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간에 낡고 비좁은 자취방 침대에 누워 있는 것 자체가 오랜만이었다.매일같이 이어지는 밤낮 없는 노동 속에서, 휴식이란 사치에 불과했다.오늘 저녁에도 시큼한 포르말린과 죽음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장례식장 운구 및 밤샘 아르바이트가 예정되어 있었다.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불청객들,갑작스럽게 내동댕이쳐진 두 자매의 가출 소동에 휘말리는 바람에,일복이 터진 일상을 강제로 쉬어가게 되었다.대타를 구하느라 사장에게 머리를 숙여야 했고,오늘 손에 쥘 수 있었던 일당은 허공으로 날아갔다.허탈함과 피로가 뒤섞인 한숨을 내쉬며,에구치는 간만에 찾아온 휴식을 위해 일찍 침대에 누웠다.천근만근 무거운 몸은 당장이라도 기절하듯,잠에 빠져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하지만 사방이 꽉 막힌 독방 같은 공간에 타인의 존재가 끼어들자,아주 사소한 소음조차 뇌수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가 되어 신경을 건드렸다.얇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거실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옷자락의 마찰음,그리고 숨을 죽인 듯한 나직한 발소리.한동안 철저히 혼자만의 요새였던 이 집에,다른 누군가가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그의 온몸을 긴장으로 뻣뻣하게 굳히기 충분했다.그는 이리저리 몸을 뒤척이며,천근만근 무거운 몸을 어떻게든 깊은 수면 속으로 밀어 넣으려고 애를 썼다.베개를 귀 위에 얹어보기도 하고,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써 보기도 했다.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아무리 뼛속까지 피로가 절여져 있다고 해도,평생을 야간 노동으로 길들여진 몸은 이렇게 이른 시간의 휴식을 거부하고 있었다.기이할 정도로 뇌는 더욱 또렷해졌고,신경은 종이 한 장 차이로 찢어질 듯 날카로워졌다.에구치는 눈만 감은 채, 시체처럼 억지로 누워 있었다.답답한 마음에 공용 공간인 거실로 나가는 것도 극심한 눈치가 보였다.가출하고 처음으로 피붙이도 아닌 낯선 남자의 집에서 지내게 된 여자.오직 이름 석 자만 간신히 아는 여자의 존재가,도리어 집주인인 그를 제 침대 위로 움츠러들게 만들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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