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apítulo 211 - Capítulo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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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1화

다행히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어 다치지는 않았다.‘망했어.’누가 봐도 밤새 심하게 시달린 사람의 꼴이었다.온세아가 이를 악물고 온몸의 욱신거림을 참아내며 바닥에서 기어 일어났다. 그리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옷을 주워 입으려 했다.그런데 어젯밤 권태혁이 원피스를 갈기갈기 찢어놓아 도저히 입을 수 없었다.어쩔 수 없이 드레스룸으로 가서 갈아입을 만한 여자 옷을 찾았다.다행히 전에 온세아가 이곳에 잠시 머물렀을 때 권태혁이 사람을 시켜 사두었던 여성복이 그대로 남아있었다.서둘러 옷을 입고는 도망치듯 방을 나섰다.쥐도 새도 모르게 빠져나가려 했건만 계단을 내려가자마자 도우미 박은선과 마주치고 말았다.“세아 씨?”박은선이 놀란 얼굴로 온세아를 봤다가 이내 모든 상황을 눈치챘다.‘어쩐지 현관에 여자 옷이 널브러져 있더라니. 평소 도련님은 금욕주의자처럼 살아서 여자를 집에 데려오는 일이 거의 없는데.’하지만 그 상대가 온세아인 걸 확인하자마자 바로 납득했다. 권태혁이 온세아를 대하는 태도가 예사롭지 않다는 걸 진작 눈치채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아주머니, 안녕하세요...”온세아가 민망해하며 인사를 건넸다.“아직 아침 식사 전이죠? 와서 식사...”박은선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온세아가 황급히 가로챘다.“아니요, 괜찮습니다.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그러고는 서둘러 별장 현관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박은선이 멀어지는 온세아의 뒷모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우리 도련님 이제야 좀 정상적인 남자 같네.’...늘푸른 아파트로 돌아오자마자 온세아는 욕실로 들어가 샤워부터 했다. 말끔하게 씻고 나온 뒤 오피스룩으로 갈아입었다.집을 나서려던 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려 확인해보니 뜻밖에도 온철환의 비서 문병욱이었다. 온세아가 고개를 갸웃했다.“여보세요? 아저씨가 웬일이세요?”“작은 아가씨,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온주 그룹으로 좀 와주셔야겠어요.”온세아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아빠가 날 찾으신다고?’정말 해가 서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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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화

온세아가 본능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온철환이 왜 갑자기 온주 그룹에 들어와 일하라고 요구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절대로 그녀를 위해서 한 제안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싫어요.”온세아가 단호하게 거절하자 온철환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잘 생각하고 대답해.”그녀가 온철환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다시 한번 대답했다.“싫다고 말씀드렸어요.”온철환이 다짜고짜 들고 있던 골프채를 온세아에게 던졌다. 온세아가 재빨리 몸을 피하자 골프채가 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그가 노발대발했다.“고얀 것. 내가 선심 써서 기회를 주는데 감히 거절해?”‘난 뭐 널 회사에 들이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온세아를 회사에 들이면 온철환은 심미란의 눈치를 봐야 했다. 달래고 보상해줄 방법까지 생각해둬야 하는데 온세아는 그 마음도 몰라주고 단호하게 거절해버렸다.“제 짐작이 맞다면 저를 온주 그룹으로 부르신 이유가 권 회장님의 심기를 거스를까 봐서죠?”온세아가 무거운 표정으로 추측을 내놓았다.온철환이 순간 흠칫하더니 온세아를 힐끗 쳐다봤다.그녀가 혼외자인 데다가 여자애라 온철환은 어릴 적부터 그녀에게 애정을 쏟지 않았고 훈육하지도 않았다.하여 그녀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았고 큰 기대도 걸지 않았다. 그저 온씨 가문에서 얌전히 있기만 하면 되었다.평소 온철환이 끔찍이 아끼는 자식은 아들 온석원과 딸 온아정뿐이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온석원은 타고난 재능이 부족했고 본처가 낳은 온아정은 사고만 치고 다녔다.설상가상으로 온주 그룹의 상황도 몇 년째 그다지 좋지 않았다.온철환은 잔혹한 상류층의 권력 다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권상진에게 빌붙어야만 했다.그런데 하필 어젯밤 온세아와 권태혁이 가깝게 지낸다는 사실을 권상진이 알고 말았다.돌아와 문병욱을 시켜 조사해 보니 온세아가 권태혁의 비서로 일하고 있었다.이미 온씨 가문을 이끌고 권상진에게 빌붙은 상태였다.권상진이 형이 죽은 뒤 권씨 가문을 장악하고 조카인 권태혁을 제거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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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하지만 이미 권상진의 도움을 받은 데다가 줄까지 서서 발을 빼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온세아가 온철환에게 일침을 가했다.“아빠가 권 회장님과 손을 잡았다고 해서 온씨 가문 모두가 권 회장님의 편에 서야 한다는 법이 없잖아요. 예를 들면 이 집에서 가장 사랑받지 못하고 아빠의 말도 따르지 않는 저 말이에요.”온철환이 그 뜻을 바로 알아들었다. 권상진과 현재의 우호 관계를 유지하되 온세아가 권태혁의 밑에서 일하는 것을 묵인해달라는 뜻이었다.대외적으로는 막내딸이 제멋대로라 온철환의 말을 듣지 않고 반항한다고 둘러대면 그만이었다.어차피 평소 온철환이 온세아를 싫어한 게 사실이라 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이렇게 하면 온씨 가문은 권태혁과의 관계도 유지하는 셈이 된다.향후 권상진과 권태혁 중 누가 이기든 온씨 가문이 무너질 일은 없었다.온철환의 눈에 다시 한번 감탄의 기색이 스쳤다. 막내딸 온세아를 다시 보게 된 것이었다.“이 문제는 다시 한번 생각해볼게.”그가 태도를 누그러뜨리더니 더는 온세아에게 온주 그룹으로 출근하라고 강요하지 않았다.“오늘 우리가 나눈 얘기 아무한테도 얘기해선 안 돼. 네 엄마한테도 절대 말하지 마.”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빠.”...온주 그룹에서 나오고서야 온세아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임기응변으로 던진 말이 다행히 온철환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만약 정말로 온주 그룹에 발을 들였다간 심미란이 가만있지 않았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온세아와 성해연을 온씨 가문에서 쫓아내겠다는 말이 단순한 위협으로 끝나지 않았을 터.어느덧 점심이 다 되어가고 있었다.온세아는 피곤과 졸음이 마구 쏟아졌다. 어젯밤 권태혁과 처음으로 잠자리를 가진 거라 온몸이 쑤시고 아팠다.그런데 아침 일찍부터 온주 그룹으로 불려와 진까지 빼서 이젠 남은 기력이 하나도 없었다.근처 국숫집에서 대충 끼니를 때운 뒤 강준우에게 전화를 걸어 휴가를 신청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고는 늘푸른 아파트로 돌아와 잠을 잤다....권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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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온세아가 한참을 자고 나서야 눈을 떴다. 창밖은 이미 어둠이 짙게 깔려 있었다.배가 고파 도저히 견딜 수 없어 침대에 누운 채로 배달 음식을 주문하고는 씻으려고 일어났다.욕실에서 나왔을 때 때마침 초인종이 울렸다. 요즘 배달이 이렇게나 빠른가 싶어 의아해하며 문을 열러 나갔다.그런데 문을 열자마자 크고 훤칠한 남자가 시야에 들어왔다.검은 정장 재킷에 검은 바지를 입은 권태혁이 깊고 어두운 눈으로 온세아를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었다.온세아는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어?’본능적으로 문을 닫으려는데 권태혁이 한발 앞서 팔을 뻗어 문을 닫지 못하게 했다.달리 방법이 없었던 온세아는 결국 권태혁을 안으로 들였다.권태혁이 문을 닫자마자 온세아를 현관 벽으로 밀어붙였다.“여긴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예요?”온세아가 눈을 깜박이며 의아한 목소리로 물었다. 이곳으로 이사한 걸 구형민도 몰랐고 온씨 가문 쪽에도 철저히 비밀로 해왔다.그런데 권태혁이 어떻게 알아낸 것일까?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차갑게 굳어버리더니 온세아를 뚫어지게 쳐다봤다.“날 공짜로 즐기고 도망간 여자를 찾으려면 당연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아야지.”‘공짜로 즐기다니?’온세아는 기가 막혀 뒷목을 잡을 뻔했다.“제가 언제 공짜로 즐겼다고 그래요?”그녀가 참지 못하고 반박하자 권태혁이 갑자기 얼굴을 바짝 들이밀었다. 뜨거운 숨결이 온세아의 부드러운 볼에 고스란히 닿았다.“어젯밤에 날 덮치고서는 오늘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는데 그게 먹튀가 아니면 뭐야?”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대꾸할 말을 찾지 못해 쩔쩔매다가 본능적으로 변명을 늘어놓았다.“저만 즐긴 게 아니잖아요. 대표님도 즐겼으면서.”서로 원해서 한 일이라면 누가 일방적으로 즐겼다고 말할 수 없었다.권태혁이 눈을 가늘게 떴다.“어젯밤에 병이 발작한 거 맞지?”온세아가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했다.“그래서요?”그의 깊고 검은 눈동자가 더욱 짙어졌다.“내가 세아 씨 해독제가 되어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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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5화

권태혁이 기다란 손으로 온세아의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쓸어 넘겼다. 그러고는 깊고 그윽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낮게 속삭였다.“싫어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반항하며 그의 가슴을 힘껏 밀어냈다. 하지만 아무리 밀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권태혁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 위로 포개졌다.“이러지 말...”간신히 숨 쉴 틈을 찾은 온세아가 바로 항의하자 권태혁이 움직임을 멈추고 어두운 눈빛으로 물었다.“이유는?”처음도 아닌데 왜 거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온세아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오늘은 좀 곤란해요.”“그날이야?”권태혁이 추측했다.‘타이밍이 너무 절묘한 거 아니야? 어젯밤만 해도 아무 일 없더니 오늘 갑자기 생리가 터졌다고?’“아니요.”온세아가 고개를 저으며 힘겹게 말했다.“어쨌든 오늘은 안 돼요.”기분이 급격히 나빠진 권태혁의 두 눈에 불쾌함이 서렸다.‘생리도 아닌데 거절해? 나랑 자기 싫다는 뜻이야?’“아직도 다른 놈 생각하고 있어?”그의 낮게 깔린 목소리에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다른 놈이란 구형민을 뜻했다. 구형민이 현재 온세아의 남편이라고 해도 안 되었다.이건 모든 남자들이 다 똑같았다. 관계를 가지는 와중에 여자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가 들어있는 걸 절대 용납하지 못했다.이는 남자의 자존심이자 소유욕의 문제였다.권태혁의 강압적인 시선에 눌린 온세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다른 사람이랑 상관없어요.”“그럼 죄책감이라도 느낀 거야?”그가 빤히 쳐다보더니 온세아의 턱을 가볍게 쥐고 흔들었다.“이제 와서 죄책감이 들어? 전에는 안 그러더니.”온세아는 권태혁에게 뭐라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예전이라면 일말의 죄책감이라도 느꼈을 테지만 구형민이 온아정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온세아에게 거듭 상처를 준 뒤로는 그 어떤 미련도 남아있지 않았다.이미 이혼 합의까지 끝냈고 따로 나와 살고 있으며 서류 정리만 남은 상황이었다. 지금 이 어지럽고 복잡한 심경을 설명할 길이 없었다.온세아가 계속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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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화

온세아가 수줍어하며 피하든 말든 권태혁이 강제로 다리를 벌려 상태를 확인했다. 그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많이 아파?”권태혁이 찌푸린 얼굴로 물었다. 그러자 온세아가 고개를 돌린 채 속으로 투덜거렸다.‘그걸 꼭 말해야 알아요? 어젯밤에 대표님이 얼마나 거칠었는지 잊었어요?’그가 온세아의 안색을 살피며 말했다.“왜 진작 말 안 했어?”이게 다 너무 오랫동안 참은 탓이었다. 온세아를 향한 욕망이 어젯밤에 도저히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폭주했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히고 말았다. 권태혁도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온세아가 난처해하며 입술을 깨물었다.“그런 말을 어떻게 입 밖에 내요.”‘너무 거칠게 하지 말아 달라고 어떻게 말하냐고요.’권태혁이 민망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먼저 사과를 건넸다.“미안해. 다음에는 부드럽게 할게.”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네? 다음?’“우리 사이에 다음이 또 있어요?”그녀가 고개를 들고 쳐다봤다.온세아의 질문에 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그럼 다음이 없단 말이야?’“사흘 동안 생각한 끝에 날 받아주기로 해서 어젯밤에 나랑 잔 거 아니었어?”권태혁의 두 눈이 어둡게 가라앉더니 의구심을 드러냈다.그 순간 온세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어젯밤엔 갑자기 발작한 거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어요...”권태혁은 마음이 차갑게 식어버렸다.“그러니까 어젯밤엔 급해서 나를 해독제로 쓴 것뿐이지, 책임질 생각은 없었다는 말이야?”그가 어두운 얼굴로 온세아의 어깨를 붙잡아 억지로 눈을 마주치게 했다.온세아가 우물쭈물하며 대답했다.“저... 저 아직 이혼 안 했잖아요.”아직 구형민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라 법적으로는 엄연히 유부녀였다. 그런 그녀가 어떻게 권태혁을 책임진단 말인가?권태혁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언제 이혼할 거야?”그가 검은 눈동자로 온세아의 하얀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압박감에 숨이 막힐 정도였다.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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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7화

설령 이혼했다고 해도 권태혁에게는 알릴 생각이 없었다.온세아가 심호흡하며 평정심을 되찾으려 애썼다.“대체 원하는 게 뭐예요?”권태혁이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그를 해독제로 이용하고 없었던 일로 하는 건 불가능했다.어젯밤에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벌어졌으니 어떻게든 매듭을 지어야 했다.그가 칠흑처럼 어두운 두 눈으로 온세아를 뚫어지게 응시했다.“날 받아들여. 그리고 내 여자가 돼.”“저... 아직 이혼 안 했다고요.”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핑계를 대며 시간을 벌려 했다.“적어도 지금은 안 돼요.”현재 온세아와 구형민은 법적으로 부부였다.권태혁을 받아주지 않는다면 그저 불륜에 그치게 된다. 하지만 지금 받아주고 앞으로 그의 여자가 되겠다고 약속한다면 남편이 둘이 생긴 거나 마찬가지이기에 성질이 달라진다.구형민에게 중혼죄로 고소당하고 싶지 않았다.권태혁이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나도 한 번 이용해야겠어.”온세아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네?”“어젯밤 날 해독제로만 이용하고 이제 와서 버리겠다면 나만 손해 볼 수 없지. 공평하게 나도 세아 씨를 이용해야지 않겠어?”“대표님!”온세아가 두 눈을 크게 떴다. 권태혁이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하지만 어젯밤 권태혁을 이용한 건 사실이었다. 그와 계속 얽히기 싫다면 그녀만 이용해서는 안 되었다.권태혁이 평범한 남자라면 무시했겠지만 직장 상사인 데다가 회사 대표였다. 대표를 이용하고 버린 결과가 어떨지는 뻔했다.이미 온철환에게 온주 그룹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였다.현재 다니는 회사에 남아 권태혁을 온씨 가문의 우군으로 포섭하겠다는 핑계를 댄 마당에 권태혁의 눈 밖에 나 회사에서 쫓겨나기라도 한다면 온철환에게 뭐라 둘러댄단 말인가?심미란이 그녀와 어머니를 쫓아내려 혈안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온철환까지 등을 돌린다면 두 사람은 온씨 가문에서 더는 발을 붙이지 못할 것이다.결국 고심 끝에 온세아가 입을 열었다.“그럼 언제 이용할 생각이세요?”어차피 처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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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백희주가 말했다.“강 비서님은 다른 일정이 있어요. 그리고 대표님이 출장 가실 때 옆에서 잘 챙겨드리려면 여자 비서가 한 명쯤 동행해야 해요.”온세아가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권태혁이 그렇게나 대단해? 출장 한 번 가는데 여자까지 따로 데려가서 시중을 들게 하다니.’하지만 온세아가 권태혁의 비서로서 맡은 바 업무가 있었기에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네, 알겠습니다.”...그날 저녁 마지막 회의가 끝난 후 직원들 모두 퇴근할 준비를 하던 그때 권태혁이 온세아를 불렀다.“대표님, 아직 시키실 일이 남으셨나요?”권태혁이 온세아의 앞으로 다가가자 그녀 위로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거기 아직도 아파?”그가 온세아의 눈을 빤히 보며 물었다. 그 순간 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그녀를 따로 부른 이유가 고작 이걸 묻기 위해서일 줄은 생각지도 못 했다.“많이 좋아졌어요.”온세아가 재빨리 대답한 뒤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런데 온세아의 걸음걸이가 누가 봐도 이상했다.권태혁이 성큼성큼 다가가 온세아를 뒤에서 번쩍 안아 올렸다.“뭐 하시는 거예요?”화들짝 놀란 그녀가 바로 발버둥 쳤다.“백 비서가 준 연고 어디 있어?”권태혁이 온세아의 귓가에 바짝 대고 물었다.“제 사무실 서랍에요.”온세아가 무의식중에 대답하면서 권태혁의 품 안에서 불안한 듯 몸을 비틀었다.혹여나 두 사람의 관계를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 봐 겁이 났다.권태혁이 온세아를 안은 채 온세아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리고 책상 서랍을 뒤져 소염제 연고를 찾아냈다.“직접 벗을래, 아니면 내가 벗겨줄까?”권태혁이 온세아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 순간 온세아는 머릿속이 새하얘졌다.‘뭐야? 설마 내 사무실에서 하겠다는 건 아니겠지?’온세아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권태혁을 빤히 쳐다봤다. 한동안 아무 말이 없자 권태혁이 쭈그려 앉더니 온세아가 입고 있던 치마의 지퍼를 내리려 했다.그녀가 바로 알아차리고 지퍼를 꽉 잡았다. 두 눈에 수치심과 당혹감이 가득해졌다.“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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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9화

권태혁이 온세아를 놔준 뒤 연고를 집어 들었다.“약 발라줄게.”온세아가 두 눈을 파르르 떨었다가 재빨리 권태혁의 손에서 연고를 낚아챘다.“안 발라주셔도 돼요. 제가 알아서 할게요.”그러고는 연고를 들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권태혁도 온세아를 잡고 억지로 약을 발라주려 하진 않았다.지금 두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면 직접 약을 발라주는 게 전혀 이상하진 않았지만 여자가 가끔 부끄럼을 타기도 하니 그냥 원하는 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다.너무 성급하게 굴어선 안 된다는 것쯤은 권태혁도 잘 알고 있었다. 지나치게 몰아붙였다간 온세아가 도망가버릴지도 모른다.권태혁은 전에 자신이 미쳐버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유부녀에게 이토록 푹 빠져들 수 있단 말인가?하지만 이런 기분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적어도 맹물처럼 밍밍하고 평탄하기만 했던 지난 수십 년의 인생보다는 훨씬 즐거웠다.온세아가 약을 다 바르고 나왔을 때 놀랍게도 권태혁이 화장실 문 앞에 떡하니 서 있었다.“대표님, 아직 안 가셨어요?”권태혁이 흠칫한 온세아를 힐끗 쳐다봤다.“집에 데려다줄게.”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저었다.“괜... 괜찮아요.”엉큼한 속셈을 품고 이참에 온세아의 집에 눌어붙을 작정인지 누가 알겠는가?온세아는 집에 가서 푹 자고 싶었다.권태혁이 몸을 숙여 온세아에게 바짝 다가가더니 뒤쪽 벽으로 밀어붙였다.“내가 데려다주는 게 싫어? 이 상태로 혼자 집에 갈 수 있겠어?”온세아가 두 눈을 끔벅거렸다.그제야 권태혁의 뜻을 알아들었다. 온세아의 치마와 속옷 모두 권태혁이 찢어버린 바람에 아랫도리가 휑한 상태였다.이 꼴로는 도저히 밖을 나갈 수가 없었다.그녀가 두 눈을 부릅뜨고 그를 노려봤다.‘이게 다 누구 때문인데.’권태혁이 망설임 없이 입고 있던 정장 재킷을 벗어 온세아의 허리에 둘러 주었다. 그 덕에 온세아도 가릴 수 있게 되었다.“가자. 데려다줄게.”말을 마친 뒤 온세아의 어깨를 감싸 안고는 함께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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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0화

결혼 후 구형민은 온세아와 함께 쇼핑하러 나간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쇼핑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럴싸한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하지만 진실은 그저 온세아와 함께 쇼핑하는 게 싫었을 뿐이었다.그 상대가 온아정이라면 쇼핑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아주 행복한 얼굴로 곁을 지켰다.지금 구형민의 얼굴에 번진 저 환한 미소가 평소 온세아를 대할 때의 얼음장 같던 태도와 너무나도 뚜렷한 대비를 이루었다.피팅룸 안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온세아는 속에서 천불이 났다.구형민과 온아정이 손까지 잡은 채 매장 안을 돌아다니고 있었다. 매장 직원들 역시 두 사람을 커플이라 생각했다.온세아가 지금 나가버리면 신분이나 처지가 너무나도 난처해질 터.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자초하고 싶진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피팅룸 안에 숨어 나가지 않는 것도 너무 한심하게 보였다.‘날 배신한 건 남편이랑 언니인데 왜 피해자인 내가 피해야 해? 저 두 인간은 저렇게 뻔뻔하게 대놓고 다니면서 애정을 과시하고 있는데.’이보다 더 어이없는 일이 없을 것이다.속이 뒤집힌 온세아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바로 그때 온아정이 원피스 몇 벌을 고르자 점원이 황급히 다가가 아부를 떨었다.“고객님 안목이 정말 좋으시네요. 지금 고르신 원피스들은 전부 저희 매장 신상들...”점원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온아정이 고개를 돌려 매섭게 노려보았다.“내가 이거 산다고 했어요?”온아정이 경멸 가득한 얼굴로 눈을 흘겼다.점원은 순간 멍해졌다.‘그럼 아니야?’온아정이 기고만장하게 턱을 치켜들며 명령했다.“이것들만 빼고 나머지 옷 전부 다 포장해줘요.”점원이 잠시 넋을 잃었다가 그제야 상황을 파악했다.‘이 고객님이야말로 진짜 부자셨구나. 매장 안에 있는 여성복을 거의 싹쓸이하시다니.’점장이 쏜살같이 달려와 굽신거리며 감사를 표했다. 온아정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전 온세아를 응대할 때보다 훨씬 더 깍듯해졌다.온아정이 짜증을 내면서 얼른 포장이나 해달라고 그들을 닦달했다.점장이 공손하게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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