야.”“우리가 이 일을 얼마나 오래 계획했는데, 찬하가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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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0화

동생의 말을 들은 배호철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지금 이 시점에 어머니에게 이런 얘기를 꺼내면 회사 일에까지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네가 그렇게 하겠다면 나도 반대하지는 않아. 네 마음이 괴롭다는 것도 알아.”“네가 오랫동안 해외에 있는 동안, 사실 어머니도 늘 너를 그리워하셨어. 다만 티를 안 내셨을 뿐이지. 이번에 네가 돌아왔으니 어머니도 꽤 기뻐하셨고.”“난 네 형이고, 우린 한 식구야. 그러니 당연히 널 위해 이런 문제들을 풀어줘야지.”“이 일은 걱정 마라. 내가 곁에서 함께 처리해 줄 테니까. 다만 너무 서두르지는 마. 지금은 아직 때가 아닌 것 같아.”배호철에게 이 일은 그야말로 갑작스러웠다. 앞으로 어찌해야 할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이 일 때문에 회사 승계에 지장이 생기지는 않을까?’ 그러니 지금 이렇게 서둘러선 안 됐다. 그냥 배호창과 한애정이 정부자를 찾아가게 놔두되, 자신은 곁에서 아무 말도 거들지 않는 편이 나았다.만약 배호창과 한애정이 정말 갔다가 정부자가 크게 노하기라도 하면, 그때는 일이 더 골치 아파질 터였다. 그러니 배호철은 이해득실을 잘 따져 본 뒤에 결정을 내려야 했다.“형, 나하고 찬하 엄마가 이미 돌아왔는데, 더 미룰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 일도 너무 오래 끌었잖아.” “사실 지난번에 돌아왔을 때도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싶었고, 찬하 엄마도 데리고 오고 싶었어. 그래도 먼저 어머니 마음을 살펴보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참았던 거야.”“그래도 네가 이렇게 조급하게 구는 건 방법이 아니야. 어머니가 이 일을 받아들이지 못하면 역효과만 날 뿐이니까.” “그러니까 나는 네가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해.”하지만 배호창의 생각은 달랐다. 이 일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야 했다.안 그러면 무엇 하나 손쓸 새도 없이 늦어 버릴 판이었다. 무엇보다 이젠 한애정도 이미 정부자를 직접 찾아가려 하고 있었으니까.정부자가 아들 찬하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찬하를 낳은 한애정도 받아들일 수 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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