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찾아가면서, 내 마음도 이제 좀 알아 버렸거든.”그가 이렇게 솔직한 남자였던가. 하긴, 어쩌면 그는 단 한 번도 내게 솔직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을지도 몰랐다.차준호는 나를 마주하며 천천히 거리를 좁혀왔다. 그의 눈동자에는 일절 흔들림이 없었다. 이미 무겁고 확고한 결심을 마친 사람처럼, 내 모든 것을 낱낱이 꿰뚫어 보듯 단호한 눈빛으로 그가 말을 이었다.“그래서요?”“덕분에 요즘 거짓말의 묘미를 알아버렸어. 그러니까 일이 술술 풀리더라고. 전리품은 확실하게 챙겨줄 테니 걱정 마.”휘청, 눈앞이 아뜩해지는 현기증에 난 말문이 막혀 버렸다.그를 이용하라니. 전리품이라니. 그가 대체 이런 위험한 짓을 사서 하며 얻는 실익이 뭐가 있다고 이토록 당당한 걸까.“그래도 전 제 마음대로 할 거예요.”가쁘게 떨리는 호흡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나는 차준호를 빤히 응시했다. 호기롭게 말은 내뱉었지만 현재 내게 뾰족한 대책이 있는 건 아니었다. 만약 내가 홀로 온전히 서지 못한다면, 결국 도국이나 이아준이 내 방패를 자처하며 나설 게 분명했다. 그 꼴을 보는 건 죽기보다 싫었다.그야말로 벼랑 끝으로 몰린 형국이었다.“신하늘, 하고 싶은 거 다 해. 내가 기꺼이 네 방패가 되어 줄 테니까.”차준호의 눈동자가 창문 틈으로 스며드는 금빛 여명 속에서 칼날처럼 번뜩였다. 호선으로 매끄럽게 휘어지는 그의 입꼬리는, 뜨거운 햇빛 아래 만개한 독꽃처럼 위험하리만치 아름다웠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믿는 구석이 있는 사람처럼, 그의 태도는 시종일관 여유롭기만 했다.그의 치밀한 계획에 편승할지, 아니면 홀로 이 무서운 세상과 맞설지. 거대한 갈림길의 기로에서 고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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