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놓고 좋아하든 짝사랑이든 결국 좋아하는 건 똑같잖아요.”정우의 말에 지훈이 두 사람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정우를 스쳐 지나간 시선이 이내 이담의 얼굴에 멎었다.그 시선을 따르던 명월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지면서, 눈에 띄게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지훈은 곧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시선을 거두었다.정우가 스스럼없이 다가가 지훈의 어깨에 팔을 둘렀다. “지훈아, 맨날 그렇게 정색하고 다녀서 장가나 가겠냐? 소 선생님이 저렇게 진심으로 들이대는데, 리액션이라도 좀 해줘라!”명월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서 지훈을 쳐다보지도 못했다.지훈이 천천히 눈을 치켜뜨면서 대꾸했다. “해줬잖아. 시간 없다고.”정우는 어이가 없었다.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이담이 명월을 힐끗 쳐다봤다. ‘어쩐지 그날 일부러 고지훈의 사무실로 안내하더라니, 날 연적으로 생각한 거였어.’‘나도 참 팔자가 꼬였네. 강성대학병원에 일하러 온 거지 연애하러 온 게 아닌데.’그때, 이담의 핸드폰이 울렸다.고승범의 전화였다.고개를 돌린 이담이 구석으로 가서 전화를 받는 사이, 지훈의 시선이 가만히 이담을 향했다.단 몇 초 만에 거둔 시선이었지만, 명월은 그 짧은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그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남몰래 질투심을 삼켰다....점심시간, 이담은 휴식 시간을 이용해서 고승범과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향했다.룸 안에는 고승범 외에도 강민준, 유하연 부부가 먼저 와 있었다.“심 선생님, 정말 강성시로 오셨네요.”유하연이 다가와서 이담의 손을 꼭 잡았다. 온화한 미소를 띤 얼굴에는 친근함이 가득했다.이담도 마주 보면서 웃었다. “네, 사모님 덕분에 강성대학병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었어요.”유하연이 이담을 자신의 옆자리로 이끌자, 고승범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강민준에게 물었다. “사모님이 언제부터 내 제자를 이렇게 예뻐하셨소?”아내가 기뻐하는 모습에 강민준도 사람 좋게 웃었다.“다 인연이지요.”“그때 남편한테 심 선생님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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