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것없는 일?’온세아는 가슴이 날카로운 뭔가에 쿡 찔린 것 같았다.온아정과 심미란이 사람을 사주해 온세아에게 약을 먹인 끔찍한 사건이 성해연의 눈에는 그저 보잘것없는 일로 치부되고 있었다.반면 온석원이 가문을 물려받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어릴 때부터 온세아가 억울함을 호소할 때마다 성해연은 늘 온석원을 위해 참으라고 강요했다.그동안 성해연이 온씨 가문에서 온철환에게 외면당하고 심미란에게 구박받으며 살아온 세월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해했었다.그런데 지금 보니 성해연이 꾹 참았던 게 온세아 때문이 아니었다. 심지어 그녀의 이익을 바쳐 심미란과 온철환에게 머리를 숙이며 아부했다.성해연에 대한 실망감이 점점 더 커졌다.“엄마, 나 이제 너무 지쳤어요. 앞으로 그 누구든 나한테 상처 주면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온세아는 성해연을 보며 쓸쓸한 미소를 짓고는 미련 없이 룸을 나섰다.뒤에서 성해연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와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밤의 장막이 내려앉았다.온종일 혼자 정처 없이 거리를 방황하던 온세아는 우연히 눈에 띈 바 안으로 주저 없이 들어갔다.지금 온세아에게는 복잡하고 어지러운 머릿속을 마비시켜 줄 독한 알코올이 절실했다.바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 가장 독한 술 한 병을 주문해 다짜고짜 들이켰다.반병쯤 비웠을 무렵 목구멍과 위장이 타들어 간 건 물론이고 마음까지 타버린 것 같았다.하지만 온세아는 멈추지 않고 계속 술을 들이켰다. 최대한 빨리 마셔서 취하고 싶었다. 완전히 취해버리면 고통이 좀 덜해지진 않을까?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누군가 온세아의 곁으로 다가왔다.“어이, 아가씨. 술 잘 마시네? 내가 몇 병 더 사줄까?”온세아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흐릿해진 초점을 겨우 맞춰 눈앞의 남자를 쳐다봤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낯선 남자였다.그녀는 대꾸하지 않고 계속 술을 마셨다. 그녀의 무시에도 남자는 화를 내지 않고 되레 온세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아가씨, 튕기지 말고 나랑 놀자.”온세아가 불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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