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녀가 남의 사생활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서야 되겠어요?”그 말에 이담은 입을 꾹 다물었다.저녁 무렵,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 데리러 가지 못하니 집에 도착하면 꼭 연락해 달라는 진혁의 메시지가 도착했다.짧게 답장을 보낸 이담은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그때 이담의 앞에 멈춰 선 지훈의 차 운전석 창문이 천천히 내려가면서, 낯선 남자가 말을 걸었다.“심 선생님, 도련님께서 모셔다드리라고 하셨습니다.”번호판을 확인해 보니 지훈의 차가 맞았지만, 이담은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물었다.“고 선생님은요?”기사가 대답했다.“도련님은 본가에 일이 생기셔서 김 비서님과 먼저 가셨습니다.”김준명까지 알고 있고 지훈의 차까지 몰고 온 걸 보니 고씨 집안의 기사가 분명했다.뒷좌석에 올라탄 이담은, 가는 길에 지훈에게 기사를 보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남겼다.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니, 차는 금산 요양센터 방향도, 서원 쪽도 아닌 엉뚱한 곳으로 달리고 있었다.“기사님, 길을 잘못 드신 것 같은데요.”백미러로 이담을 힐끗 본 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불길한 예감에 미간을 찌푸린 이담이 쏘아붙였다.“당장 차 돌려서 금산 요양센터로 가요.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심 선생님, 진정하십시오. 저희 사모님께서 찾으십니다.”“사모님이라니요?”“도련님 어머니이신 여정아 사모님이십니다.”자기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쥔 이담이 물었다.“사모님이 절 왜 찾으시죠?”“그건 저도 잘 모릅니다.”차가 좁은 샛길로 접어들자, 빽빽하게 우거진 나뭇가지들이 차창을 스쳤다.이내 차는 외진 곳에 자리잡은 별장 앞에 멈춰 섰다. 사람의 발길조차 드문 버려진 창고처럼 보이는 곳이었다.문 잠금이 풀리자마자 이담이 재빨리 달아나려고 했지만, 곧바로 두 남자에게 가로막혔다.“심 선생님, 도망치지 마십시오. 저희도 지시받은 대로 움직일 뿐입니다.”주변을 둘러보며 애써 평정심을 유지한 이담이 입을 열었다.“제가 사모님께 원한 살 일은 없었을 텐데요. 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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