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는 현관문이 닫히자마자, 헛웃음을 터뜨렸다.예상치 못한 상황에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두 사람에 대한 생각을 지우기로 했다.그들의 걱정 어린 눈빛과 직접 찾아온 마음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불 필요한 감정은 밀어내는 게 안전하다.텅 빈 거실 소파에 멍하니 앉아 있던 중, 문득 병실에서 꾼 꿈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너무나도 생생한 꿈이었다. 한없이 어둡기만 한 적막 속, 분명 낯선 어른들의 목소리가 들렸었다.[오빠도 친오빠가 아니라며.][죄책감에 앞으로 어떻게 산대?]그 이질적인 목소리는 마치 지금도 귓가에 울려대는 것처럼 웅웅거렸다.이해할 수 없었다. 어릴 적 부모님을 잃고, 오빠만을 의지하며 살아 왔는데. 친 오빠가 아니라니? 죄책감은 또 뭔데?단순한 꿈인가. 아무런 의미 없는 개꿈일 뿐인가.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중간이 뚝 끊겨버린 기억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오빠와 나이 차이는 많이 났지만, 그저 자신이 늦둥이라고만 생각해 왔었다. 한 번도 친오빠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단 말이다.무엇보다 오빠와 함께 했던 시간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했다. 나는 지금, 과연 무엇을 놓치고 있는 걸까?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고, 엉켜버린 머릿속에선 마치 지금까지의 기억들이 조작된 것처럼 느껴졌다. 한참을 고민한 끝에, 우주의 방으로 향했다. 자신도 이해하지 못하는 감정이 불쑥 올라온 것처럼, 방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자연스러웠다.문을 열고 마주한 오빠, 우주의 방은 늘 그렇듯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은하의 눈길에 책상 위로 향했다. 늘 같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행복이 가득한 사진들.그 중, 환하게 웃고 있는 부모님의 사진을 한참을 쓰다듬었다.엄마, 아빠. 저는 왜 하나도 행복하지 않나요? 다들 행복한 추억을 연료삼아 살아간다는데, 저한테는 왜 그 어떠한 연료도 없는 건가요.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침대 옆에 놓인 서랍으로 시선을 돌렸다.서랍을 열어 안에 담긴 물건들을 하나씩 살펴보던 중, 가장 아래쪽 서랍에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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