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221 - Chapter 230

378 Chapters

제221화

결과는 긁을 수 있는 카드가 한 장도 없었다.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온아정이 결국 폭발해버렸다.“됐어, 관둬. 안 살래. 전부 다 안 사.”수치심에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천하의 온아정이 쇼핑하면서 언제 돈을 못 낸 적이 있었던가?오늘 혼외자인 구형민과 함께 나온 게 너무나 후회되었다.‘역시 혼외자라 참 좀스러워. 이깟 푼돈도 없다니.’화가 난 온아정이 매장을 홱 나가버리자 구형민이 다급히 뒤를 쫓아갔다.“아정아, 같이 가. 내 말 좀 들어봐...”그때 온세아가 피팅룸에서 걸어 나왔다.눈앞에서 벌어진 일을 지켜본 온세아는 속이 다 시원해졌다.조금 전 피팅룸 안에서 전화를 걸어 구형민의 신용카드를 모조리 정지시켜 버린 장본인이 바로 온세아였다. 그 바람에 구형민이 온아정의 앞에서 제대로 망신을 당했다.온아정은 본래 사치스러운 여자였다.이번 일로 구형민의 알량한 재력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으니 앞으로는 십중팔구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을 것이다.온세아는 마침내 묵은 체증이 싹 내려가는 기분이었다.“고객님, 이 투피스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직원이 온세아에게 칭찬을 쏟아냈다.온세아가 전신 거울 앞에 서서 이리저리 비춰봤다. 그녀의 몸에 딱 맞춰 제작된 것처럼 글래머한 몸매가 특히 더 돋보였다.옷이 마음에 들었던 온세아가 물었다.“얼마예요?”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남자친구분께서 이미 계산하셨습니다.”온세아가 멈칫했다.‘남자친구? 설마 권태혁을 말하는 거야?’“남자친구 아니에요...”그녀가 무의식중에 변명하려 했다.그때 다른 직원이 다가와 부러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남자친구분께서 고객님을 정말 끔찍이 아끼시나 봐요. 이 옷뿐만 아니라 저희 매장에 있는 다른 여성복까지 전부 결제하셨어요.”“네?”온세아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고 경악한 나머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서둘러 권태혁에게 다가가 사실을 확인했다.“정말 매장에 있는 여성복을 다 샀어요?”권태혁이 눈썹을 까딱거렸다.“내가 먼저 돈을 내서 세아
Read more

제222화

차 안, 온세아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바로 알아챘다.권태혁이 누가 봐도 화가 난 상태였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대표님이 통째로 사버린 매장 옷들을 받지 않겠다고 고집을 피워서? 내가 대표님 스폰을 받는 것도 아니고 사주는 걸 덥석 받을 이유가 없잖아. 게다가 집도 크지 않아서 매장 옷을 다 가져가 봤자 걸어둘 자리도 없다고.’두 사람이 서로 묘한 신경전을 벌이며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차 안의 분위기가 한층 더 차갑게 얼어붙었다.고급 세단이 온세아의 새 보금자리인 늘푸른 아파트에 도착했다.온세아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리려는데 권태혁이 온세아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언제 이혼할 거야?”그가 가라앉은 눈동자로 뚫어지게 쳐다보자 온세아가 흠칫 놀랐다.“네?”“이혼하고 나한테 와. 세아 씨 말고 다른 여자한테 옷 사주는 일은 절대 없을 거야. 이건 장담할 수 있어.”권태혁이 제법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온세아는 오히려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오늘 밤 온세아의 남편 구형민이 언니 온아정을 데리고 쇼핑하던 모습을 권태혁이 보고 말았다. 정말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그렇다고 온세아가 이혼하고 권태혁과 만난들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구씨 가문의 혼외자인 구형민마저 결혼 전이나 후나 온세아를 안중에도 두지 않고 무시했다. 최상류층 재벌의 후계자인 권태혁은 오죽하겠는가?온세아가 자기 주제를 모를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권태혁을 만난다고 해서 바뀔 거라는 헛된 희망은 품지 않았다. 결국엔 권태혁이 거느린 수많은 여자 중 하나로 전락할 테니까.“마음은 감사하지만 제 옷은 제가 직접 사는 게 익숙해서요.”온세아는 단호하게 말했다.남자는 결국 믿을 게 못 된다. 여자가 스스로 돈을 벌어 마음대로 쓰는 게 가장 마음 편한 법이다.사고 싶은 옷이 있다면 본인의 돈으로 사야지, 어떤 남자의 눈치도 보고 싶지 않았다.온세아가 이런 식으로 거절할 거라고는 예상치 못한 권태혁은 새삼 온세아를 다시 보
Read more

제223화

구형민은 왠지 모르게 온세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변했는지 꼬집을 수는 없었지만 예전만큼 그를 좋아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사실 구형민은 혼외자인 온세아의 애정 따위 언제나 우습게 여겨왔다. 그가 원하는 건 오직 온씨 가문의 큰딸 온아정과 결혼하는 것이었다.이제 온세아가 먼저 놔주겠다는데 그의 입장에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 아닌가? 그런데 왜 지금 가슴 한구석이 허전한 걸까?구형민이 상실감을 억누르며 미간을 찌푸렸다.“정말 나랑 이혼할 생각이라면 오늘 밤 갑자기 내 신용카드는 왜 정지시킨 건데? 대체 뭐 어쩌겠다는 거야?”온세아가 서늘하게 경고했다.“뭘 어쩌겠다는 게 아니야. 우리 언니랑 불륜을 저지르겠으면 적당히 좀 눈치껏 하라는 거야. 우리 아직 이혼 도장 안 찍었어. 그렇게 대놓고 언니를 옷가게에 데려가서 돈으로 환심을 사려다가 아는 사람한테 찍히기라도 하면 온씨 가문이랑 구씨 가문에 어떻게 설명하려고 그래?”어쨌거나 정략결혼으로 구씨 가문에 들어간 건 온세아지, 온아정이 아니었다.온아정과 구형민이 대놓고 붙어 다니는 건 온세아에 대한 모욕일 뿐만 아니라 두 가문의 얼굴에 먹칠하는 짓이었다.만약 이 일로 온아정의 남편 가문인 진씨 가문까지 건드리게 된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휴대폰 너머의 구형민이 입을 꾹 다물었다.그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그가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를 차지하기 전까지는 온아정과의 관계가 절대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특히 양가 어른들에게는 무조건 비밀로 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그와 온아정 모두 영향을 받을 테니까.오늘 밤 온아정을 데리고 옷가게에 간 걸 온세아가 알았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구형민의 눈빛이 순식간에 음침해졌다.“내가 거기 간 걸 어떻게 알았어? 설마 나한테 사람이라도 붙인 거야?”온세아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쓸데없는 생각 좀 하지 마. 내가 내 돈 들여가면서 너희 뒤나 밟을 만큼 한가한 줄 알아?
Read more

제224화

그날 저녁, 침대에 누운 온세아는 생각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랐다.구형민이 온아정과 대놓고 함께 다니다가 온세아에게 들켜놓고선 그녀가 따지기도 전에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설명을 요구했다.이젠 불륜도 이렇게나 당당하게 저지르나?내일 구형민과 가정 법원에 가서 이혼하기로 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분통이 터져 병이 도졌을지도 모른다.지금 약이 다 떨어졌는데 권태혁에게 더 처방해달라는 말도 꺼내지 못했다. 정말이지 머리가 다 지끈거렸다.화를 내지 말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잠이 오지 않아 휴대폰을 들여다봤다.그때 화면에 메시지 알림이 떴는데 놀랍게도 경다혜였다.[나 해외에서 돌아왔어요. 선물 사 왔는데 내일 저녁에 같이 식사할까요?]경다혜와 연락을 끊고 지낸 지 꽤 오래되었다. 그 사이 해외에 다녀왔을 줄은 몰랐다.그녀가 권태혁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온세아는 알고 있었다. 갑자기 만나서 식사하자는 것도 권태혁에게 대시하는 걸 도와달라는 얘기를 하려는 게 분명했다.예전이라면 흔쾌히 도와주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전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두 사람을 연결해줄 수가 없어 정중히 거절했다.[미안해요. 내일 저녁에 선약이 있어요.]내일 퇴근 후 구형민과 가정 법원에 가기로 했으니 거짓말은 아니었다. 그런데 경다혜가 포기하지 않고 기회를 틈타 부탁했다.[그럼 태혁 씨랑 약속 좀 잡아줄 수 있어요?]역시나 예상대로였다. 온세아가 난처한 기색으로 답했다.[직접 연락해 보는 건 어때요?]경다혜:[연락할 용기가 없어요.]온세아:[그분은 제가 다니는 회사 대표님이세요. 다혜 씨가 못하겠다면 전 더 못하죠.]경다혜:[내가 이렇게 부탁할게요, 세아 씨. 난 세아 씨를 친구로 생각해서 이런 부탁도 하는 거라고요. 제발 태혁 씨랑 약속 좀 잡아줘요. 이번에 진 신세는 나중에 꼭 몇 배로 갚을게요.]경다혜가 신세를 지든 말든 온세아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지금 권태혁이 자꾸만 온세아에게 매달리며 그의 ‘연인 중 한 명’이 되라고 했다.그의 노리개가 되고 싶
Read more

제225화

하지만 메시지를 보낸 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벌써 잠들었나? 오늘따라 왜 이렇게 일찍 잠든 거야?’권태혁이 속으로 추측하던 그때 진하성이 갑자기 물었다.“그나저나 오늘 시원이 안 보이네?”배신우가 담배를 입에 문 채 말했다.“걔 요즘 유부녀 하나 꼬시는 중이잖아. 지금 불륜남이 되지 못해 안달인데 우릴 만날 시간이 어디 있겠어?”그 말에 진하성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뭐? 미친 거 아니야? 불륜남이 되려 한다고?”다른 사람들도 대놓고 비웃었다.“그러게 말이야. 시원이 정도 조건이면 여자들이 줄을 섰을 텐데 왜 굳이 유부녀를 건드려?”“유부녀를 데리고 놀다가 정리하기 편하니까 그러겠지.”“하긴. 어차피 유부녀인데 설마 시원이한테 책임지라고 하겠어?”몇몇 친구들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껄껄거리며 웃었다.“역시 노는 건 시원이 한 수 위라니까.”“유부녀랑 놀면 책임질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아. 우리처럼 맨날 여자가 결혼하자고 매달리지도 않고 말이야.”“지금까지 잔 여자들이랑 다 결혼하라고 하면 셀 수가 없을 정도로 많아. 나도 시원이처럼 유부녀나 꼬셔봐야겠어.”“하하, 좋은 생각이야.”“그만들 해.”권태혁이 분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준수한 얼굴이 차갑게 가라앉자 시끌벅적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친구들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굳은 표정의 권태혁을 쳐다봤다.‘우리가 무슨 말실수라도 했나?’“왜 그래, 태혁아?”진하성이 앞장서서 물었다.그때 권태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시원이 그냥 가볍게 노는 거라고 어떻게 확신해?”친구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가지고 노는 게 아니면 시원이가 진짜 유부녀랑 결혼이라도 한단 말이야?”권태혁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시원이 그 유부녀한테 반해서 진지하게 다가가는 것일 수도 있잖아. 명색이 친구라는 놈들이 축복은 못 해줄망정 뒤에서 호박씨나 까고 있고. 시원이 어쩌다 너희 같은 형편없는 친구들을 뒀는지, 참.”그
Read more

제226화

마음 한구석이 저도 모르게 씁쓸해졌다.온세아는 신경 쓰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이혼하고 자기에게 오라던 남자가 하루아침에 다른 여자를 흔쾌히 받아주는 꼴을 보니 기분이 언짢아졌다.그녀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세면대 앞에 서서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복잡한 표정을 본 순간 문득 실소를 터뜨렸다.‘대체 뭘 신경 쓰는 거야? 다혜 씨한테 오늘 대표실로 오라고 한 게 나면서. 다혜 씨가 아니었더라도 다른 여자들이 수두룩할 텐데... 아무튼 대표님이랑 당당하게 함께할 수 있는 여자는 절대 내가 아니야.’‘진작에 그 사실을 깨달았기에 대표님의 여자가 되어달라는 제안도 단칼에 거절한 거 아니었어? 한 번만 더 자면 우리 사이에 더는 아무것도 없게 돼.’온세아가 수도꼭지를 틀어 차가운 물을 두 손에 받아 얼굴을 적셨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기 위해서였다.‘그래. 정신 좀 차려야겠어.’적어도 그녀와 권태혁의 관계를 정확히 자각할 필요가 있었다.고작 한 번 잔 사이일 뿐이었다. 그 이상 더 가까워지는 건 불가능했다.생각을 깔끔하게 정리한 뒤 온세아는 숨을 깊게 내쉬고는 손을 닦고 화장실을 나서려 했다.그런데 돌아서기 무섭게 맞은편에서 오던 누군가와 정면으로 부딪치고 말았다. 상대방의 핸드백 속에 있던 물건들이 바닥에 전부 흩어졌다.“죄송합니다...”온세아가 서둘러 사과하며 몸을 굽혀 물건을 주웠다. 그러다 바닥에 떨어진 콘돔 하나를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멈칫했다.그녀와 부딪힌 여자 역시 민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재빨리 콘돔을 주워 가방에 쑤셔 넣더니 도망치듯 화장실을 나갔다.머릿속이 복잡해진 온세아는 그대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콘돔?’지난번 권태혁과 관계를 가졌을 때 그는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다. 문제는 온세아조차 사후피임약을 챙겨 먹는 걸 깜빡하고 말았다.‘젠장. 이러다 임신이라도 하는 거 아니겠지?’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 가능성을 떠올리자마자 황급히 화장실 문을 향해 달려나갔다.하지만 걸음이 너무 급
Read more

제227화

온세아가 꼬치꼬치 캐물을 이유도 없었다.권태혁이 칠흑처럼 어두운 눈동자로 온세아를 응시했다.“방금 본 건 오해야...”경다혜를 안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오늘 경다혜가 불쑥 찾아와 밥을 사겠다고 하는 걸 거절한 참이었다. 그런데 경다혜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며 권태혁의 품으로 넘어지고 말았다.그는 그저 무의식중에 부축했을 뿐이었다.그런데 하필 그때 온세아가 노크하고 들어와 그 장면을 목격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온세아가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오해? 정말 오해 맞아? 내가 오해를 딱 목격했다고?’“저한테 변명하실 필요 없어요.”온세아가 무심하게 한마디 하고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 권태혁이 온세아의 손목을 잡고 끌어당겼다.“대표님, 아직 하실 말씀 남으셨나요?”온세아의 고운 얼굴에 귀찮은 기색이 역력했다. 권태혁과 경다혜가 무슨 사이든 조금도 관심이 없다는 듯한 태도였다.칼날처럼 날카로운 권태혁의 시선이 온세아에게 꽂혔다. 섹시한 입술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가 차마 내뱉지 못한 모든 말들이 깊은 눈망울 속에 고여 있었다. 그녀를 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어찌할 바를 몰랐다.온세아는 사람을 헷갈리게 만드는 그의 이런 감정 표현이 싫었다. 이러면 서로를 더 지치게 만들 뿐이니까.“대표님, 이거 놓으시죠. 혹시라도 다혜 씨가 우리가 여기서 이러는 걸 보기라도 하면 대표님 입장이 꽤 곤란해지실 겁니다.”온세아가 일말의 온기도 없는 눈빛으로 차갑게 일깨워주었다.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한 온세아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권태혁의 준수한 얼굴이 돌연 섬뜩하게 가라앉았다.그녀를 놓아주기는커녕 되레 뒤쪽 벽으로 거칠게 밀어붙였다. 그러고는 커다란 몸집으로 한 걸음 바짝 다가가 그녀를 빈틈없이 억압했다.“내 입장이 곤란해진다니? 왜?”권태혁이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따져 물었다.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올렸다.‘몰라서 물어?’“다혜 씨는 재벌 집 따님이잖아요. 공주님처럼 콧대 높은 여자가 대표님과 제가
Read more

제228화

온세아도 권태혁의 몸에 변화가 생긴 걸 알아챘다.얼굴이 빨개진 채 권태혁을 힘껏 밀어낸 뒤 도망치듯 대표실에서 나왔다.사무실로 돌아온 온세아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가 퍼부은 키스에 붉게 부어오른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멍하니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는 재빨리 짐을 챙겨 회사를 나갔다.구형민과 약속한 시간까지 30분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에는 절대 늦어선 안 되었다.그런데 결혼 후 구형민과 함께 살았던 집으로 갔을 때 정작 구형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구형민의 어머니이자 그녀의 시어머니 주현희가 있었다.주현희가 주방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현관문 소리에 당연히 구형민이 돌아온 줄 알고 한껏 들뜬 걸음으로 걸어 나왔다.“형민이 왔어? 엄마가 우리 아들 먹이려고 국을 끓여...”하지만 고개를 든 순간 눈에 들어온 사람은 온세아였다. 주현희의 표정이 순식간에 180도 뒤바뀌었다.“너였어?”그녀의 얼굴에 감출 수 없는 실망감이 역력했다.주현희는 고급 맞춤옷에 온세아보다 더 세련되게 꾸몄고 그동안 관리를 잘해서 얼굴에 세월의 흔적이라곤 찾기 힘들었다.전혀 예상치 못한 등장에 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물었다.“어머님, 여긴 어쩐 일이세요?”주현희가 구형민과 함께 구씨 가문의 본가로 들어간 이후 잘난 아들 덕에 재벌가 안주인으로서 호의호식하며 살았다.평소 그녀의 주된 일과는 그저 상류층 사모님들과 어울려 사교 모임을 하고 구형민과 함께 힘겹게 얻은 이 자리를 단단히 굳히는 것이었다.그녀가 굳은 얼굴로 다가와 소파에 앉았다.“이리 좀 와봐. 할 얘기 있어.”주현희가 온세아를 불렀다.온세아는 내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군말 없이 걸어갔다.“하실 말씀 있으시면 편하게 하세요.”주현희가 아무 일 없이 이 집에 올 리가 없었다. 이곳까지 왔다는 건 중요한 얘기를 할 게 있다는 뜻이었다.그녀가 단도직입적으로 본론을 꺼냈다.“그럼 빙빙 돌리지 않고 얘기할게. 형민이랑 대체 언제쯤 아이를 가질 생각이니?”구형민의 형이 오랫동안 중병을 앓고
Read more

제229화

주현희의 얼굴이 보기 흉하게 일그러졌다.“이 문제는 내가 형민이랑 얘기해볼게. 난 네 편이니까 걱정하지 마. 넌 그저 마음 편히 먹고 임신 준비나 해. 다른 건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말고.”주현희가 여전히 손주를 목 빠지게 기다리자 온세아가 결국 사실대로 털어놓았다.“형민이가 말씀 안 드렸나요? 저희 곧 이혼해요.”그녀가 다시금 경악했다.“뭐? 이혼?”기왕 말이 나온 김에 온세아도 더 이상 숨길 생각이 없었다.“사실 오늘 원래 같이 가정 법원에 가기로 했거든요.”그 순간 주현희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그 큰일을 집안 어른들이랑 상의 한마디 없이 멋대로 결정했단 말이야?”“어른들께 미리 말씀드리지 않은 건 확실히 저희 잘못이에요. 하지만 이혼은 결국 저희 두 사람의 문제입니다. 어머님도 간섭하지 마시고 저희가 스스로 결정하게 내버려 두셨으면 좋겠어요.”주현희의 안색이 말이 아니게 어두워졌다.솔직히 말해 그녀는 아들이 지금 이 시기에 이혼하는 걸 바라지 않았다.현재 구씨 가문 큰아들이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구형민이 그 자리를 꿰차고 새로운 후계자가 될 절호의 기회가 코앞까지 다가왔기 때문이었다.이런 중요한 시점에 이혼은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꼴이고 구형민 아버지의 심기를 거스를 게 뻔했다.주현희는 아들이 지금 단 한 걸음이라도 삐끗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너도 알다시피 두 사람은 정략결혼이야. 이혼이 너희들끼리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주현희가 싸늘하게 말했다.“미리 귀띔 하나 해줄게. 형민이 조만간 구씨 가문의 가업을 이어받게 될 거야. 혼외자인 네가 내 아들한테 시집온 건 절대 밑지는 장사가 아니야.”온세아의 표정이 차분하기 그지없었다.“지금 저 혼자만 이혼하겠다고 고집부리는 게 아니에요. 어머님 아들 역시 저랑 이혼하고 싶어 안달이 났거든요. 안 그랬으면 결혼한 지 이렇게 오래됐는데 절 건드리지 않았을 리가 있겠어요?”주현희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들이 잘못했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온세아가
Read more

제230화

주현희가 노발대발했다.온세아에게 화를 냈다고 구형민이 뭐라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쟤가 너랑 이혼하겠다잖아. 어머니로서 한마디 말도 못 해?”주현희가 잔뜩 굳은 얼굴로 반박했다.그녀는 시어머니로서 잘못을 한 며느리를 혼내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온세아가 조금 전 구형민을 혼외자라고 비웃지 않았던가?구형민이 미간을 찌푸린 채 주현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이혼은 세아 혼자만의 생각인 게 아니라 저희가 진작에 합의 끝낸 일입니다.”온세아가 내심 놀랐다.구형민이 이혼의 책임을 그녀에게 떠넘기지 않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물론 온세아를 지켜주려는 게 아니라 주현희가 온세아 혼자만의 생떼라고 오해해서 이혼을 반대할까 봐 그런 것이었다.하지만 아들의 쐐기를 박는 말에 주현희가 더욱 격분했다.“너 미쳤어? 이 중요한 시기에 이혼하겠다고? 네 아버지가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화를 낼지 몰라서 그래?”온세아 혼자만의 독단적인 생각이었다면 처리하기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구형민까지 이혼에 동의한 상태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아버지껜 제가 알아서 잘 말씀드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구형민이 무겁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러자 주현희가 호통을 쳤다.“말씀드려? 어떻게? 너랑 온씨 가문의 정략결혼은 네 아버지랑 세아 아버지가 오래전부터 합의한 일이야. 지금 갑자기 이혼하겠다고 나서면 네 아버지가 가만히 계실 것 같아? 안 그래도 벼르고 있는 심미란이 이때다 싶어 꼬투리를 잡을 게 틀림없어. 병든 네 형을 밀어내고 싶은 생각도 없어? 구씨 가문 후계자 자리 포기할 거냐고!”“구씨 가문의 후계자는 무조건 저예요. 이혼도 반드시 할 거고요.”구형민의 말투에 일말의 타협도 없었다.이혼 후 온씨 가문의 큰딸인 온아정과 재혼한다면 구씨 가문의 후계자 자리에 더 빨리 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주현희의 얼굴에 탐탁지 않은 기색이 역력했다.“이혼할 마음이 있다고 해도 굳이 지금 서두를 필요 없잖아. 네 형이 거의 버티지 못해서 네가 구씨 가문 후
Read more
PREV
1
...
2122232425
...
38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