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의 모든 챕터: 챕터 241 - 챕터 250

378 챕터

제241화

...아침이 소리 없이 찾아왔다. 커튼 틈새로 햇살이 비집고 들어왔다.온세아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창밖은 이미 환하게 밝아 있었다. 이불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와 세수하러 욕실로 향했다.씻고 방에서 나와보니 권태혁이 스위트룸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녀가 나오기를 기다린 듯했다.“일어났어? 조식시켜뒀으니까 식기 전에 먹어.”권태혁이 티테이블 위에 놓인 음식을 눈짓으로 가리키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온세아가 음식 앞으로 다가갔다. 전부 그녀가 좋아하는 메뉴들이었다. 사양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먹었다.“출장 왔는데 제가 해야 할 일은 없나요?”그녀가 먹으면서 물었다. 이번 M국행이 일하러 온 게 아니라 휴가를 온 기분이었다.권태혁이 한쪽 눈썹을 치켜세웠다.“있어.”온세아가 다급하게 물었다.“무슨 일인데요?”그가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응시하며 대답했다.“날 보살피는 거.”방금 막 우유 한 모금을 들이켰던 온세아가 하마터면 뿜을 뻔했다. 얼굴이 순식간에 발그레하게 달아올랐다.‘세 살배기 어린애도 아니고 사지 멀쩡한 어른이면서 보살펴 달라고?’그녀가 따져 묻기도 전에 권태혁이 먼저 말했다.“넌 내 비서잖아. 날 챙기는 건 당연히 업무 범위에 포함되지.”할 말을 잃은 온세아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마음을 다잡았다.“어떻게 보살펴드리면 되는데요?”권태혁이 그녀를 힐끗 쳐다봤다가 느릿느릿 대답했다.“요 며칠 아주 잘하고 있어.”그녀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언제 보살펴줬어? 첫날 도착해서 짐 정리를 도와준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권태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얼른 먹어. 다 먹으면 구경시켜줄게.”온세아가 화들짝 놀랐다.“어디 가는데요?”“가고 싶은 곳 어디든. 오늘 네 업무는 하루 종일 내 곁에 있어 주는 거야.”...아침 식사를 마친 후 권태혁이 현지 가이드를 고용해 유명 관광지들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해 질 녘에는 현지에서 이름난 맛집 거리로 향해 근사한 저녁 식사까지 즐겼다.두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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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그 순간 온세아는 어머니에게 버림받았다는 기분이 강렬하게 들었었다.나중에 한 마음씨 좋은 오빠가 온세아를 발견해 경찰서로 데려다주었고 경찰이 성해연에게 연락하고서야 어머니를 찾을 수 있었다.그때의 기억이 온세아에게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았기에 길을 잃는 것을 무엇보다 두려워했다.하필 머나먼 이국땅에서 다시 홀로 남겨지자 그때의 불안감과 긴장감이 다시금 파도처럼 밀려왔다.절망감이 극에 달해 어찌할 바를 모르던 그때 누군가 온세아의 이름을 불렀다.처음엔 환청을 들은 줄 알았다. 하지만 곧 환청이 아님을 깨달았고 누군가 비명을 지르듯 절규하며 그녀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다.화려한 등불이 켜지기 시작한 이국의 거리에서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이들, 피부색이 다른 수많은 행인이 일제히 한 남자를 돌아보고 있었다.크고 훤칠한 한 남자가 목이 터져라 온세아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그 목소리에 초조함과 걱정이 가득 담겨 있었다.온세아 역시 고개를 돌려 그쪽을 쳐다봤다.커다란 체구의 권태혁이 시야에 들어왔다. 온세아의 눈동자가 경악으로 가늘게 떨렸다.그녀의 기억 속 권태혁은 언제나 냉정하고 오만하며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고고한 성격을 지닌 사람이었다.그런 권태혁이 이토록 평정심을 잃을 리가 없었다.인파가 북적이는 거리에서 선글라스까지 벗어 던진 채 온세아의 이름을 부르며 조급해할 리는 더더욱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조급해 보였다.땀범벅이 된 몰골이나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 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온세아의 심장이 권태혁이라는 남자에게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그녀는 버려진 게 아니었고 길을 잃은 것도 아니었다. 그가 그녀를 찾아냈으니까.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지금 이 순간의 권태혁이 어린 시절 길을 잃은 온세아를 경찰서로 데려다주었던 그 다정한 오빠의 모습과 겹쳐 보였다.온세아의 마음속에 따스한 온기가 스며들었다.반면 권태혁은 화가 머리끝까지 난 상태였다. 온세아를 발견하자마자 쏜살같이 달려왔다.잘생긴 얼굴이 온통 땀방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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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온세아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권태혁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어버렸다.칠흑 같은 눈동자가 깊고 차가워 보였으나 내면에는 이미 거대한 파도가 소용돌이치고 있었다.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온세아를 바라봤다. 이 타이밍에 입을 맞춰올 줄은, 그것도 먼저 다가와 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온세아 역시 자신이 무모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용암처럼 끓어오른 권태혁의 분노를 잠재우려면 지금으로선 이 방법밖에 없었다.미동도 없이 입맞춤을 받아내며 빤히 응시하는 그의 시선에 온세아는 가슴이 콩닥거렸다.‘이 방법이 과연 먹힐까? 사람들 앞에서 멋대로 입을 맞췄다고 더 화를 내는 건 아니겠지?’온세아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가까운 거리에서 권태혁과 눈을 마주했다.그녀의 눈동자 속에 굳은 표정을 한 권태혁의 얼굴이 선명하게 비치고 있었다.온세아가 입술을 떼고 포기하려던 찰나 권태혁이 돌연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잡았다. 그 바람에 온세아가 그의 가슴팍에 속수무책으로 밀착되었다.권태혁이 잔뜩 잠긴 목소리로 물었다.“지금 무슨 짓을 한 건지 알고는 있어?”“알아요.”온세아가 눈을 깜빡이며 그의 깊은 눈동자를 마주 보았다.“그러니까 화 풀어요. 일부러 사라진 게 아니라 정말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렸단 말이에요.”권태혁의 수려하고 날카로운 얼굴이 온세아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 코끝이 맞닿았고 서로의 숨결이 뒤엉켰다.가슴이 두근거린 온세아는 그가 그녀의 말을 믿은 건지 확신할 수 없었다. 양손으로 권태혁의 가슴을 밀어내며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려 애썼다.사람들이 가득한 길거리에서 이런 지나친 스킨십은 아무래도 조심스러웠다. 아까는 다급한 마음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방법이었을 뿐이었다.하지만 권태혁이 꿈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커다란 손으로 온세아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입술이 온세아의 입술에 닿을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머물렀다.“왜 갑자기 키스했어?”온세아가 대답 대신 붉은 입술을 적셨다.‘그걸 어떻게 대답해요?’권태혁의 어두운 눈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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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지금 온세아의 마음이 딱 이러했다. 권태혁의 손길이 닿는 걸 여전히 꺼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의 유혹에 속수무책으로 휘말리고 있었다.권태혁의 숨결이 뜨거웠고 숨소리가 거칠었다.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젖히더니 권태혁의 긴 다리와 탄탄한 허리에 두 다리를 감았다.입맞춤에 온몸이 나른해진 온세아는 권태혁의 목을 껴안은 채 그에게 매달렸다. 이 행동이 권태혁의 욕구에 불을 지핀 건 알지 못했다.권태혁의 커다란 손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손길이 닿는 곳마다 온세아의 몸이 달아올랐다.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피했다.“이러지 말...”권태혁이 그녀의 옷을 벗기며 갈라진 목소리로 속삭였다.“먼저 유혹한 건 너야.”그녀가 억울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내가 언제 유혹했어? 그냥 키스만 했을 뿐인데. 이렇게 격렬하게 반응할 줄 알았으면 절대 키스하지 않았다고.’권태혁은 온세아를 번쩍 들어 올려 침대에 눕혔다. 그러고는 그의 셔츠 단추를 위에서부터 하나씩 아주 느리게, 정성스럽게 풀었다.온세아가 침대에서 일어나려던 찰나 상체를 드러낸 권태혁이 다시 그녀를 덮쳤다.“콘돔 없잖아요...”그녀가 다급하게 주의를 주자 권태혁이 허리를 놓더니 주머니에서 콘돔을 꺼내 그녀가 보는 앞에서 포장을 뜯었다.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이번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왔구나.’저항할 틈도 없이 권태혁이 그녀를 품에 가둔 채 탐욕스러운 입맞춤을 퍼부었다.그가 빈틈없이 채워주자 온세아가 참지 못하고 신음했다.“만족해?”권태혁이 침을 꿀꺽 삼키고 온세아의 눈을 빤히 바라보았다.온세아가 발끝에 힘을 주더니 그의 등에 깊은 손톱자국을 남겼다. 귓가에 남자의 거친 숨소리가 가득했다.권태혁은 그동안 온세아가 빚진 걸 전부 보상받으려는 듯 밤이 깊도록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다....다음 날 오후, 커튼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햇살이 방 안을 비추었다.온세아가 온몸을 두들겨 맞은 듯한 통증과 함께 잠에서 깼다. 권태혁의 팔이 그녀의 허리 위에 놓여 있었다. 강압적이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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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왠지 깬 지 좀 된 것 같았다.온세아가 욕실에서 나왔을 때 이미 다 지켜보고 있었던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권태혁이 자고 있다는 생각에 샤워를 마친 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로 나왔었다. 이제 보니 그에게 완전히 속은 것이었다.“네가 내 품에서 빠져나간 순간에 깼지.”그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느릿느릿 대답했다. 잘생긴 얼굴에 금욕적인 분위기가 풍겼다.사실 진작 깨어 있었지만 온세아를 조금이라도 더 안고 있고 싶어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었다.그녀가 품에서 벗어나자마자 가슴 한구석이 텅 비어버린 듯한 상실감을 느꼈다.“권태혁!”온세아가 고개를 돌려 그를 매섭게 쏘아봤다. 역시나 자는 척 연기하고 있었던 것이었다.권태혁의 칠흑 같은 눈동자가 그녀를 집요하게 쫓았다.“어젯밤엔 잘 잤어?”온세아가 대답 대신 째려봤다. 어젯밤 그렇게 격렬하게 움직였는데 잠이 안 올 리가 있겠는가?“내려가서 아침 먹어야겠어요.”더 이상 권태혁과 이 좁은 공간에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권태혁의 눈빛이 어젯밤의 해소로도 부족하다는 듯 여전히 소유욕이 가득했다.식당으로 내려가 밥을 먹어야겠다는 생각뿐인 온세아가 그의 뜨거운 시선을 피했다.“시간 없을 텐데.”뒤에서 들려오는 권태혁의 말에 온세아가 발걸음을 멈췄다.“시간이 없다니요?”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우리 오늘 귀국해. 비행기 이륙 시간까지 두 시간 남았어.”호텔에서 공항까지 가는 시간만 해도 한 시간 남짓이었다.짐을 챙기고 체크인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남은 한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온세아가 놀란 나머지 소리를 질렀다.“그걸 왜 이제야 말해요?”M국에서 며칠 더 머무는 줄 알았다.권태혁이 어쩔 수 없다는 듯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네가 어젯밤에 갑자기 유혹할 줄 내가 알았겠어? 점심이 다 돼서 일어난 바람에 비행기도 놓치게 생겼어.”온세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제가 유혹했다고요?”기가 막힌 그녀가 반박했다.“어제 돌아오자마자 절 덮친 건 대표님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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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귀국행 비행기 안.온세아와 권태혁이 퍼스트 클래스석에 몸을 싣고 있었다. 넓은 퍼스트 클래스석 안에 오직 두 사람뿐이었고 고요한 정적이 주변을 감싸고 있었다.온세아는 잠을 청하려고 좌석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 그런데 갑자기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권태혁이 그녀를 안은 것이었다.“뭐 하는 거예요?”그녀가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눈을 떴을 땐 권태혁의 다리 위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가녀린 몸이 권태혁의 품속에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가만히 있어. 제대로 좀 안아보게.”권태혁이 온세아의 귓가에 대고 낮게 속삭였다. 그러고는 그녀의 긴 머리카락을 넘긴 뒤 귓불에 입맞춤했다.온몸을 타고 흐르는 전율에 온세아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이러지 마세요...”여긴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석이었다. 이런 곳에서까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줄은 몰랐다.하지만 권태혁은 아랑곳하지 않고 온세아의 상의 밑단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심장이 왜 이렇게 빨리 뛰어?”온세아가 그를 매섭게 째려봤다.“당연히 대표님 때문이죠.”“긴장돼?”권태혁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비행기 안에서 또 덮치기라도 할까 봐?”그녀가 고개를 돌리고 정색했다.“약속한 잠자리도 해줬잖아요. 이젠 우리 사이에 아무 빚이 없어요.”그 말에 권태혁이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아무 빚이 없다고? 나랑 엮이는 게 그렇게 싫어? 어젯밤의 그것도 지난번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야?’권태혁의 눈빛이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았다.“내가 전에 했던 제안 다시 생각해볼 마음이 정말 없어?”“무슨 제안요?”온세아가 경계 어린 눈빛으로 묻자 권태혁이 발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어젯밤 관계를 가진 후 더 생기 있고 매혹적으로 변한 것 같았다.“남편이랑 이혼하고 나한테 오는 거 말이야. 내가 진짜 잘해줄...”말이 끝나기도 전에 온세아가 단호하게 거절했다.“싫어요...”그의 애인이 되어 수많은 노리개 중 하나로 전락하고 싶은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하지만 권태혁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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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내가 그런 쪽으로 욕구가 강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면 발작이 일어났을 때 남자 없이는 안 된다고 확신하는 거야?’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온세아는 다시금 머리가 지끈거렸다.어젯밤 기회를 봐서 권태혁에게 발작을 억제할 약을 달라고 했어야 했다. 약이 없으니 다음번에 발작했을 때 권태혁을 찾아야만 하는 걸까?...온세아가 늘푸른 아파트에 도착하고 짐을 풀기도 전에 성해연의 전화를 받았다.“엄마, 무슨 일이에요?”휴대폰 너머의 성해연이 계속 울기만 했다.“네 언니... 아정이가 갑자기 사라졌어...”온세아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온아정이 사라졌다고?’“멀쩡하던 사람이 왜 갑자기 사라져요?”그녀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예요?”“응...”성해연이 말을 아꼈다.사실 온아정이 실종된 진짜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다.온아정이 그날 밤 출생에 얽힌 진실을 듣고 집을 뛰쳐나간 뒤 들어오지 않았다.며칠째 온철환이 사람을 풀어 샅샅이 뒤졌지만 온아정의 행방이 어디에서도 묘연했다.“진하성이 갑자기 이혼 소송을 걸어오니까 아정이가 그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가출한 모양이야.”성해연이 울먹이며 거짓말했다. 말투에 진하성을 향한 원망이 섞여 있었다.온아정이 사라진 후에 성해연은 온철환과 심미란에게도 같은 이유를 대며 둘러댔다.지금은 다들 온아정을 찾는 게 급선무라 의심하지 않았지만 일이 더 커지기 전에 하루빨리 그녀를 찾아야만 했다.“엄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언니 소식 들리면 바로 연락 드릴게요.”온세아가 성해연을 달랬다.“세아야, 아정이가 어디 있는지 진하성한테 물어봐 주면 안 될까?”성해연이 조심스럽게 떠봤다.“알겠어요.”전화를 끊은 뒤 온세아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이번 일이 단순한 가출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온아정이 왜 갑자기 사라졌지? 정말 진하성이 이혼 소송해서?’어머니의 부탁도 있었지만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진하성을 만나봐야 할 것 같았다....더 헤븐 VIP 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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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온세아?’그 이름을 듣자마자 진하성의 눈이 다 반짝였다. 평소 온세아에 대해 꽤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던 그였다.“당장 들어오라고 해.”매니저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진하성의 처제가 맞나 보네.’만약 진하성을 속이려 했다면 매니저까지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VIP 룸에 모인 재벌 집 자제들이 이 클럽에서 가장 건드려서는 안 되는 인물들이었다.“네 비서가 왔대.”진하성이 옆에 앉은 권태혁을 힐끗 보며 흥미롭다는 듯 말했다.권태혁은 온세아가 왔다는 소식에 내심 기뻤지만 그가 아닌 진하성을 찾아왔다는 사실에 미간을 찌푸렸다. 설명하기 힘든 불쾌감이 그의 얼굴을 순식간에 어둠으로 물들였다.잠시 후 온세아가 매니저의 안내를 받으며 룸 안으로 들어섰다.그녀가 나타난 순간 권태혁의 시선이 화살처럼 날아가 꽂혔다.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는 강렬하고 예리한 시선에 온세아는 당혹감을 느꼈다. 오늘 밤 진하성을 찾아온 이 자리에 권태혁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더 이상 권태혁과 엮이고 싶지 않은데 오늘 저녁에 또 여기서 마주치게 되었다.어느새 매니저가 그녀를 공손하게 진하성의 앞으로 데려갔다.“이쪽이에요.”온세아가 정신을 차리고 눈앞의 남자를 쳐다봤다.화려한 무늬의 셔츠에 검은 정장 바지 차림을 한 진하성이 준수하면서도 요염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그가 바람둥이 같은 눈빛을 흘리며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어 보였다.“형부.”온세아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불렀다.형부라는 한마디에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진하성과 달리 권태혁은 표정이 한층 더 험악하게 일그러졌다.주위에 앉아 있던 다른 남자들이 휘파람을 불며 분위기를 띄웠다.진하성이 옆으로 자리를 비켜줬다.“자, 이리 와서 앉아요.”온세아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진하성이 내준 자리가 하필 그와 권태혁의 사이였다.권태혁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위협적인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졌다.올블랙 차림에 어두운 조명 속에 앉아 있어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날카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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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이혼을 코앞에 둔 중요한 시점에 온아정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진하성 역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온세아가 말했다.“그럼 부탁 좀 할게요, 형부.”진하성이 사람을 시켜 함께 찾아준다면 훨씬 빨리 온아정을 찾아낼 수 있을 터. 성해연이 온세아더러 진하성을 찾아가라고 한 가장 중요한 이유이기도 했다.그가 소파에서 일어났다.“가요. 데려다줄게요. 가는 길에 사람들을 시켜서 온아정도 찾아보고.”사안이 사안인 만큼 더 이상 룸에 남아 술판을 즐길 기분이 아니었다. 일단 온아정을 찾는 게 급선무였다.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인 뒤 진하성과 함께 나가려던 그때 뒤에서 권태혁의 목소리가 불쑥 들려왔다.“먼저 가. 이 여자는 내가 데려다줄게.”이건 진하성에게 한 말이었다.조금 전 온세아가 권태혁이 아닌 진하성을 찾아와 ‘다정하게’ 형부라고 부르는 걸 본 권태혁은 질투심이 끓어올라 미칠 것 같았다.술잔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하마터면 깨뜨릴 뻔했다.권태혁 스스로도 왜 이토록 화가 나는지 알지 못했다. 그의 소유물을 다른 남자에게 빼앗긴 듯한 기분이었다.게다가 이 여자, 남편이 있지 않은가?예전에도 남편이 있다는 핑계로 몇 번이나 권태혁을 밀어냈었다.이미 몸을 섞은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온세아는 그와 거리를 뒀다.‘그런데 지금 다른 남자를 찾으러 직접 왔다고? 남편이 질투하면 어쩌려고?’화가 난 상태였던 권태혁이 온세아가 진하성을 찾아온 이유가 온아정의 갑작스러운 실종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눈빛이 순식간에 변했고 끓어오르던 분노도 절반쯤 사그라들었다.급한 일이 있어서 진하성을 찾아온 것이었다.진하성이 권태혁을 돌아봤다.“너...”온세아를 권태혁에게 맡겨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아 잠시 망설였다.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디까지 간 사이인지 진하성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어찌 됐든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였고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것보다는 권태혁에게 맡기는 편이 안전할 터.그러나 이는 두 사람에게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꼴임이 틀림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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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저 차 가져왔어요. 혼자 갈 수 있다고요.”온세아가 낮은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권태혁이 이렇게 말했다.“차를 가져왔다고? 마침 술을 좀 과하게 마셨는데 가는 길에 나 좀 데려다줘.”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방향이 다른데? 그리고 대표님은 운전기사가 있잖아요.’권태혁이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은 채 앞장서 걸어갔다.그녀의 차를 어떻게 알아본 건지 그녀의 차 앞에 멈춰 서더니 돌아보면서 잠금을 해제하라는 눈짓을 보냈다.온세아의 얼굴에 짙은 갈등이 스쳤다. 내키지 않았지만 어찌 됐든 그녀의 상사라 대놓고 심기를 거스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게다가 그저 집까지 데려다주는 것뿐이니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온세아가 차 키를 꺼내 버튼을 눌렀다.권태혁이 곧바로 조수석 문을 열고 차에 올라탔다. 온세아 역시 재빨리 차에 올라 안전벨트를 맸다.“노블레스 스테이 별장으로 모시면 될까요?”“응.”권태혁이 덤덤하게 대답하며 깊고 뜨거운 시선을 그녀에게 던졌다.운전석에 앉은 온세아가 운전을 편하게 하기 위해 겉옷을 벗었다.안에 몸매가 확연히 드러나는 짙은 붉은색 타이트 스커트를 입고 있었는데 볼륨감 있는 그녀의 매혹적인 몸매를 고스란히 살려줬다.자리에 앉자 치마 밑단이 거의 허벅지까지 말려 올라갔다. 길고 하얀 두 다리가 너무나 섹시하고 매력적이었다.온세아가 액셀을 밟고 차를 얼마쯤 몰고서야 마침내 옆자리 남자의 시선이 이상한 걸 눈치챘다.차 안이 어두워 권태혁의 표정이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칠흑 같은 눈동자만은 줄곧 그녀를 향해 있었다.“왜 그렇게 빤히 봐요?”온세아가 참지 못하고 따져 물었다. 그녀가 옷을 입지 않은 착각이 들 정도로 노골적인 시선이었다.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빛이 어른거리며 권태혁의 얼굴에 내려앉았다. 그의 이목구비가 한층 더 입체적으로 보였다.눈빛이 몹시 깊고 무거웠으며 뜨거운 메시지를 머금고 있었다.온세아는 마음이 저도 모르게 요동쳤다. 입을 열려던 찰나 권태혁의 커다란 손이 그녀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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