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 단추를 채우며 지훈이 덤덤하게 대꾸했다.“그땐 아무 생각도 없었어.”“하긴, 네가...”지훈의 가슴팍에 손가락으로 하트를 그리는 시늉을 하면서 정우가 놀려댔다.“드디어 사랑에라도 빠진 거냐?”“고 선생님, 계세요?”문을 열고 들어서던 이담이 마침 그 묘한 장면을 목격했다.순간 몸이 굳어진 이담이 이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죄송해요, 방해했네요. 먼저 나갈게요.”화들짝 놀란 정우가 지훈을 밀쳐내고 부리나케 뒤쫓아 나갔다.“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 그런 사이 절대 아닙니다!”복도에서 정우에게 붙잡힌 이담은 한참 동안 해명을 들어야만 했다. 병실에서 지훈이 나오자, 정우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두 분 대화 나누세요, 전 이만 가볼게요!”멀어지는 정우의 뒷모습을 보며 이담이 뜬금없이 물었다.“최 선생님은 매일 저렇게 활기차신가요?”“원래 성격이 저렇습니다.”이담을 마주 본 지훈이 본론을 꺼냈다.“무슨 일로 절 찾으셨습니까?”“괜찮으세요?”결벽증 환자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순 없었지만, 아까 지훈의 표정이 몹시 안 좋았던 건 사실이었다.“괜찮습니다.”“저, 아까는 죄송했어요. 원래 제가 맞았어야 했는데 괜히 저 때문에...”“대신 맞아준 거 아닙니다.”잠시 뜸을 들이던 지훈이 표정 하나 안 변하고 덧붙였다.“미처 걸음을 못 멈춰서 그런 겁니다.”이담이 민망한 듯 웃어 보였다.“그래도 정말 죄송해요.”“죄송하다는 말 말고는 할 말이 없습니까?”“감사합니다.”“...”지훈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됐습니다. 다음에 또 저렇게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멀리 피하세요.”물끄러미 지훈을 쳐다보던 이담은, 강성시에 와서 그를 알게 된 지 겨우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왠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겉은 차가워 보여도 속은 꽤 따뜻한 사람이네.’“저기, 제가 오늘 밥 살까요?”고개를 돌려 이담을 쳐다본 지훈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웃음을 터뜨렸다.“이혼하고 나서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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