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자 분이 자신이 심장을 기증한 걸 다른 사람이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미리 말했기 때문에...”
구현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기증자 이름이... 주서예인가요?”
이익규는 구현이 어떻게 이름을 아는지 의아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익규의 표정으로 구현은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현은 갑자기 힘이 빠졌다.
그저 혼자 있으니 조심하라는 짧은 문자 하나만 남겼을 뿐이다.
비행기 안에서 보낸 몇 시간 동안, 지난 세월 조유경과 함께했던 사소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업 때문에 술에 취해 들어온 자신을 위해 해장국을 끓이다가, 앞이 보이지 않는 탓에 손을 데었던 조유경.
갑자기 좋은 수가 떠오른 듯 말하는 임유환에 조명주와 서인아는 눈을 빛내고 있었고 최서우도 궁금한 듯 임유환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억을 잃은 사람한테 전에 봤던 것들을 보여주면 대뇌를 자극해서 기억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잖아요.”
“서우를 자극할 만한 게 있어요?”
“네, 제가 한번 해볼게요.”
“저는... 더 이상 화야 씨 앞에 나타나면 안 되는 건가요?”
단종건이 대답했다.
“최면으로 봉쇄해야 하는 기억의 기간이 짧을수록 효과가 좋아. 반대로 지워야 할 기억의 폭이 길수록 효과는 떨어질 수밖에 없지. 반년의 기억을 잃게 하는 것과 2년의 기억을 잃게 하는 것은 난이도부터 달라.”